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인 감독 “너구리-버돌 교체, 팀 사정 있다… 끝까지 믿어달라” [인터뷰]

양대인 감독 “너구리-버돌 교체, 팀 사정 있다… 끝까지 믿어달라” [인터뷰]

기사승인 2022-09-02 15:45:42
양대인 감독 "선수 부담감? 스포츠라면 불가피...버돌 롤드컵 출전 가능성 열려있어" 너구리와 버돌 강점은 | 2022 롤드컵 선발전 | 담원 기아 vs 리브 샌박 | 쿠키뉴스

담원 기아의 양대인 감독이 최근 제기되고 있는 선수 교체 논란과 관련해 입을 열었다. 

양 감독이 이끄는 담원 기아는 1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LCK 선발전에서 리브 샌드박스에게 3대 1로 승리, 젠지 e스포츠와 T1에 이어 롤드컵 그룹스테이지 진출을 확정했다. 아울러 4년 연속으로 롤드컵에 진출한 LCK 최초의 팀이 됐다.

이날 경기 관심사 중 하나는 탑 라이너 선발 명단이었다. 담원 기아는 플레이오프(PO) 들어 ‘너구리’ 장하권과 ‘버돌’ 노태윤을 번갈아 출전시키고 있다. 앞선 T1과의 PO 1라운드에선 노태윤이 1, 2세트 선발로 출전했다가 패하자 장하권을 투입해 승리를 따냈는데, 재차 노태윤을 투입하는 등 의아한 선수기용으로 의문부호가 달렸다. 이날 경기에도 팀이 1대 0으로 앞선 상황에서 노태윤이 교체 출전했고, 1대 1로 맞선 3세트부터는 장하권이 잇따라 출전했다. 

경기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난 양 감독은 “전략상 전부 설명드릴 수 없는 부분”이라면서 오는 10월 열리는 롤드컵에서도 상황에 따라 두 선수를 번갈아 기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래는 양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Q. 롤드컵 진출 소감 부탁한다. 

담원이 4회 연속 (롤드컵) 진출이라는 기록을 달성한 것에 너무 기쁜 것 같다.

Q. 버돌과 너구리의 교체 출전 배경이 궁금하다.

사실 전략적인 부분이 있다. 간단하게는 지금 탱커가 탑의 주류인 상황인데, 카운터를 칠 수 있는 챔피언들을 연구하다가 (노)태윤이에게 주문들을 해놨다. 그걸 적절히 활용하려고 했다. 내가 결정권자지만 선수의 의사를 물어보고 (교체를)진행한다. 플레이오프에서 태윤이를 레드 때 쓰는 게 좋겠다는 결단을 내려서 스크림도 진행을 했다. 

Q. 3시드로 롤드컵에 가면서 여유가 생겼다. 보완해야 될 점은?

저번 서머 정규 시즌이 끝났을 때 인터뷰에서 한타에 대한 지적을 했다. 지금 한타는 단기간 내에 끝나지 않는다. 견적이 계속 왔다 갔다 한다는 거다. 그래서 5명의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해졌다. 그 부분을 특히 신경 쓸 예정이다. 오늘 경기는 너구리 선수가 큰 줄기의 커뮤니케이션들을 잘 수행해줘서 너무 좋았다. 하권이도 만족한 것 같고 그 부분만 조금 더 단단하게 할 생각이다.

Q. 롤드컵에서 만나고 싶은 팀이 있나?

아직 거기까지는 심적 여유가 없었다. 다 분석하고 배우려고만 했다. 중국 팀들은 거리가 가깝다보니 종종 스크림을 하는데 유럽 팀들은 거의 교류가 없다. 유럽 팀 중엔 지금 ‘말랑’ 선수가 있는 로그랑 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 중이다. 

