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역대 최대 실적 속 증권⋅보험 부진

금융지주, 역대 최대 실적 속 증권⋅보험 부진

기사승인 2022-07-27 06:00:06
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NH농협 등 5대 금융 그룹이 상반기 실적 서프라이즈 기록했으나 비은행 계열사인 증권, 보험사는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5대 금융지주(KB·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올해 상반기 합산 순익은 총 10조316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하나금융을 제외한 4개 금융지주가 역대급 실적을 새로 썼다.

순이익이 가장 높은 곳은 KB금융으로 전년 대비 11.4% 늘어난 2조7566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신한금융 2조7208억원 △우리금융 1조7614억원 △하나금융 1조7274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농협 금융 1조3505억원이다.

역대급 실적에도 금융 그룹의 비은행 계열사는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증권사들은 증시 하락장이 이어지면서 거래량이 급감했고, 수수료 수익도 빠르게 줄었다. 보험사는 채권 평가이익이 줄어들면서 재무 건전성이 악화하고 있어 사업 확장보다는 자본 확충에 힘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증권사, 채권 금리 상승으로 운용 부문 실적 악화

증권사들의 영업이익은 대부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 이상으로 줄어들었다.

연결 기준으로 NH투자증권의 2분기 영업이익은 154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60.8%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순이익도 1196억원으로 55.8% 줄었다.

NH투자증권은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 수수료와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 수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의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 이슈로 채권 금리가 상승하면서 운용 부문 실적도 악화했다는 평가다.

신한금융투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989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0.50% 감소했다. 순이익은 845억원으로 45.00% 줄었다.

신한금투 관계자는 “금리 상승에 따른 유가증권 평가 손실과 큰 폭의 주식 거래대금 감소로 위탁 수수료가 줄어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KB증권의 2분기 영업이익이 85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58.08% 감소했으며, 순이익 역시 702억원으로 54.64% 줄었다.

하나증권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90.30% 급감한 175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도 89.89% 줄어든 196억원이었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증시 거래대금 감소에 기인한 증권 중개수수료 약세 등으로 순이익(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이익 기준)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운용 손실 확대가 증권사 실적에 큰 타격을 줬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 국고채 3년물 기준 금리는 1분기 대비 89bp(1bp=0.01%p) 상승했으며 변동성도 상당했다”면서 “증권사가 운용 포지션을 설정하기에 까다로울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형사들이 평균 운용하는 채권 규모는 20조원가량으로, 보유 채권 규모가 큰 대형사일수록 손실 규모도 확대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험사 순이익, KB국민⋅NH농협은 증가 신한⋅하나는 감소

보험사는 지주사마다 실적이 엇갈렸다. KB금융, 농협 금융 계열 보험사들의 당기순이익은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신한금융 계열 보험사와 하나금융 계열 보험사들의 순이익은 감소했다.

KB금융지주 계열의 KB손해보험은 상반기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1429억원보다 207% 증가한 4394억원을 달성했다.

장기보험 자동차보험의 손해율 개선과 보유 부동산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으로 역대급 호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KB손보 관계자는 “사옥매각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고도 영업이익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인다”면서 “장기, 자동차, 일반 등 전 부문에서 손해율이 개선되며 상반기 실적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은 금리상승에 따른 여파와 영업력 확대 등의 이유로 실적이 감소했다. 푸르덴셜생명의 당기순이익은 1577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7억원 감소했다. KB생명의 당기순손실은 347억 원으로 전년 동기 110억 원 대비 237억 원(215%)으로 적자 폭이 늘었다.

신한금융지주의 생명보험 계열사인 신한라이프는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775억원으로 1년 전(3091억원) 대비 10.2%(316억원) 감소했다. 증시 불황으로 인해 변액보증준비금이 늘어나면서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증권시장이 침체하면서 변액보증준비금 추가 적립으로 인해 당기순이익이 소폭 감소했다”면서 “미래가치 중심으로 운영하는 회사의 전략을 실천하고 있어 보장성 위주로 나아가고 있으며 실제 실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지주의 하나생명보험은 작년 상반기 209억원 당기순이익에서 48% 감소한 10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나손해보험은 전년 53억원 흑자에서 167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NH농협금융지주의 NH생명보험과 NH농협손해보험은 올해 상반기 각각 1964억원, 72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100%, 27% 성장한 수치다. 두 회사는 전년 상반기 각각 982억원과 573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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