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 원숭이두창 ‘비상사태’ 선포…전세계 확진자 2만명↑

뉴욕시, 원숭이두창 ‘비상사태’ 선포…전세계 확진자 2만명↑

기사승인 2022-07-31 14:38:29
전세계 원숭이두창 신고 현황.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원숭이두창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미국 뉴욕시가 30일(현지시간)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원숭이 두창은 감염 시 피부 표면에 울퉁불퉁한 발진과 함께 발열 증상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1950년대 아프리카에서 발견된 이래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에서는 종종 출현하는 풍토병(엔데믹)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지난 5월 7일 영국 런던에서 처음 발견된 이래 비(非) 풍토병 지역에서도 빠르게 확산하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AP 통신에 따르면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15만명에 달하는 시민이 원숭이두창에 감염될 위험이 있어 비상조치가 필요하다면서 시 공무원은 보건 법규에 따라 감염 확산을 늦추기 위한 방안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덤스 시장은 “이번 사태는 전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긴급 조치와 자원 투입의 긴요함을 요한다”면서 “공중보건 비상사태는 이 같은 중대함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주별 감염자 집계에 따르면 뉴욕주에서는 이달 28일까지 1345명, 캘리포니아주에서는 그다음으로 많은 799명이 보고됐다.

뉴욕시의 비상사태 선포는 전날 캐시 호출 뉴욕주지사가 주 전역에 재난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호출 주지사는 “이 나라 원숭이두창 환자 4명 중 1명 이상이 뉴욕주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행정명령을 통해 주정부는 원숭이두창 백신 접종 대상자를 확대하고, 백신 데이터를 주 보건당국에 제공하며, 백신 접종 확대와 검진 역량 강화 등의 노력을 배가할 수 있게 된다고 호출 주지사는 부연했다.

미국 내에서 가장 먼저 지역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시는 샌프란시스코(28일)이며, 샌프란시스코의 비상사태 선포는 8월 1일 발효한다.

미 연방정부 차원의 공중보건비상사태 선포 가능성 역시 거론된다. 사비에르 베세라 미 보건인적서비스부 장관은 지난 28일 “연방정부는 원숭이두창 대응 상황을 계속 주시 중이며 이를 통해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내 감염자는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지만 백신 추가 공급은 10월 말에나 가능해 백신 공백이 3개월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이 현재까지 확보한 백신은 모두 110만회 분량으로 1인당 2회 기본접종 시 55만명이 접종할 수 있다.

이 물량으로는 감염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동성애 혹은 양성애 집단 160만명 중 3분의 1 가량만 접종할 수 있다.

원숭이두창 증상.   한국과학기자협회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3일 원숭이두창에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누적 확진자는 풍토병 지역과 비 풍토병 지역을 포함해 전세계 74개국 1만7000명(7월 23일 기준, WHO)으로 추산된다.

원숭이두창 관련 사망자는 이달 22일까지만 해도 원숭이두창 관련 사망자는 아프리카 풍토병 지역에서만 5명 보고됐는데, 주말 사이 스페인에서 2명, 브라질에서 1명 사망하면서 총 8명으로 늘었다. 이번 사망 건은 비 풍토병 지역에서 발생한 첫 사망 사례다.  

지금까지 원숭이두창은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모습이었지만 아시아 지역에서도 확진자 발생 규모가 점차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아시아 지역에서 원숭이두창 발생을 보고한 나라는 인도, 대만, 태국, 싱가포르, 일본 등이다. 싱가포르에서만 벌써 1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인도는 4명, 대만은 2명, 우리나라와 일본은 1명씩의 확진자를 보고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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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hj122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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