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2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정부는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유예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완화 △증권거래세 인하 등의 방안을 내놨다.
이와 함께 △가상자산 과세 유예 △개인투자용 국채에 대한 이자속 분리과세 신설 △비거주자·외국법인의 국채 등 이자·양도소득세 비과세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온투업)를 통해 지급받는 비영업대금 이익에 대한 원천징수세율 인하 등 금융시장 활성화 방안도 발표했다.
내년부터 코스피와 코스닥 주식 거래에는 0.2%의 증권거래세(농어촌특별세 포함)가 부과된다. 증권거래세는 주식을 팔 때 내는 세금이다. 예컨대 한 주식 투자자가 올해 주식 1억원어치를 매도한다면 거래세가 23만원 부과되지만, 내년에 매도한다면 3만원 줄어든 20만원이 된다.
주식 매매 차익에 붙는 양도소득세도 그 부과 대상인 ‘고액 투자자’의 범위가 대폭 좁아진다. 현재는 종목당 10억원 이상 보유한 투자자에게 과표액의 20~25%를 부과했는데, 이 조건을 ‘100억원 이상 보유’로 올렸다. 또 기존엔 직계 존·비속과 배우자 등이 보유한 주식도 여기에 합산했으나 이제는 본인 보유분만 계산하기로 했다.
상장주식에 대한 지분율 요건은 삭제했다. 개인별 주식 보유금액이 같더라도 기업규모에 따라 지분율이 달라져 과세여부가 달라지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보유금액 기준으로 과세해 과세형평성을 제고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개인투자자가 코스피 상장법인 주식을 9억원 상당 보유하는 경우 해당 주식을 양도하면 이 법인이 시가총액 900억원 이하인 경우 지분율 1%이상 이므로 과세되지만 시가총액 900억원 초과인 경우 지분율이 1% 미만이므로 비과세에 해당된다.
당초 내년부터 주식 양도소득세를 대체하기로 했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는 시행을 오는 2025년까지 2년 늦췄다. 금투세는 현행 양도세가 강화된 형태로, 보유 규모와 상관없이 주식·채권·펀드 등 금융 투자로 일정 금액이 넘는 소득을 올리기만 하면 그 금액의 20~25%를 걷는 세금이다.
정부는 국채 투자 활성화를 촉진하기 위해 '개인투자용 국채'에 대한 이자소득 분리과세를 신설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개인투자용 국채를 매입한 후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이자소득에 대해 14% 분리과세 혜택을 부여한다.개인투자용 국채는 10년이나 20년으로 정해진 만기까지 보유하고 만기일에 원금과 이자를 일괄 수령하는 방식의 국채로 매입 자격은 개인에 한정된다. 1인당 매입금액 한도는 총 2억원이며 적용기한은 2024년 12월31일까지 매입분이다.
정부는 비거주자와 외국법인을 대상으로 한국 국채와 통화안정증권에서 지급받는 이자와 양도소득에 대해 비과세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대상채권은 국채와 통화안정증권이다. 국내 보관기관에 직접 계좌를 개설하고 국채 등에 직접 투자하거나 적격외국금융회사를 통해 국채 등에 간접투자하는 경우 해당된다. 국외공모펀드의 투자자 중 거주자·내국법인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 원천징수의무 특례가 적용된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한 과세도 2025년까지 유예됐다. 당초 내년부터 가상화폐로 발생한 소득에 대해 20%의 과세를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가상화폐 거래소 등 관련 사업자들이 세금 인프라를 마련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1년 연기된 바 있다.
이번에는 최근 위축된 시장 상황을 고려해 연기하기로 했다. 작년 11월 3800조원이 넘던 전 세계 가상화폐 시장 규모는 최근 1300조원가량으로 60% 이상 폭락했다. 정부는 가상화폐 투자자에 대한 보호 제도를 정비한 후 과세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2년 더 유예되면서 기존 시행 시점이었던 2022년 1월 1일에서 3년 미뤄지게 됐다.
소득 구분과 과세 방법은 그대로 유지된다. 가상자산 양도 또는 대여로 발생하는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되며 기타소득의 세율은 20%다. 비과세 구간은 250만원으로 250만원을 초과하는 소득에 대해선 20% 세율로 분리과세한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