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들이’는 삼십 대 초반, ‘김 팀장’은 오십 대 초반의 여성이다. 두 사람 모두 웰빙팜에서 일한다. 버들이 짝꿍은 ‘승현이’인데 근처 포도 농장에서 일하며 가끔 일손이 달릴 때는 웰빙팜에 와서도 일한다.
웰빙팜은 새로운 사람이 오면 간단한 인터뷰를 한다. 이름, 연락처 등 간단한 정보와 자신이 불리고 싶은 호칭을 묻는다. ‘버들이’와 ‘승현이’는 자신들을 그렇게 불러달라고 했다. ‘김 팀장’은 스스로 호칭을 정하지 못해 아내가 ‘김 팀장’이 어떠냐고 해서 ‘김 팀장’이 됐다.

‘김 팀장’은 우리가 거래하는 택배사 사장 부인이 소개한 사람이다. 두 사람은 어릴 적 친구로 인근 함양군 마천면이 고향이다. ‘김 팀장’에게는 아들이 둘이 있다. 최근에 형제가 함께 경기도 여주에 ‘진또바기’라는 고깃집을 냈다. ‘김 팀장’은 아들 형제가 사이가 좋다는 말을 자주 한다. 엄마로서 형제간에 우애 있게 지내는 것이 무엇보다 좋은 모양이다. ‘김 팀장’은 웰빙팜에서 일하는 것 외에 따로 면역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일도 한다.
두 사람은 모두 장점이 참 많다. ‘버들이’는 조심성이 많다. 지금은 일이 익숙해져서 묻지 않고도 잘한다. 처음 왔을 때는 자신이 잘 모르는 일은 그냥 하지 않고 항상 물어보고 했다. 그것 때문에 일이 다소 느린 것 같았으나 대신 실수가 없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속도도 빨라졌다.
그 외에 ‘버들이’가 좋아하는 일 중 하나는 우리 물건(자기가 만드는)을 사서 친구나 지인들에게 보내는 일이다. 반대로 가끔 자기 지인들이 만드는 물건을 사무실에 가지고 오기도 한다. 최근에는 친구가 만든다는 양파장아찌를 가지고 왔는데 그 맛이 아주 훌륭하다.

평생 드셔본 것 중에 화장실 효과가 제일 좋다고 하신다. 지금은 상비약처럼 항상 곁에 두고 드신다. ‘김 팀장’이 하루는 살구를 한 아름 가지고 왔다. 며칠 전 아내가 마트에서 사 온 살구를 간식으로 내놨더니, 놀라는 표정으로 “살구를 사서 드세요?”라고 하더란다. 그러더니 동네 살구나무에서 살구를 따서 사무실에 가지고 온 것이다.
두 사람이 물건을 자주 사서 다른 사람과 나누거나 다른 사람이 만든 물건을 사무실에 자주 가지고 오는 것은 나누고 구분하는 것보다 합하고 더불어 살기를 좋아하는 성품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의 좋은 점은 이 외에도 많다. 나는 그중에 두 사람의 표정이 밝고 쾌활한 점이 제일 좋다. 두 사람과 함께 일하다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주변에 화기가 돈다. ‘버들이’는 외지에서 온 사람이고 ‘김 팀장’은 이 지역 출신이다.
◇ 임송
중앙대 정외과를 졸업하고 미국 유니버시티 오프 펜실베니아 대학원에서 사회정책학을 공부했다. 1989~2008년 경제기획원, 공정거래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등에서 공직 생활을 했다. 부이사관으로 퇴직 후 일용직 목수를 거쳐 2010년 지리산(전북 남원시 아영면 갈계리)으로 귀농해 농사를 짓다가 최근 동네에 농산물 가공회사 '웰빙팜'을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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