Q. 3, 4세트 잇따라 너구리가 나왔다. 버돌을 롤드컵에서 볼 수 있나

다른 스포츠보다 롤이라는 이 스포츠가 답변하기도 어렵고 어려운 부분이 꽤 있다고 생각한다. 정보의 싸움인 경우가 되게 많아서 해소시켜드리고 싶어도 성적을 내야 되니 어려움이 있다. 다만 분명히 서머 초창기 메타에 의문이 있었지만, 용 버프 이후엔 게임의 속도감이 올라간 걸 모든 팬분들이 다 느끼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어떤 게 정답이다라기보다  월즈에 맞는 패치 버전을 또 보면서 결정하게 될 것 같다. 당연히 라인전의 기본적인 힘은 너구리 선수가 엄청나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버전에 맞춰서 또 준비를 할 것 같다. 참 말하기가 어려운 부분이다. 

Q. 너구리와 버돌의 강점은?

너구리 선수는 롤의 에너지가 나만큼 미친 인간이다. 우리 둘 다 새벽 4시까지 매일 롤 생각만 하는데 얘는 산책 갔다 와서도 늘 생각하고 되게 많은 시간을 쓰더라. 20년도에 처음 봤을 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비슷한 자세다. 그게 너무 멋있고 너무 존경스럽다. 

버돌 선수는 아까 인터뷰 때도 그렇지만 되게 귀엽다. 아까 ‘아러’ 얘기를 했지만 지금은 긴장하지 않고 자기가 대로 수행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아러랑은 꼭 다시 붙고 싶다고 얘기하더라. 그런 자세나 젊음이라고 해야 될까. 약간 날것의 그런 말들이 나오는 게 너무 좋은 것 같다. 

Q. 롤드컵 3시드로 출전하는 것의 의미는?

너무 감사한 일이다. 올해 저도 아프고 선수들도 되게 아팠다. 코로나 후유증이 좀 가더라. 하지만 쉬지 않고 일했다. 3번 시드를 배정 받아서 휴가도 조금 길게 주고 그럴 것 같다. 쉴 틈이 생겼다는 게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담원 기아의 양대인 감독이 1일 취재진과의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

Q. 선수들의 동의했다고 해도 교체시에 느끼는 부담감은 상당하다는 지적. 해소하기 위한 노력은?

그건 두 부분으로 나눠서 얘기하겠다. 스포츠라는 게 부담감과 압박감이 존재하지 않을 수가 있나. 강제로 시킨다면 잘못됐지만, 선수들이 압박감을 느끼면서 게임을 플레이 하고 뭔가를 이루어 내는 걸 팬들이 지켜보면서 즐거워하지 않나. 우리는 그런 걸 하는 사람들이다. 

나는 그런 가치관이 있다. 스포츠를 한다는 건 콜로세움과 같은 거다. 가위바위보 하나도 스포츠 아닌가. 롤드컵 선발전이 걸려 있고 4번 시드가 걸려 있고 우승이 걸려 있고... 압박감은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그래서 우리가 인기가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의도적으로 선수들에게 압박감을 주지 않는다. 나는 선수들의 보이스를 다 듣고 있는 사람이다. 어떻게 하면 애들을 덜 힘들게 할 수 있을까, 거기서 나온 교체였던 거다. 너구리 선수가 그 당시에는…. 아니다, 어쨌든 다 말하게 되니까 스포츠라는 게 압박감은 어느 정도 존재한다는 걸 우리가 인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한다. 분명히 아직 어린 선수들도 있고 선수들의 압박감을 덜 주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밴픽을 정말 열심히 준비하는 거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Q. 12.14패치에 대한 생각의 변화가 있나

일단 확실한 건 용에 대한 메리트가 있다라고 느껴졌던 부분이 제일 큰 차이였다. ‘제리’에 대해서는 항상 의심 중이었다. 키우기가 어려운데 3코어가 떠야 센데, 라인의 체급이 높은 팀이 가능한 거다. 그게 아닌 이상 ‘상대방이 못하면 멋있는’ 약간 그런 챔피언으로 처음에 받아들였다. 그런데 14버전에서는 용으로 속도감을 가질 수 있으니까 제리에 대해서 더 확고해졌다.

