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 변호사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징계 후 첫 기자회견을 두고 숨겨진 수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 전 대표의 눈물과 분노가 자신의 ‘성 상납 의혹’을 가리기 위해 한 행동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지속된 갈등을 일으키는 행동이 국민의힘에 부정적이라고 경고했다.
신 변호사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람의 행동은 다면적이기 때문에 정확한 의미를 포착하기 어렵다”며 “이 전 대표가 기자회견에 고도의 기교를 넣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 감각이 좋은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 전 대표를 향해 떼쓰는 모습이 딱하다고 했지만 이 전 대표가 파놓은 함정을 간과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과 불화를 이전투구의 추한 전쟁으로 각색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조여오는 형사 3종 세트인 성 상납과 증거인멸, 무고 혐의 등이 부담됐을 것”이라며 “성 상납은 공소시효의 소멸로 벗어날 수 있지만, 나머지는 불가항력으로 이 전 대표를 옭아맬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 변호사는 이 전 대표가 기자회견을 통해 ‘정치적 박해’를 통해 징계를 받았다는 모습을 연출했다고 직격했다. 그는 “이 전 대표의 당대표 박탈을 둘러싼 여러 현상에 대해 형사문제에 관해 한 마디도 물어보지 않았다”며 “대단한 성공”이라고 강조했다.
또 “수사결과가 발표되고 유죄가 되더라도 자신의 행위가 아닌 불화를 빚은 세력의 ‘정치적 박해’로 야기된 것에 불과하다는 프레임을 만들었다”며 “조국 전 장관 사례와 유사하다. 형사적으로 문제가 생겼어도 정치적 박해 프레임으로 정치적 생명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신 변호사는 이 전 대표를 정치적 지략을 가진 ‘정치꾼’이라고 평가했다. 신 변호사는 “이런 논리로 이 전 대표의 행보를 되짚어보면 여러 의문이 해소된다”며 “여권에서 이 전 대표와 맞서는 이전투구에 빠지면 함정에 빠지게 된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냉정하게 이 전 대표의 행보를 바라봐야 한다”며 “이 전 대표는 대단한 정치적 지략을 가지고 어느 면에서도 출중한 능력의 정치꾼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 전 대표의 호소 이후 신 변호사가 경고한 ‘이전투구’의 장면이 나타났다. 이 전 대표의 본격적인 행보와 함께 국민의힘 내 중진들과 관계자들이 연이은 반박과 비판을 하면서 언론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4일 자신의 SNS를 통해 “젊은 당대표라 많이 참고 존중해왔다”며 “대표 경선 과정에서 상대에게 막말을 쏟아내는 모습은 정치적 성정을 걱정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선 내내 ‘내부총질’을 하는 모습과 지방선거 직전 일부 조직위원장을 바꿔 ‘사당화’하는 모습을 봤다”며 “이 전 대표는 더 이상 청년 정치인이 아니라 노회한 정치꾼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지적했다.
차기 유력 당권주자인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날 “지난 대선 때 저는 개고기를 판 적도 없고 양의 탈도 쓰지 않았다”며 “옛 성현들은 역지사지를 소중한 삶의 교훈으로 여기며 살아오셨다”고 반박했다. 이는 이 전 대표의 행보에 대한 우회적 비판이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도 이 대표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박 의원은 1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끝까지 싸우겠다는 이야기를 보면 비판이 도를 넘었다”며 “남 탓을 하기보다는 본인의 잘못을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양두구육’ 발언에 대해선 “(이 대표의) 자기변명이다. 대통령과 관련해 이런 말을 하는 게 문제”라며 “정말 큰 정치인으로 거듭나려면 본인부터 봐야 하고 (이번 일을) 성찰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