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출연하는 병원·의료기기… 의료마케팅 한 축

드라마 출연하는 병원·의료기기… 의료마케팅 한 축

친숙한 이미지로 대중 관심 이끌어

기사승인 2022-07-20 06:00:27
익숙한 외관과 본 듯한 제품. 드라마 속 병원과 의료기기들이 시선을 끈다.   

최근 의료기관과 의료기기 업계는 드라마를 통한 간접 홍보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굳이 이름을 내보이지 않아도 친숙한 모습으로 좋은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는 게 업계 의견이다.

업계는 슬기로운의사생활, 닥터로이어 등 인기를 끈 의학드라마 외에도 다양한 드라마에 장소 및 제품 협찬, 제작비 지원뿐만 아니라 배우 교육 등 자문 역할도 제공하고 있다.

촬영 장소로 이미 유명한 의료기관들…“이용객이 더 좋아해”

슬기로운 의사생활 속 율제병원(위)과 이대서울병원(아래).   드라마 캡처, 이대서울병원 자료

드라마의 배경이 된 의료기관 중 톡톡히 효과를 본 곳은 ‘이대서울병원’이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1,2에서 의사와 환자들의 치열하고 감동적인 병원 현실을 그려내면서 덩달아 유명해졌다. 

이대서울병원은 시즌1에 이어 시즌2에서도 극 중 ‘율제병원’의 주요 촬영지로 선택됐다. 병원의 로비, 카페, 진료실, 병동, 4층 힐링정원, 지하 주차장, 63병동 등이 드라마의 배경이 됐다. 또한 의료진이 배우의 자문 역할을 담당하면서 드라마 연출에 현실감을 더했다. 

이대서울병원 관계자는 “이대서울병원은 따뜻하고 밝은 분위기를 위해 설계부터 전면 유리창으로 계획돼 병원 곳곳에 햇살이 들도록 했다. 중환자실도 중환자의 육체적, 심리적 안정감 속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애초부터 1인실로 제작됐다”며 “아늑하면서 편안한 느낌이 드라마 분위기와 잘 어우러질 수 있어 선택된 것 같다. 드라마 촬영 덕분에도 전체적 브랜드 이미지가 많이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1월 방영된 ‘고스트 닥터’는 의정부 을지대병원에서 촬영됐다. 의학 장르에 의사가 귀신인 이야기를 접목한 신선한 소재로, 2019년 신축된 의정부 을지대병원의 분위기와 맞아떨어진다.

드라마 고스트 닥터 극 중 로비에서 주인공들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   고스트 닥터 캡처

고스트 닥터에서는 전경부터 로비와 휴게실 등 다양한 공간을 직접 병원에서 촬영했다. 이후 드라마 효과로 인해 네티즌이나 이용객들 사이에서도 친숙한 분위기를 자아낼 수 있었다는 평가다.

지난해 인천힘찬병원에서는 드라마 ‘마우스’를 촬영했다. 인천힘찬종합병원은 응급의학과 레지던트인 천재의사 성요한(권화운 분)이 근무 중인 병원이자 주요 무대인 무진병원으로 등장했다.   

이 외에도 서울성모병원은 드라마 ‘브레인’, ‘굿 닥터’ 등의 촬영지로 선택받은 바 있고 한림대 동탄성심병원은 ‘낭만닥터 김사부’, 건국대병원은 ‘외과의사봉달희’, 중앙대병원은 ‘뉴하트’, 아주대병원은 ‘하얀거탑’의 촬영 소재지로 선택 받았다.

A대학병원 관계자는 “병원 홍보도 시의성이 높을수록 관심을 높게 받기 때문에 병원과 연관성이 높은 드라마를 인용하거나 촬영을 통해 간접적 홍보효과를 내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환자나 방문객들이 촬영지라고 하면 오히려 더 좋아하거나 찾아오는 경향도 있다”고 전했다. 

드라마 나온 제품, 의료진·환자 관심 높아지니까

드라마 닥터로이어에서 극 중 인물이 로봇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닥터로이어 캡처

의료기기 업계도 드라마 협찬 및 자문 참여에 활발한 추세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닥터로이어’에서는 인튜이티브社의 ‘다빈치 로봇 수술 시스템’이 등장했다. 다빈치는 수술 시 절개 부위를 줄여 인체 상처를 최소한으로 남기는 수술 방법이 가능하도록 개발된 수술용 플랫폼이다. 

드라마 속에서는 전통적인 도구와 달리 혁신 의료기술을 통한 수술장면을 보여줌으로써 실제  많은 의료 현장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을 반영, 현실감과 함께 더욱 전문적인 모습으로 다가온다.  

인튜이티브서지컬 관계자는 “다빈치 로봇 수술 시스템은 실제 의료 현장에 다수 도입돼 활용되고 있으나, 로봇이 의료진을 대체해 수술한다는 오해가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이라며 “변화하는 첨단 수술실 현장을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한편, 이러한 오해를 해소하고자 협찬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의학드라마가 아닌 곳에서도 의료기기 제작 지원이 이어졌다. 주말드라마 ‘현재는 아름다워’에서는 극중 치과의사 이윤재 역을 위해 임플란트 기업 메가젠임플란트社가 치과 관련 자료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필수 의료장비를 공급하는 JW바이오사이언스는 검진대와 미숙아 보육기, 신생아 처치·보온을 위한 가온장치를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에 협찬했고, 비엠에스는 ‘시지프스’에  연구용 실시간 유전자 증폭기(리얼타임 PCR 장비)를 협찬, 극중 주인공이 다른 이들의 눈을 피해 사망자의 유전자를 분석하는 데 이용됐다.

의료기기업계 관계자는 “직접적으로 제품의 모습과 이름을 강조하진 않지만 촬영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료진과 환자에게 관심을 끌 수 있어 드라마 협찬에 참여하는 추세”라며 “최근 의학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만큼 이전과 다르게 업계의 참여 기회도 넓어졌다”고 언급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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