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尹 경제위기 대응? 평가할 게 있어야” [쿡 인터뷰]

김태년 “尹 경제위기 대응? 평가할 게 있어야” [쿡 인터뷰]

“민주당, 더 유능해야...청산주의 아닌 통합 정신 필요”

기사승인 2022-08-05 06:21:55
4일 쿠키뉴스와 인터뷰 중인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사진=임형택 기자

“시험지 받아 들고는 펜조차 들지 않은 거죠. 평가할 게 있어야 평가하죠”

곧 취임 100일을 맞는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점수를 묻자 더불어민주당 경제위기대응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김태년 의원이 내놓은 답이다. 제대로 된 경제대응책을 내놓지 않은 윤석열 정부를 향한 냉혹한 평가로 김 의원의 답변에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김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세 달여가 지나도록 뚜렷한 경제대응책 하나 마련하지 못한 모습에 대다수 국민은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유능한 야당으로 이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일 쿠키뉴스와 인터뷰에 나선 김 의원은 풍부한 의정 경험과 능력 덕분인지 어떠한 질문에도 주저 없이 명쾌한 답을 내놨다. 특히 국정 전반에 대한 높은 이해도로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을 진단하고 해법까지 제시했다.

경제를 비롯한 국정 전반에 대한 높은 이해력을 지닌 김 의원은 정책위의장 2년, 원내대표 1년 등의 경험과 능력을 인정받아 더불어민주당의 경제위기대응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 현재 역할수행 중이다. 

다음은 김태년 의원과의 일문일답.

-민주당 경제위기대응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특위는 어떤 조직인가
▶미중 무역 분쟁 패권 경쟁 가속화에 더해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원자재 수급 문제가 발생해 국제적인 경제위기가 도래 중이다. 단순한 경제위기가 아니라 복합적인 퍼펙트 스톰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큰 변화의 조짐이 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정부가 제대로 된 경제위기 대응을 못 하고 있다. 야당이 되긴 했지만, 국민들을 위해 현재의 경제위기 상황을 정확하게 짚을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비대위에서 만들어졌고, 경제위기대응특별위가 출범했다. 경제위기대응특위는 정부의 경제위기 대응 정책에 대한 비판자의 역할도 하지만 안내자 역할도 하고자 한다. 경제위기특위에는 우리 당 정책위의장뿐 아니라 경제 외교와 관련해 전문성 있는 의원님들도 활동 중이다. 

-얼마 후면 윤석열 정부 취임 100일을 맞는다. 윤 정부 경제정책에 대해 점수를 준다면
▶지금은 점수를 줄 것 자체가 없다. 뭘 했어야 점수를 줄 텐데. 시험지를 받아들었는데 아직 펜조차 안 들고 시험지만 보고 있는 것에 비유하는 게 적절하다. 법인세, 종부세 인하 등을 경제정책이라고 내놨는데 엉뚱하다. 
민생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바라지만, 지금까지 모습만을 본다면 잘 못 하고 있다. 특히 초유의 경제위기 상황을 대하는 대통령의 태도가 가장 큰 문제다. 어느 정권이든 위기는 온다. 하지만 이를 어떻게 대처하는지 여부가 그 정부의 능력이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이런 인식 자체가 없는 것 같다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문제인가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무렵부터 대통령 퇴임 며칠 전까지도 경제위기에 대응하는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대통령이 직접 경제 대응에 신경을 써왔지만, 윤석열 대통령 취임 두 달이 넘도록 경제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 

-취임 초기 윤석열 정부의 국정지지율이 상당히 낮은 편이다.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는지
▶취임 100일도 안 돼 20%대 낮은 국정 지지율을 보이는 것은 결국 민생이 아닌 이전 정부와 반대로만 가려는 그릇된 생각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의 가장 큰 문제는 과거 정부하고 반대로만 하면은 된다는 태도다. 민생은 뒷전이고 각종 수사 감사를 통해서 이전 정권 들쑤시는 데 국민들은 염증을 느끼고 있다. 결국 이는 지지율이 확 떨어지고 있는 큰 이유 중 하나다.

-외교 안보 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
▶외교 안보 등에도 그릇된 판단을 하고 있다. 지정학적으로 우리는 외교를 국익 중심 실용적으로 해야 한다. 안보가 동맹이니 경제도 동맹한다는 식의 사고는 위험하다. 미국하고도 안보 관계가 매우 중요하지만 여러 가지 경제적인 결합을 놓고 봤을 때 중국도 우리가 무시할 수 없다. 문제는 이와 관련해 많은 지적이 있으나 귀담아듣질 않는다는 거다. 대통령이나 참모, 내각 인사들이 과거의 낡은 이념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다.

-거대 야당으로서 민주당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정부여당의 무능 속에 민주당은 유능한 민생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당에서 마련되고 추진되는 정책들이 곧 국민 삶에 영향을 주는 만큼 당은 더욱 기민하고 유능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지도부의 유능함이 필요하다. 누가 될지는 모르지만, 곧 새롭게 들어설 지도부는 선거 후유증을 잘 수습하고 다가올 정치 일정 등을 잘 대비해 승리할 수 있는 유능함을 보여야 한다. 대선·지선에서 패배했다고 해서 민주당 정권이 지녀온 유산들을 모두 청산하려는 식의 태도가 아닌 통합 발전시켜야 한다. 누구한테 줄 섰다고 이익을 보고 누구한테 줄 안 섰다고 피해를 보고 이런 생각이 구성원들한테 없어야만 통합이 될 수 있다. 친소 여부 관계없이 공정하게 평가받을 수 있단 확신이 들면 당은 자연스럽게 통합이 될 것이다

-최근 이재명 의원의 저소득층·저학력층 국민의힘 지지 발언해 논란이 됐다. 이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나
▶사실에 기반한 얘기다. 다만 표현에 더 신중했다면 아무런 하자가 없었을 거다, 계급 배반 투표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유럽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명확한 데이터가 있는 만큼 부정할 수 없다. 민주당이 서민과 중산층,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당을 표방해 왔는데 이들이 왜 우리 당을 덜 지지했을까 고민하고 이에 대한 보완책을 찾아야 한다고 얘기했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거다. 중간에 언론의 탓이라는 얘기가 들어가면서 논란이 됐다. 팩트는 확실한데 발언 과정에서 다소 변질되면서 공격받을 여지가 생겨버린 거다.

-김태년 의원에게 정치란 무엇인가
▶참 어려운 질문이다. 그럼에도 정치의 정의를 내리면 공감인 것 같다. 우선 공감해야 정책이 되기 때문이다. 하나의 경제정책을 만들더라도 해당 정책이 왜 필요한지 마음으로부터의 공감해야만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올 수 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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