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호 “‘환혼’, 하고 싶은 건 다 해봤어요” [쿠키인터뷰]

신승호 “‘환혼’, 하고 싶은 건 다 해봤어요” [쿠키인터뷰]

기사승인 2022-08-29 09:00:02

배우 신승호. 킹콩 by 스타쉽

배우 신승호에게 tvN ‘환혼’은 ‘처음’으로 기억될 작품이다. 사극, 세자 역할, 판타지 장르 등 모든 게 새로웠다. 그가 연기한 세자 고원은 입체적인 인물이다. 캐릭터 설명부터 ‘옹졸한 심술쟁이 왕자’다. 지난 26일 서울 청담동 한 카페에서 만난 신승호는 ‘환혼’을 돌아보며 말했다. “고원으로서 코미디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었어요. 가장 해보고 싶은 연기였죠.” 그에게 ‘환혼’은 새 구심점이 됐다. 

신승호는 고원의 양면성에 매료됐다. 극 중 고원은 착하지만 자주 투덜댄다. 샘이 많지만, 주변 인물들을 기꺼이 돕는다. 무게를 잡지만, 어딘지 어설프고 이따금 우스꽝스럽다. “한 마디로 모자라지만 착한 친구”라고 설명하던 그는 “얼핏 보면 악역 같아도 갈수록 인간적인 면모가 빛난다. 그렇게 표현하기 위해 더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극 초반에는 고원이 빌런(악역)이라는 오해도 있었다. 신승호가 전작 넷플릭스 ‘D.P.’에서 황장수 역을 맡아 빌런으로서 강렬한 인상을 남겨서다. 신승호는 “전작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악역 이미지를 긍정적인 의미로 활용해보고 싶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고원은 보편적인 세자 이미지와 달라요. 위엄이나 야망이 없고, 자기 잘난 맛에 빠지지 않아요. 겁도 많고요. 다른 사람의 뛰어난 면을 질투해도 이내 현실을 받아들여요. 그런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제가 무게감 있는 이미지잖아요. 그래서 연기할 땐 무거움을 최대한 덜어내는 것에 집중했어요. 힘을 실어야 하는 장면에는 본래 이미지를 보여주려 했고요. 무게감은 제 장점이자 단점이니 최대한 잘 활용해보려 했죠.”

tvN ‘환혼’ 스틸 컷

애착이 큰 캐릭터다. 신승호는 캐릭터를 준비하고 연기하는 과정에서 고원과의 공통분모를 찾아갔다. 세자 캐릭터를 잘 연기하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갈수록 캐릭터와 동화된 느낌을 받았단다. “다른 점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만족스럽게 웃던 그는 “최대한 자유롭게 연기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의 독창적인 캐릭터 표현에 힘을 실어준 건 박준화 감독과 홍정은·홍미란 작가다. 

“재미있는 캐릭터로 보이길 바랐어요. 고원은 갈수록 풀어지고 굉장히 귀여워져요. 감독님과 작가님들이 캐릭터가 뛰놀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신 덕이에요. 애드리브도 마음껏 해봤어요. 세자가 나오는 순간 극 분위기가 밝고 흥미로워지면 좋겠다는 생각에 도전해봤죠. 감독님과 작가님이 하고 싶은 걸 다 하게끔 도와주셨어요.”

신승호는 ‘환혼’으로 애드리브의 맛을 알았다. “열에 예닐곱은 애드리브라고 보면 된다”는 설명도 더해졌다. 박준화 감독이 그의 애드리브를 최대한 살려줘서다. 10회 송림 하인 선발대회 에피소드에서 서율(황민현), 당구(유인수)와 문제 풀이에 나서던 모습이 대표적이다. 진중하면서도 코믹한 캐릭터를 넘나들 수 있도록 고민한 흔적은 애드리브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애드리브를 시도한 건 처음이에요. 캐릭터와 작품의 성격, 감독·작가님의 배려 등 모든 요소가 딱 맞아떨어진 덕분이에요. 시청자분들이 좋아하셔서 다행이고 감사해요.”

tvN ‘환혼’ 스틸 컷

그동안 꿈꿔오던 코미디 연기에 도전한 건 신승호가 거둔 수확이다. 연기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부터 코믹 연기에 갈증이 있었단다. “제가 맡았던 인물 중 캐릭터의 기본 틀 안에서 자유롭게 코믹 연기를 시도할 수 있는 건 고원밖에 없었어요. 잘할 수 있고, 잘하고 싶던 캐릭터였죠. 저를 악역으로 기억하는 분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게 ‘환혼’에 임하는 유일한 각오였어요.” 20부작인 만큼 분량 역시 남달랐다. 1년여 동안 촬영하며 인물이 작품 속에서 움직이게 하는 법을 익혔다. 지금 신승호에게 가장 재밌는 건 역시나 연기다.

“전작들의 반응이 좋아서 감사했어요. 하지만 저는 아직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제가 가진 걸 꺼내서 표현할 줄 알 뿐이죠. 연기가 뭔지는 지금도 잘 몰라요. 특별한 기준 없이 배우들이 자기 성향대로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 아닐까요?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하고 싶은 걸 최선을 다해 표현하는 게 목표예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할 수 있으면 더욱더 좋고요. 천천히, 성실하게 연기하고 싶어요. 연기자로 살아가는 지금이 정말 행복하거든요. 연기를 사랑하는 만큼 더 열심히 할 거예요.”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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