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성 상납’ 주장 김성진 고소 안 한 이유는

이준석, ‘성 상납’ 주장 김성진 고소 안 한 이유는

이준석, 강용석은 ‘명예훼손’ 고소
“감옥에 있는 사람 얘기, 사람들 듣나”
전문가 “가처분 집중, 프레임 전환하려는 것”

기사승인 2022-08-23 17:40:02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사진=임형택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성 상납 의혹’을 주장한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에 대해서는 고소를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자신의 성 접대 의혹을 제기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의 강용석 변호사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성 접대와 증거 인멸 교사 등을 했다고 주장해온 김 대표에 대해서는 정작 고소를 진행하지 않았다.

이준석 측은 23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김성진 대표에 대해 고소 등 진행되는 건 없다”며 “어차피 감옥에 있는데 뭐하러 (고소하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를 고소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경찰에서 기소 의견도 넘어가지 않았고 검찰 송치도 넘어가지 않았다”며 “(개인의) 의견을 갖고 그렇게 얘기하는 부분에 대해 굳이 지금 법리적으로 얘기할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대표가 허위 사실을 얘기하고 있다면서도 “판단은 경찰이나 검찰이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저희가 언론에 그런 일(성 상납)이 없다고 얘기하고 있다”며 “감옥에 있는 사람 얘기를 사람들이 들어주겠느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그는 “저희가 (법률적으로) 검토하는 부분은 강신업 변호사 등이 나와서 자기 의견을 부풀려서 얘기하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19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김 대표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김 대표 측 법률대리인인 강신업 변호사는 “이 전 대표가 성 접대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며 “사실 부인행위 금지를 청구하는 민사 소송을 추가로 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전 대표는 자신 있으면 김성진 대표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하라”고 주장했다. 

또 강신업 변호사는 이 전 대표가 강용석 변호사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자 이 전 대표를 무고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사진=박효상 기자

이 전 대표는 지난 18일 오후 SBS 뉴스에 출연해 “지금까지 방송에서 6번 (사실을) 부인한 것 같다”고 말하면서 성 상납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면서도 성 상납 의혹을 적극 해명하기보다 대통령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공격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 내부에서 윤핵관이 수사에 개입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며 “예상하던 일이지만 증언까지 나오니 황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 영부인 팬클럽 회장이었다는 분(강신업 변호사)이 사안마다 언론 플레이를 하며 감옥에 있는 사람(김성진 대표)의 주장을 일방중계하는 것부터 이상한 상황”이라고 질타했다.

전문가는 이러한 상황을 ‘프레임 변형’의 시도라고 봤다. 이 전 대표가 ‘성 상납’에 대한 기억을 상기시키는 것보다 ‘비대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에 사람들이 주목하게 하려는 목적이란 분석이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성 상납을 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 아니냐”며 “거짓말 한 사람이 자신의 정치 생명이 끊어질 정도로 거짓말을 하는 심각한 상황인데 감옥에 있다는 이유로 고소를 안 하는 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 평론가는 “이 전 대표가 자신은 성 상납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다가 (당내에서) 징계를 받고 (국민의힘이) 비대위로 전환되니 거기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며 “맨 처음 성 상납과 관련된 사건은 ‘가처분 신청 결과가 언제 나온다’로 프레임이 바뀌어 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프레임을 바꾸면 예전에 있던 일이 잊히는 효과가 있다”며 “고소하면 다시 (사건이) 드러나고 다시 환기하게 된다”고 말했다.

최 평론가는 프레임 개념의 창시자인 조지 레이코프가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는 저서를 창작한 것을 언급하며 “레이코프 입장에선 공화당(코끼리를 상징)을 이기기 위해 민주당보다 공화당을 더 많이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사람들은 ‘공화당-코끼리’를 더 많이 생각하게 됐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금 고소 사건에 대한 대중의 집중도가 낮아졌다”며 “그런 식으로 이 전 대표가 프레임을 바꾼 것이 아닌가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의 김 대표 참고인 조사가 끝나면서 성 상납 의혹에 대한 피의자인 이 전 대표 소환도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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