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성 작가는 이날 오후 충남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는 정당을 만드는 법’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하면서 문제의 발언을 쏟아냈다.
이 작가는 6·1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차 씨에게 “국민의힘에는 젊고 아름다운 여성의 이미지가 필요하다. 배현진 씨, 나경원 씨가 있지만 왠지 좀 부족하다. 김건희 여사로도 부족하다. 당신(차 씨)이 들어가서 4인방이 되면 끝장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나경원 “여성 능력과 관계없이 이미지로만 판단”
이 작가의 발언에 배 의원과 나 전 의원은 각각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배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점심 일정이 있어 천안 연찬회장에 뒤늦게 도착했더니 앞선 강연자인 이 작가께서 안타깝게도 부적절한 말씀을 남기고 가셨다”면서 “대통령 부인과 국민이 선출한 공복들에게 젊고 아름다운 여자 4인방을 결성하라니, 대체 어떤 수준의 인식이면 이런 말씀을?”이라고 반문했다.
이어 “부부 금슬 좋은 것은 보기 아름답지만, 오늘같이 집 문밖에 잘못 과하게 표출되면 ‘팔불출’이란 말씀만 듣게 된다”고 꼬집었다. 이 작가는 배 의원의 글에 댓글을 달아 “부적절하게 들리셨다면 제가 사과드리겠다. 그리고 지적해주신 말씀, 달게 받겠다. 감사하다”고 적었다.
나 전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 작가의 아름다운 여성 이미지 운운하는 발언에 불쾌감을 표시한다. 그런 언급과 접근이 바로 우리 당의 꼰대 이미지를 강화시킨다”며 “위 발언은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아름다운 운운으로 여성을 외모로 재단한 것, 여성을 정치적 능력과 관계없이 이미지로만 재단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잘생긴 남자 정치인’이란 언급은 우리가 찾기 어렵다. 그런데 유독 여성 정치인에게만 이를 붙이는 것이 바로 특정 성별에 대한 폄훼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본인은 배우자 입당 권유를 설명하면서 나쁜 의도가 아닐 수 있지만, 결국 국민에게는 그리 읽힌다. 사과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도 이 작가의 발언에 대해 “앞뒤 자세히 보니 오해할만하고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없지 않은 것 같아서 유감”이라고 반응했다. 그는 다만 “저는 우리 당의 부족한 이미지를 가서 좀 보충해주란 뜻으로 들었다”고 부연했다.
사과 요구에 “하고 싶은말 하겠다”
이 작가는 배 의원 글이 올라온 직후 “부적절하게 들리셨다면 제가 사과드리겠다. 지적해주신 말씀 달게 받겠다”고 사과하는 내용의 댓글을 달기도 했으나, 한 시간여 뒤인 이날 오후 6시 30분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무튼 나는 하고 싶은 말 마음껏 하고 살 것”이라고 다시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내 말이 항상 옳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마음껏 말하면서 살겠다. 나는 성직자도 공직자도 정치인도 아닌 작가니까요”라고 덧붙였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