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이 각종 쇄신을 약속했지만 당원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결국 ‘21대 비례대표 국회의원 사퇴 권고’ 총 당원투표를 진행한다. 일각에서는 정의당의 비례대표가 사퇴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16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정의당은 6.1 지방선거 직후 인적 쇄신을 위한 비례대표 자진 사퇴를 요청했으나 대다수의 비례대표가 사퇴를 거부했다. 류호정·배진교·이은주·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사퇴거부 의사를 밝혔고 강은미 정의당 의원만 사퇴 가능성을 내비쳤다.
비례대표들의 사퇴 거부로 정호진 정의당 전 수석대변인이 ‘비례대표 총사퇴 당원 총 투표’를 제안했다. 당원의 5%가 동의할 경우 이를 시행해야 하는 데 당원 1002명의 이름으로 서명부를 제출한 결과 937명의 유효 서명을 받아 투표를 진행하게 됐다.
‘비례대표 책임론’을 꺼내 든 정 전 수석대변인은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비례대표들의 대표성을 언급했다. 그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은 대표단과 함께 당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한 지도부로 이들의 활동은 정의당의 정체성과 당론으로 비춰진다”며 “정치적 책임을 함께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정의당 의원 수가 총 6명으로 비례대표들의 활동이 두각을 보이기 때문이다.
또 정 전 수석대변인은 지난 14일 투표 의미에 대해 “이번 총 투표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대한 사퇴 찬반 여부를 묻는 게 아니다”라며 “정의당이 원내 정당으로서 국민에게 그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는지 묻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의결에 따라 투표 일정을 공지할 예정이다. 투표에서 당원 20% 이상이 투표하고 투표자의 과반이 동의해야 ‘비례대표 사퇴 권고’가 의결된다.
하지만 이번 총 투표에서 비례대표 사퇴에 의견이 모인다고 해도 ‘강제성’은 없다. 사퇴 권고를 한다고 해도 비례대표가 거부할 경우 의원직은 유지된다.
정 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16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권고하는 내용이지만 당 최고 의결보다 높은 게 당원 총투표”라며 “아무리 사퇴 권고라고 할지라도 가결된 정치적 합의와 무게는 가볍지 않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저는 당원에 의해서 선출된 의원들이 당원들이 총 투표로 가결된 부분을 가볍게 여기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비례대표 총사퇴 권고’가 강제력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이념 지향적인 정당이 권력의 옆에 붙었다는 이미지를 가져 현재 상황이 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비례대표 사퇴 전망에 대해선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6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비례대표 총사퇴 권고는 강제력이 없다”며 “이 상황이 오게 된 것은 정의당의 그간 행보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정의당 국회의원들이 민주당 2중대 소리를 들었고 ‘이념지향적 정당’이 권력의 옆에 붙었다는 소리를 들었다”며 “이를 좋아하는 당원은 없다”고 비판했다.그러면서 “민주당 2중대라는 이미지가 생긴 대표적인 사례는 조국사태와 검수완박 사건이었다”며 “검수완박 당시 처음에 찬성했다가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나중에 기권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비례대표 총 사퇴 권고 전망에 대해선 “사퇴를 안 할 것으로 보인다”며 “당세가 더 쪼그라들기 때문이다”라고 예측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