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39개월 만에 하락했다. 금리인상, 재계약 증가 등의 여파로 전세 수요가 줄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월세 선호 현상은 커지면서 전월세 전환율이 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통계에 따르면 이달 서울지역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7788만원으로 지난달 6억7792억원보다 하락했다. 지난 2019년4월(4억6210만원) 이후 3년3개월 만에 서울 아파트 월평균 전셋값이 떨어졌다.
최근 전세 매물적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금리인상, 재계약 등으로 전세를 찾는 수요가 줄면서 전셋값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3만1591건으로 하루 전(3만950건)보다 2% 늘었다. 한달 전(2만7985건)으로 확대했을 때 12.8% 증가했다.
금리인상 여파로 시중은행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오르면서 높은 이자부담에 월세나 반전세를 찾는 수요자들도 늘었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은 3.20%로 지난달(3.19%)보다 소폭 상승했다. 지난해 6월(3.22%) 이후 1년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월세 전환율은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했을 때 적용하는 연 환산이율을 말한다.
실제 월세 거래량도 늘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지역 상반기(1~6월) 월세 거래량은 24만6064건으로 지난해 상반기(15만8547건)보다 55.2%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세 거래가 늘면서 서울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역대 최고치(53%)로 나타났다.
월세화 상황 속 월세가격도 빠르게 오르고 있어 임차인들의 부담도 증가할 전망이다. 한국부동산원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통합월세가격(순수월세+준월세+준전세)은 한달 사이 0.07% 올랐다. 2019년 8월 이후 35개월째 상승세를 기록했다.
임차인 가운데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젊은층의 주거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도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동산 플랫폼 업체 직방이 조사한 결과 올해 서울의 20~30대 임차인 비율은 60.7%다. 30대 임차인의 경우 지난해 30.72%에서 4.4%p 늘어난 35.12%를 기록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자금마련이 어려운 젊은 세대들이 임차시장에 유입되면서 월세 비중 증가에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임차시장에서의 주택 수요와 공급에 따른 영향을 감안했을 때 젊은 계층의 주거비 경감 및 안정적인 임차계약을 위한 공급 및 제도적 뒷받침 등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위한 정책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