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 유물 ‘보록’의 귀환… 라이엇 게임즈 6번째 ‘지원 사격’ 결실

왕실 유물 ‘보록’의 귀환… 라이엇 게임즈 6번째 ‘지원 사격’ 결실

기사승인 2022-07-27 11:07:41
27일 공개된 '보록'. 인장인 '어보'를 넣는 '보통'을 보관하는 바깥 상자다.   사진=문대찬 기자

라이엇 게임즈의 지원 사격에 힘입어 또 하나의 소중한 국외 문화재가 고국으로 돌아왔다.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의 개발사인 라이엇 게임즈는 27일 오전 9시 서울 충무로에 위치한 ‘한국의집’에서 진행된 ‘환수 문화재 언론공개회’를 통해 국외소재문화재 ‘보록’의 국내 환수 성공 소식을 전했다. 

보록은 조선 왕실의 정통성과 역사성을 상징한다.   사진=임형택 기자

보록은 조선 왕실의 유물로써, 인장인 ‘어보’를 넣는 ‘보통’을 보관하는 외함(바깥 상자)이다. 당시 문화와 생활양식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로써 가치가 매우 높은 문화재다. 왕과 왕비를 위한 왕실 의례에 따라 제작돼 조선 왕실의 정통성과 역사성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된다. 궁중 공예품의 양식 및 재질 변화, 발전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가치가 높다. 

이번에 들어온 보록은 천판 중심에 손잡이인 거북형 ‘뉴’가 설치되어 있고, 내면에는 홍색의 방주를 바르고 표면은 가죽으로 싸 그 위에 주칠을 했다. 모싸개가 되어 있고, 배목바탕에 두 개의 국화동이 붙어 한 개의 타원형으로 표현되어 있다. 후면 경첩의 아래쪽이 길고 동사를 사용했을 뿐 아니라 내부에 무문명주를 사용하고 있는 점을 볼 때 19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판단된다. 어보는 발견되지 않아, 주인을 밝히기 위한 추가적인 조사와 연구가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환수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해 국외소재문화재 발굴 및 협의를 위한 인력 파견 등이 쉽지 않았다. 

게다가 재단이 정보를 입수했을 당시, 보록은 영국 법인이 경매를 통해 구입한 후 판매를 위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던 상황이었다. 재단은 보록의 국내 귀환을 위해 문화재청과 긴밀히 협의하고 관련 검토를 거쳐 매입을 추진했다. 이후 소장자에게 한국으로 문화재가 환원되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전달하고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보록을 국내로 들여오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국외소재문화재단 관계자는 유물 검토 과정에서 오랜 시간이 소요됐지만, 소유자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준 덕에 무사히 문화재를 환수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27일 기자간담회에 앞서 문화재청 측이 보록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이번 성과로, 라이엇 게임즈가 지원 참여한 국외 문화재 환수는 총 6건으로 늘었다. 라이엇 게임즈는 앞선 2014년 ‘석가삼존도’를 시작으로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2018년)’, ‘척암선생문집 책판’, ‘백자이동궁명사각호, ’중화공인(이상 2019년)‘ 등 총 다섯 번의 국외 문화재 환수를 지원했다.

라이엇 게임즈는 우리 문화의 뿌리인 ‘한국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것이 문화를 만드는 기업의 책임이라는 생각에서 출발, 10년 전부터 국외 문화재 환수 행보를 위해 매해 기금을  축적하고 있다. 

지금껏 관련 프로젝트를 위해 기부한 지원금은 68억7000만원으로, 문화재청과의 민관협력 사례 중 최고 금액에 해당한다.  

국외문화재 환수는 국외소재문화재가 유통 시장에 등장하는 시점이나 매입 성공 여부 등을 사전에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민간 기업의 지원 사례가 극히 드물다. 10년째 정기적으로 국외 문화재 환수를 돕고 있는 민간 기업은 라이엇 게임즈가 유일하다.

라이엇 게임즈 구기향 총괄이 27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라이엇 게임즈는 문화유적지 보존 및 활용에 대한 지원도 이어가고 있다. 조선시대 궁궐 내부 보수 및 활용사업을 위한 재정비 등을 비롯해 서울문묘와 성균관, 전국 서원에 대한 3D 정밀 측량 사업 지원, 서울 서촌에 위치한 ‘이상의 집’ 및 미국 워싱턴에 있는 ‘대한제국공사관’에 대한 보존과 관리도 함께 진행한 바 있다. 또한, 프로젝트 초기부터 이어진 청소년, LoL 플레이어 대상 역사 교실 및 1박 2일 캠프는 그간 129회 진행됐으며 참가자 수만 해도 5378명에 이른다. 라이엇 게임즈 임직원들도 문화유적지 청정활동 및 전통문화 체험 활동을 누적 13회 이어오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 구기향 총괄은 “오늘날의 문화를 만드는 기업으로서 우리 문화의 뿌리라 할 수 있는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데 10년의 노력을 이어왔다”며 “올해 이렇게 또 좋은 소식을 들려드릴 수 있게 되어 더욱 기쁘며, 항상 우리와 함께해 주신 플레이어 여러분께 또 한 번 우리의 자부심이 되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보록은 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진행 중인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 전시회를 통해 오는 8월 중 시민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해당 전시에는 라이엇 게임즈가 앞서 환수를 지원한 3종의 유물이 포함되어 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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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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