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마의자가 가전 타이틀을 뛰어넘어 건강관리, 예방 차원의 의료기기로 탄생할 예정이다.
엄연히 의료기기로 분류되는 안마의자가 있다. 바디프랜드, 세라젬 등 가전제품으로 흔히 생각되는 기업들도 사실 기타 의료용 기기 제조기업으로 등록돼있다.
보통 이러한 안마의자는 '전동식공기주입식정형용견인장치'를 활용해 만들어졌으며 '목 추간판 탈출증 치료 도움'. '협착증 치료 도움'. '근육통 완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들 업계는 '완화' 효과에서 멈추지 않고 '예방', '질환관리' 차원으로 넘어가 더 큰 의학적 효능을 노리고 있다. 메디컬 R&D센터 구축, 의료 연구진 확대, 의료기기 기업과의 MOU 체결 등을 통해 의료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추세다.
바디프랜드는 인공지능(AI) 기술에 무게를 두고 사업 인프라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특히 사물인터넷(IoT) 센서로 생체신호를 측정, AI로 분석하는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2022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를 통해 공개된 ‘다빈치’와 ‘팬텀 메디컬하트’, ‘엘리자베스 메디컬’ 등을 예로 들을 수 있다. 이들 제품은 곧 국내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다빈치’는 체성분(근육량·체지방·체질량지수) 분석정보를 기반으로 안마프로그램을 추천해준다. ‘팬텀 메디컬하트’는 이용자의 심전도를 측정해 심근경색·심부전·빈혈을 예측하고 ‘엘리자베스 메디컬’은 안마의자에 혈압계를 적용해 혈압을 측정하면서 동시에 혈압 관리 마사지를 제공한다. 안마의자 최초로 고농도의 산소 공급 기능을 갖춘 ‘더 파라오 오투(O2)’도 있다.
이러한 제품들이 탄생한 데에는 바디프랜드의 전략적 투자가 한 몫 했다.
우선 바디프랜드는 정형외과, 신경과, 재활의학과, 한방재활의학과 등 전문의가 소속된 메디컬R&D센터 및 관련 연구진들과 함께 향후 5년 간 1000억원 이상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혁신적인 기술과 디자인을 담은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 한 해만 연구개발비로 200억원 이상을 지출했다. 이는 매출대비 약 4% 정도로 중견기업 평균인 2.2%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또한 의료기기와 헬스케어 제품 개발을 위해 이화의료원과 전략적 업무제휴(MOU)를 맺는 등 관련 기관들과 공동 연구도 진행하고 있으며 AI 생체신호 기반 심전도 제품을 개발하는 메디컬 AI에 전략적 투자를 시작, 올해 관련 진단기기 특허를 공동 출원하기도 했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안마의자는 신체와 밀착해 동작하는 제품인 만큼 안마를 받는 시간 동안 추출할 수 있는 생체 데이터가 있고, 본사는 그에 주목해 건강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의료기기 영역으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공개된 신제품 팬텀 로보를 시작으로, 안마의자의 범주를 뛰어넘어 집에서 편하게 마사지를 받으면서 신체의 각종 생체 정보를 측정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개인 맞춤형 건강 서비스로 연결시키는 이른바 ‘홈 헬스케어 플랫폼’으로서의 미래상을 그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세라젬은 의료기기 회사로 시작했다. 이로 인해 가전제품보다 의료기기 인식이 강한 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를 토대로 세라젬은 효능과 안전성, 그리고 혁신성까지 사로잡은 의료가전 제품을 만들고자 기술 투자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
그 중 하나로 와이브레인, 엔젠바이오 등 바이오기업과의 협업을 들 수 있다. 세라젬은 협업을 통해 임상 연구를 지속 강화하고 제품을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다.
특히 와이브레인 경우 전자약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세라젬은 앞서 와이브레인에 전략적 투자자로서 4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세라젬은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지만 와이브레인과의 상호 협력을 통해 여러 공동 연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또한 지난 3월에는 디자인센터장에 시트러스 디자인 조정현 대표를, 의료기기 임상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신규 조인트벤처 대표이사에 와이브레인 이기원 대표를 내정하는 등 제품 기술 변화에 발판을 마련했다.
편리성을 위한 디지털 접목도 돋보인다. KT와 업무협약을 통해 기가지니와 연계한 IoT 헬스케어 제품 개발, KT 영상통화 솔루션을 접목한 헬스케어 서비스 개발, KT Super VR과 세라젬의 VR 서비스 제휴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메디컬 연구센터 인재 영입도 꾸준히 이어간다. 지난해에만 기술연구소와 임상 연구기관인 웰라이프 메디컬 연구센터 인력을 60% 증원했고 올해도 증원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세라젬 기술연구소는 세라젬 V6 등 척추 의료가전의 내부 온열 도자, 체형 스캔, IoT 시스템 등 핵심 기능을 개발·접목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세라젬은 올해부터 오는 2024년까지 3년간 연구개발과 디자인 강화, 공동 연구를 위한 지분 출자 등에 약 1000억원을 신규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세라젬 관계자는 “당장 자세히 설명하긴 어렵지만 다양한 업계와의 협력, 인재 영입 등으로 신제품 개발, 소비자 가치를 높이기 위해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며 “의료기기로서의 전문성은 전문성대로 강화하되 국민 생활에 친숙함을 더하기 위해 ‘필수가전’, ‘생활가전’이라는 이미지도 함께 가져가기 위한 노력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