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치열한 ‘경찰국’ 공방…쟁점은 ‘수사권’

與·野, 치열한 ‘경찰국’ 공방…쟁점은 ‘수사권’

권성동 “군과 경찰 같은 무게 처벌”
서영교 “헌법 제75조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배”
박상병 “경찰국 여야 갈등의 핵심은 수사권‘

기사승인 2022-07-29 06:20:01
전국경찰직장협의회 관계자들이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 반대 대국민 홍보전과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여야의 ‘경찰국’ 정쟁의 원인으로 ‘수사권’이 지목됐다. ‘검수완박’(검경 수사권 분리) 이후 경찰 수사권이 대폭 확대되면서 양당이 이를 놓치지 않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8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정치보복을 이유로 검경 수사권 분리에 성공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수사권이 확대된 경찰을 통제하는 기구로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설치 계획을 밝혔다.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경찰국’ 설치와 함께 경찰대 견제에도 나섰다. 경찰국 설치에 반대하는 ‘전국 경찰서장 회의’에 경찰대 출신들이 다수 포함됐다는 이유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경찰대 졸업 이후 7급 공무원이 되는 점을 ‘불공정’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새로 설립되는 경찰국에 경찰대 출신이 아닌 인사들을 대거 기용하면서 전면 대응에 나섰다.

이뿐만 아니라 ‘복무규정 준수사항’을 꺼내 들고 추가 회의를 막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해당 규정사항에는 명령 불이행과 집단적 행위, 의사표현 등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 해당 예제로 회의에서 벌어지는 내용 등을 담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시작으로 비판을 쏟아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원내대책회의를 통해 “만약 군대가 제도 개혁에 반발해 위수 지역을 벗어나 집단행동을 한다면 용납할 국민이 어디 있느냐”며 “군과 경찰의 항명은 같은 것으로 같은 무게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군과 마찬가지로 총을 쥐고 있는 공권력”이라며 “어떤 항명과 집단행동도 용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민주당은 1974년 내무부 내 ‘치안본부’와 경찰국을 비유하면서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실제로 치안본부 시절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발생하는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발생했다. 이후 1991년 치안을 경찰청이라는 외청으로 독립시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서영교 민주당 경찰장악 저지대책 단장은 28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정부조직법상 행안부 장관 사무에 ‘치안’은 포함돼 있지 않다. 행안부에 경찰국을 둘 근거가 없다”며 “법률로 위임하지 않은 사무를 시행령으로 두는 것으로 헌법 제75조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어긋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검사 출신 대통령이 경찰 장악하고 통제해 길들이려고 한다”며 “행정안전부 장관은 발표를 철회하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는 ‘검수완박’부터 ‘경찰국’까지 이어져 온 여야 정쟁의 핵심은 ‘수사권’에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검경 수사권 분리로 수사의 범위가 넓어졌기 때문에 양당의 정쟁에 서게 됐다는 분석이다. 민정수석실과 행안부 경찰국 차이에 대해선 근거의 여부가 다르다고 전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윤석열 정부의 특성상 검찰은 이미 장악한 상태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의 수사권이 대폭 확대됐다”며 “경찰을 지금 잡지 못하면 검찰도 손을 쓰기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의 수사에 직접적인 개입을 할 수 없어서 경찰국 설치를 통한 ‘인사권’을 행사하는 것”이라며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의 ‘대기발령’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수사권’을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로 여야의 갈등이 발생했다”며 “검수완박을 한 민주당은 이를 막을 수밖에 없다. 반면 국민의힘은 경찰을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을 쥐기 위해 경찰국을 강행하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청와대 자체가 각부 부처를 통제하는 컨트롤 타워다. 민정수석실이 경찰을 통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반면 행안부는 통제를 받아야 하는 부처이기 때문에 법적인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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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hb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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