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최근 재택도 장려하고 회사 분위기가 예전보다는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꼰대’ 문화는 바뀌지 않고 있다. 월급이 적더라도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확실히 보장되는 회사로 이직해서 마음 편하게 회사를 다니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 직원 퇴사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안정적인 직장을 중시하던 기성세대와 달리 자기계발, 워라밸 등을 중요시하는 2030세대는 조건이 맞지 않으면 주저하지 않고 퇴사를 결심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3일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지난해 6월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1년 이내 조기퇴사자’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신규 입사 직원 가운데 조기퇴사를 하는 비율은 평균 28%에 달했다. 또 같은 조사에서 ‘MZ세대 조기퇴사율이 높다’고 응답한 기업이 49.2%였다. MZ세대 신규 입사자 가운데 10명 중 5명은 1년을 버티지 못하고 퇴사한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MZ세대가 조기퇴사를 더 많이 하는 이유로 ‘개인의 만족이 훨씬 중요한 세대라서’(60.2%, 복수응답)를 1위로 꼽았다. 다음으로는 ‘이전 세대보다 참을성이 부족해서’(32.5%), ‘시대의 변화에 기업 조직문화가 따라가지 못해서’(30.5%), ‘호불호에 대한 자기 표현이 분명해서’(29.7%)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완성차 업계도 계속되는 인력 이탈에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 정규직 기준 현대차⋅기아⋅쌍용차 직원 퇴사자가 전년보다 1671명 증가했다. 자동차 이외 산업에서 모빌리티 투자가 늘어나면서 더 높은 연봉을 제시하는 업종으로 인력 유출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자동차 이외 산업에서 모빌리티 투자가 늘어나면서 더 높은 연봉을 제시하는 업종으로 인력 유출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문제는 자동차업계를 떠난 인력들 대부분이 회사 핵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연구개발이나 사무직에 종사하는 MZ 세대라는 것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회사를 떠나는 MZ세대 직원수가 증가하고 있다.
자동차업체들은 적극 소통에 나서며 MZ세대 이탈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 대강당에서 오은영 정신의학과 박사를 초청, 직원들의 인간관계⋅가정⋅일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고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는 ‘마음 상담 토크 콘서트 : 요즘, 우리’를 진행해 화제가 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행사에 참석해 고민 사연과 오은영 박사 솔루션을 경청하며 공감⋅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 회장은 마지막 질문자로 참여해 오 박사에게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세대 간 간극 해소 방법, 수평 관계도 있고 상하 관계도 있는 직장에서의 바람직한 소통 방식 등에 대해 질문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토크 콘서트를 마치기 전 직원들에게 “모든 구성원들이 건강하게 일을 잘하도록 돕는 것이 저의 일”이라며 “여러분들이 긍정적 생각을 갖고 목표를 이루고, 또한 회사도 잘 되게 할 수 있도록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또한 지난해 11월부터 지하 구내식당 내 육류, 샐러드, 토스트, 과일 등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호텔형 조식 뷔페 코너를 운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올해 3월부터는 언제든 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는 전용 공간도 따로 마련했다.
현대차 사내 복지 정책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기존 수직문화에서 벗어나 사내 복지를 향상시키겠다는 정 회장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현대차 남양연구소는 지난 6월부터 재택근무를 공식 도입했다. 사전 팀장 승인이 있다면 일주일에 최대 2번 재택근무가 가능하다. 대신 팀별로 주 1회 팀원 모두가 출근하는 오피스 데이를 가질 수 있도록 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기성세대들은 직장을 오래 다녀야 하고, 본인이 (조직에) 적응하고 맞춰야 한다(고 생각하는) 특성이 있었다면, 반대로 MZ세대는 소신이 강하고,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남의 눈치를 잘 보지 않아 싫으면 싫다고 분명히 얘기하는 특성이 있다”며 “특히 딱딱한 자동차 업계 분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퇴사하는 젊은 층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