Q. 롤드컵 메타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일단 내구도가 올라가면서 분명히 탑이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워진 부분이 꽤 있는 것 같고 그건 분명하다 생각을 하고 근데 결국 이거에도 다들 조금씩은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적응의 수단으로 용에 대한 각오치를 올리고 속도가 빨라져서 저는 조금은 즐거운 것 같다. 그래서 메타가 어떻게 될지 패치가 또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처음 내구도 패치를 했을 때보다 훨씬 더 재미나게 임하고 있다. 좀 더 재밌게 변수를 만들 만한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다.

Q. 정규리그 LSB전엔 패했는데, 이번엔 다른 결과가 나왔다. 비결은?

일단은 제 문제다. 제가 선수 설득을 더 빨리 했어야 한다. 팀이 전체적으로 보는 방향을 어필 했지만 그 어필을 빨리 해내는 게 감독의 실력이다. 제가 더 빨리 어필을 해서 이 방향으로 이끌고 싶었는데 능력 부족으로 늦게 이끈 것 같다. 어쨌든 지금이라도 내가 지향하는 방향과 팀이 맞춰주게 된 것 같다. 

우리 바텀 선수들은 정말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한타 때 포지션이나 라인전 하는 방법, 정글과 함께 하는 방법 등. 걱정인 건 월즈를 처음 가는 거다. 베테랑들이 잘 이끌어줘야 한다. 그래도 많이 좋아졌다. ‘드레이븐’ 같은 챔피언도 아예 못하던 거 연습을 시켰던 거였고 ‘루시안’과 ‘나미’도 마찬가지고 다 그래서 잘하는 것 같아요. 

Q. LCK의 경쟁력을 어떻게 평가하나?

젠지와 T1 둘 다 엄청 강하다고 생각한다. 체급 자체가 항상 드러난다. 작년에도 월즈 4강 안에 LCK 팀이 3팀이었다. 올해도 비슷하게 그러니까 올해도 LCK가 선방할 거라고 생각한다. 나도 LCK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LCK가 무조건 이겼으면 좋겠다. 

Q. T1전 마지막 세트 밴픽에 대해 설명 부탁한다.

T1전에서 제일 아쉬운 건 2세트였다. 페이커 선수가 너무 멋있게 사일러스로 너무 날카로운 각으로 물어서 그 이후에 이어지는 제우스 선수가 드레이븐을 잡는 슈퍼플레이를 했다. 하지만 그 걸로 덕담은 한 번 더 는 것 같다. 그 ‘2세트를 승리했다면 좋았겠다’가 첫 번째였다.

그래도 T1이 3밴을 썼으니 우리 바텀을 리스펙해서 좋았다. 바텀 선수들에게도 자신감을 많이 줬다. 5세트 밴픽은 오래전부터 준비했던 작업이다. 그러나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세주아니로만 대체해서 플레이 했어도 더 완성도가 높았겠다는 생각이다. 아지르에 대해서는 버돌 선수도 자신감이 엄청 있었고 그 다음에 또 쇼메이커가 잘하지 않나. 그런데 ‘야스오’도 자신이 있다고 하길래 시켰다. 바텀 3밴이 당하면서 우리가 레드에서 유리하게 가져갈 방법이 너무 적다고 생각해서 (하이머딩거)라는 승부를 보자고 한 거 였다. 당시에 제리 유미가 있었는데 제리 유미를 받지 못했던 건 정규시즌에서 ‘케리아’ 선수가 드레이븐을 상대로 ‘노틸러스’를 너무 잘했기 때문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내가 못한 부분도 있고, 이번 정규 시즌 동안 불만을 가지셨을 팬분들께 정말 죄송하다. e스포츠 감독을 하면서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어도 말하지 못할 때가 있다. 우린 결과로 증명해야 되는 포지션이니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롤드컵 진출했으니 좋은 경기력 만들어서 다시 정상에 있는 담원 기아를 만들고 싶다. 열심히 할 테니 믿어 달라.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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