호불호 갈릴 ‘외계+인 1부’? 기자들이 봤더니

호불호 갈릴 ‘외계+인 1부’? 기자들이 봤더니

기사승인 2022-07-20 06:00:01
영화 ‘외계+인 1부’ 스틸컷

만약 고려시대에 우주선을 타고 온 외계인이 나타나면, 만약 그 시대 도사들이 외계인과 맞서 싸우면, 만약 외계인이 인간의 몸속에 들어오면.

영화 ‘타짜’, ‘도둑들’ 등을 연출한 최동훈 감독이 이번엔 SF 세계에 발을 들였다. 전작 ‘암살’ 이후 7년 만에 만든 ‘외계+인 1부’(감독 최동훈)가 20일 개봉했다. 배우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소지섭,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 이하늬 등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는 영화다. 지난해 모두 촬영을 마친 영화를 1부, 2부로 나눠 개봉한다. 독특한 이야기를 두고 시사회 직후 호평과 혹평이 엇갈렸다. 쿠키뉴스 대중문화팀 기자들은 ‘외계+인 1부’를 어떻게 봤는지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외계+인 1부’ 스틸컷

1. ‘외계+인 1부’ 어땠어?

“‘유잼’과 ‘노잼’을 오가. 현대극은 대체로 ‘노잼’. 외계인의 존재와 역할을 소개하는 구간이라 설명이 장황하고 때론 유치해. 이야기를 밀고 나가느라 어린이 캐릭터를 편의적으로 쓴다는 인상도 짙고. 반면 시대극은 ‘유잼’! 통통 튀는 캐릭터에 분위기도 산뜻하고 발랄해. 1부가 대체로 뜸을 들이는 단계라면, 2부에선 본격적인 재미가 펼쳐질 것 같아.” (이은호 기자)

“뭐 이런 영화가 다 있나 싶었어. 완전히 다른 결의 두 이야기가 하나로 이어질 땐 감탄이 나오더라. 문제는 1시간 30분쯤 돼서야 영화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 것 같다는 점이야. 애초에 2부로 만든 영화라 그런지 확실히 서론이 길긴 해.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이야기라 낯설기도 하고.” (이준범 기자)

“첫인상은 생각보다 난해했어. 고려 말, 도사, 2022년, 외계인 죄수, 시간의 문 등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요소가 나선형으로 얽힌 느낌이었거든. 자칫 흐름을 따라가지 못할 수도 있겠다 싶었어. 마블 영화를 보는 듯한 컴퓨터 그래픽(CG)과 도술 등 볼거리가 화려한 건 재밌었어. 하지만 긴 상영 시간에 비해 이야기의 도입만 마친 건 아쉬웠어. 1부라 어쩔 수 없지만.” (김예슬 기자)
 
영화 ‘외계+인 1부’ 스틸컷

2. 최동훈 감독 전작들과 비교하면 어때? 

“첫 장면부터 최동훈 감독 영화였어. 이야기를 시작하고 전개하는 과정이 과감하고 거침없더라고. ‘타짜’, ‘암살’ 등에서 봤던 그 느낌 그대로야. 대사에 말맛이 살아 있어서 상영 시간이 긴데도 지루하지 않더라. 류준열, 김태리 배우가 중심인 고려 시대 이야기에서 최동훈 감독 영화 느낌이 더 강하게 들고 재밌었어.” (이준범 기자)

“상업 영화를 다루는 최동훈 감독 특유의 감각은 여전해. ‘도둑들’이나 ‘암살’처럼, 등장인물이 많은 ‘떼거지 영화’인데도 각각의 개성과 전체의 조화가 잘 어우러져. 다만 이야기가 워낙 방대하고 장르 또한 실험적이라 전작들보다 흡인력은 약하다고 느꼈어. “천하의 아귀가 혓바닥이 왜 이렇게 길어”(타짜) 같은 명대사나 ‘웨딩드레스 입고 총 쏘는 전지현’(암살)처럼 강한 인상을 남기는 장면을 찾기는 힘들 듯.” (이은호 기자)

“최동훈 감독은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신선한 소재를 잘 활용해왔어. ‘타짜’의 고니나 ‘암살’의 하와이 피스톨, 안옥윤 등 배우들의 인생 캐릭터도 여럿 만들었지. ‘외계+인 1부’는 최동훈 감독의 강점이 반만 발휘된 느낌이야. 개성 강한 캐릭터는 있지만, 여러 캐릭터가 두 시대에서 각자 뛰어 놀다 보니 조금 산만했거든. 오락 영화로서 웃음 타율은 괜찮았어.” (김예슬 기자)


3. 배우들 연기는 어땠어?

“훌륭했어. 쟁쟁한 배우들이 잔뜩 나와서 제 몫을 확실히 하더라. 배우가 캐릭터보다 앞서지도 않았어. 각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서 영화에 더 몰입할 수 있었어.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신선 콤비인 흑설과 청운을 연기한 염정아와 조우진이었어. 특히 염정아의 활약이 압권이야. 캐릭터를 다양하게 표현하려 한 김우빈의 노력도 느껴졌어.” (김예슬 기자)

“모두 평균 이상은 해내는데… 딱 거기까지인 게 오히려 아쉬웠어. ‘타짜’의 조승우, ‘암살’과 ‘도둑들’의 전지현, ‘전우치’의 강동원처럼 배우와 캐릭터의 매력이 화학작용을 일으키는 경우가 없거든. 딱 한 명, 흑설 역 염정아만 빼고. 역할은 감초에 가까운데 배우가 가진 매력이 캐릭터를 살려. 최 감독님이 tvN ‘삼시세끼 산촌편’을 재밌게 보셨나 싶더라니까.” (이은호 기자)

“나도 연기 구멍은 없다고 생각했어. 원톱 주연이 가능한 유명 배우들이 줄줄이 나오지만, 신기하게 모두 극 중 인물로 느껴지더라. 류준열 배우의 코믹 연기도, 김태리 배우의 멋진 모습도 좋았어. 나도 염정아, 조우진 배우의 호흡이 정말 좋았어. 나중엔 사실상 주인공처럼 느껴질 정도였지.” (이준범 기자)

영화 ‘외계+인 1부’ 스틸컷

4. ‘외계+인 2부’ 개봉하면 볼 거야?

“2부를 위해 1부가 펼쳐진 느낌인데, 당연히 봐야지! 새로운 시도를 응원하는 마음과 최동훈 감독이라면 이 괴상한 형식을 재밌게 완성하리라는 믿음도 있고. 다만 관객들 반응이 어떨지는 가늠이 안 돼. 영화 관람료가 1만4000원(주중 성인 기준)으로 비싸진 상황에서 관객들이 기꺼이 모험을 감수할까.” (이은호 기자)

“당연히! 일단 1부를 보면 2부를 안 볼 수가 없어. 관객이 1부를 보도록 극장으로 이끄는 게 관건인데… 입소문이 변수야. 관람료가 오르면서 관객들이 실패 없는 선택을 하려 하잖아? 그렇다 보니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더라고. SF 장르 특성상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지만, 한 번쯤 볼 만한 영화라고 생각해.” (김예슬 기자)

“아직 잘 모르겠어.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 1부에서 나름 매듭을 지어서 다음 얘기가 그렇게 궁금하진 않거든. 그래도 혹시 모른다는 생각에 결국 극장으로 가지 않을까 싶기도 해. 만약 2부가 정말 재밌어도, 1부부터 보라고 주변에 추천할 수 있을까. 확신이 안 들어.” (이준범 기자)

이준범 이은호 김예슬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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