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이 매매값을 뛰어넘는 ‘역전세 현상’이 최근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차후 전세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려워지는 ‘깡통전세’ 문제로까지 이어지고 있는데요. 해당 현상 발생 원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역전세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HUG(주택도시보증공사)의 전세보증보험 제도를 알아야 합니다. 세입자가 집주인으로부터 전세사기를 당했을 시 HUG가 전세 보증금 전액을 지급해주고 피해자 대신 집주인에게 해당 금액을 받아내는데요.
따라서 세입자는 해당 주택이 매매시세가 없거나 매매값과 전셋값이 같더라도 전세보증보험 가입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거의 모든 빌라가 공시가 150%를 적용할 경우 전셋값이 매매값을 역전하게 됩니다. 올해 기준 전국 공동주택 평균 공시가격 현실화율(71.5%)에 공시가 150%를 적용하면 107.25%가 되기 때문이죠.
전셋값이 매매값보다 비싸면 당장 주택을 매수할 능력이 되지 않아도 전세금을 조달할 세입자를 구해 해당 주택을 매수할 수 있습니다. 이후 해당 주택을 경매에 넘기고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잠적하는 수법이 기승인데요.
특히 거래 기록이 없는 신축 빌라를 중심으로 사고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이 지난해와 올해 지어진 서울 신축 빌라의 상반기 전세 거래 3858건을 조사한 결과 전세가율이 90%를 웃돈 경우가 전체의 21.1%인 815건에 달했는데요. 전셋값이 매매값보다 높거나 같은 역전세 현상은 전체의 15.4%인 593건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결국 세입자를 보호해주기 위해 마련된 장치가 깡통전세를 부추기고 부동산 시장에 혼란을 가져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주택 매수자들이 전세보증보험이 가능하다는 점을 앞세워 전셋값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최대로 받으려고 한다”며 “공시가 150%도 문제지만 전셋값이 매매값을 뛰어넘는 기이한 현상을 근본적으로 제한하는 법을 따로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해당 문제점을 인지하고 깡통전세를 극복할 방안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 달 발표 예정인 전세사기 대책에 공시가 150% 제도 등을 개편할지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는데요.
하루 빨리 적절한 방안을 마련해 역전세 현상을 바로잡아 세입자들이 안전하게 집을 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김형준 기자 khj011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