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부터 적용되는 연속혈당측정기(CGM) 교육 및 판독 수가가 의료와 산업 모두에 ‘플러스 요인’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1형 당뇨병 환자 치료에 대한 질 향상과 국산화 제품 개발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연속혈당측정기는 기존처럼 바늘로 손가락에 피를 내지 않고 피부에 부착해 미세바늘로 실시간 혈당을 측정하는 의료기기다. 제1형 당뇨병 환자 경우 매일 혈당을 확인하고 인슐린 투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연속혈당측정기의 등장은 이들의 삶의 질을 올려준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경우 기존에는 상급종합병원이라도 연속혈당측정기 교육이나 판독을 하는 1형 당뇨클리닉이 구비된 곳이 거의 없었다. 관련 수가가 없다보니 병원 측에서 1형 당뇨클리닉을 운영하는 것이 오히려 손해가 되기 때문이다.
환자를 위해 병원 의료진들이 자진해서 마련한 1형 당뇨클리닉이 있더라도 교육비가 비급여라 병원마다 액수가 다르고, 프로토콜이 없다보니 교육의 질에도 차이가 있었다.
이와 관련 지난 6월28일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에서 연속혈당측정기를 통한 연속혈당측정검사에 대해 급여 적용 방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8월부터 제1형 당뇨병 환자가 보유한 연속혈당측정기를 초기 부착하고 사용법을 교육하는 행위, 일정 기간 사용한 이후 내원해 판독하는 경우에 대해서 건강보험 수가를 적용하기로 했다.
의료기관에 보유한 전문가용 측정기를 사용해 당뇨병 환자를 최소 72시간 이상 실시하고 판독소견서를 작성하는 경우 수가를 4만1470원 수준으로 산정했다.
개인용 기기는 제1형 당뇨병을 대상으로 하며 수가는 정밀인 경우 3만900원, 일반은 1만7850원(상급종합병원·2022년 기준)으로 책정됐으며 환자 본인부담금은 1만710원에서 1만8540원(상급종합병원 외래 60% 적용 시) 수준이다.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관계자는 “그동안 1형 당뇨병 환자 중에서는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하고 싶어도 교육을 못받는 경우가 많았다. 교육을 해주는 병원이 턱없이 부족한 것도 문제였지만 교육비가 비싸 받지 못했던 것”이라며 “의료기기 업체에서 해주는 교육이나, 커뮤니티를 통해 사용법을 익히는 경우도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제대로 된 기기 사용법을 모르면 오히려 독이 된다. 연속혈당측정기 사용법이나, 기본적인 혈당 지식이 부족해 오히려 혈당 조절이 더 어려워져 사용을 포기하는 환자들도 있다”며 “이번 수가 적용으로 교육 시스템이 보편화되고 향후 프로토콜이 만들어져 교육의 질이 더 향상되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덧붙여 “의료계 입장으론 이번 수가 금액이 적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연속혈당측정기에 대한 교육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지 알기 때문”이라며 “이번 수가 적용을 시작으로 유의미한 데이터를 만들면 수가 금액이 개선될 수 있는 조건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의료진과 환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연속혈당측정기 활용 확대 속 ‘국산’ 제품 기대도 UP
본격적인 교육 환경이 마련됨에 따라 연속혈당측정기 사용에 대한 환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덩달아 국산화 제품의 탄생에도 기대가 커지고 있다.
현재 국내 병·의원에서 쓰는 대표적인 연속혈당측정기로는 한국애보트의 프리스타일 ‘리브레’, 메드트로닉의 ‘가디언커넥트’, 휴온스의 ‘덱스콤G6’이 꼽힌다. 아직 국산 연속혈당측정기는 부재한 상황이다.
해외 제품은 대다수가 오랫동안 전 세계에 제품을 공급해온 만큼 안전성 및 정확도 데이터는 확실하지만, 국내 불편사항 및 개선사항을 빠르게 적용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관계자는 “해외 업체 나름대로 각국의 사용자 의견을 반영하려 하지만 실상 직접 적용되기까지 긴 시간이 걸린다. 특히 미국, 중국 등에 비교해 국내 사용자 수가 턱없이 적다보니 국내에는 신규 버전 기기가 공급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또한 글로벌 기준으로 만들다보니 기기와 연동되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에 기능이 별로 없는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사용자들은 △피드백이 빠르고 △다양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기능이 있는 △합리적 가격의 국산 제품이 나오길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관계자는 “일명 커스터마이징, 맞춤형 기능이 있는 연속혈당측정기가 나오면 좋겠지만 이를 토대로 만들려는 업체는 별로 없다. 그렇다면 국내 입장을 가장 잘 반영해줄 수 있는 국산 기기가 나오는 것이 이상적”이라며 “정확도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환자들의 피드백을 바로 적용해주고, 한국인에 맞는 다양한 앱 기능을 연동할 수 있는 국산 제품이 빠른 시일 내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기업으로는 아이센스가 2023년 1분기부터 자사 연속혈당측정기를 판매할 예정이며, 유엑스엔은 백금 기반 연속혈당측정기로 내년 국내 임상 및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품목허가에 들어갈 예정이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