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지도부, 이재명 ‘사법 리스크’ 악영향…“여야 분쟁 강화”

민주 지도부, 이재명 ‘사법 리스크’ 악영향…“여야 분쟁 강화”

권성동 “후보는 검찰 배우자는 경찰 수사”
설훈 “국민의힘과 갈등 양상으로 전개”
신율 “당대표 당선 후 악영향”

기사승인 2022-08-25 06:15:0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사진=임형택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대표 당선 가능성이 유력해진 가운데 배우자 김혜경씨의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경찰 조사로 사법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가 당대표 당선 이후 사법 리스크가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씨는 지난 23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기남부경찰청에 출석해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으로 5시간여 조사를 받았다. 이 후보 측은 즉시 입장문을 내고 “법인카드 사용 사실도 몰랐고 지사한 바가 없다”며 “녹취록에서도 ‘7만8000원 사건’에서도 법인카드 사용 여부를 몰랐다는 증거가 있다. 경찰 소환 조사는 유감이다”라고 말했다.

조사 직후엔 “제가 부하직원 관리를 제대로 못 하고 아내가 공무원에게 사적 도움을 받은 것은 국민께 사과드린다”며 “다만 김 씨가 법인카드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가 지도부 활동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평가다. 또 대장동 의혹과 백현동 옹벽아파트 논란 등 더 큰 문제가 남아있어 위험하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은 당장은 넘어가도 법원에서는 변명이 통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7만8000원 사건’ 언급은 전형적인 언어교란이라고 질타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후보는 검찰수사를 받고 배우자는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부부가 검경 합동수사의 모범을 보이고 있다”며 “이 상황에서도 배모 비서관에게 책임을 미루고 억울한 피해자인 척 정치적 청승을 떨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해괴한 조어를 만들어 법망을 빠져나가려는 모양이다. 그러기에는 지은 죄가 너무 크고 무겁다”며 “당대표 방탄조끼부터 내려놓고 성실하게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소리 높였다.

또 최재형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이날 “이 후보가 대장동과 법인카드 의혹 등 각종 의혹에 대해 모른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며 “사법 리스크는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용진 민주당 후보는 23일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법인카드와 관련된 수사로 국고손실 유용인지 다른 사안이지 정확하게는 알 수 없다”며 “문제는 이 후보가 여러 사법적 의혹들이 기소되고 재판을 할 때 민주당으로선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24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법인카드는 큰 문제로 보이지 않는다. 다른 부분이 더 크다”며 “사법 리스크가 있으면 민주당이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전망은 이 후보를 지키기 위해 국민의힘과 싸우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 같다”며 “사법 리스크가 발생하면 민주당 지도부가 흔들리는 건 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당헌 80조 개정으로 당대표를 처벌할 수 없는 근거를 만들었지만 이날 투표 결과 566명의 중앙위원 중 430명이 참석해 268명(47.35%)의 찬성으로 50%가 미달해 부결됐다. 앞서 당헌 80조 개정을 앞두고 이 후보의 또 다른 ‘방탄’ 조항이라며 당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전문가는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가 당심을 단합시키는 데 긍정적인 영향이 있지만 당대표가 된 후에는 부정적으로 변해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당심과 민심이 반대로 가면 당 존립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4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전당대회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가 당심을 단결시키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며 “민주당 지지자 중 정치보복으로 보는 비중이 80%를 넘겼다”고 말했다.

이어 “전당대회가 끝나면 중도와 보수 등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정당을 이끌어야 하는 데 전체에서 50%가량이 이 후보를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다”며 “사법 리스크가 부정적인 요소로 변하게 돼 문제가 발생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재명의 민주당은 될 수 있지만, 기존 여론과 동떨어진 행보가 있을 수 있다”며 “당심과 민심이 반대로 가면 섬처럼 고립되고 당의 존립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고 경고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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