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 “3분기 실적도 어렵다”…금리 부담·IB 성장둔화

증권업 “3분기 실적도 어렵다”…금리 부담·IB 성장둔화

기사승인 2022-09-08 06:00:05
올해 3분기도 증권업의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리 인상과 환율 상승에 따른 트레이딩과 상품 손익에 부담이 커져서다. 그나마 선방했던 IB(투자은행) 부문도 부동산 경기 악화로 인해 성장세가 둔화될 가능성도 커졌다. 다만 3분기 이후에는 직전 분기(2분기) 보다는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것으로 증권업계는 예상한다.

주요 증권사 실적,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부진 가능성 ↑

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업계 자기자본 1위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94% 감소한 246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어닝 쇼크를 겪었던 2분기(3213억원) 보다 낮은 수치다. NH투자증권은 23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30% 낮다. 삼성증권 (2095억원, 42.22% ↓), 키움증권 (2217억원, 30.92% ↓) 등도 상황이 비슷하다.

영업 환경 개선에도 금리 인상과 환율 상승에 발목이 잡혔다.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정점이 확인되면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으나, 긴축 의지가 확인되면서 증시 하방 압력이 커졌다.

또 원·달러 환율은 심리적 마지노선인 1350원을 돌파하면서 연말 달러당 1400원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환율이 급등하면 외국인 수급이 약해진다.

이에 따라 브로커리지 수익은 2분기 대비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8월 하루평균거래대금은 14조3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7.1% 증가했으나, 2분기 대비 17.1% 감소했다.

상품 손익 지표는 더 어둡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잭슨홀 발언으로 지난달 금리가 재차 상승하며 3분기 트레이딩과 상품 손익 부담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ELS 조기상환 규모는 1조9500억원으로 전월(6000억원) 대비 226.0% 증가했다. 이는 부진했던 7월의 기저효과일 뿐 절대 규모를 고려하면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부동산 금융 위축에 따른 투자은행(IB) 부문의 성장 둔화 우려도 부담이다. 부동산과 비시장성 자산의 평가 손익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IB(투자은행) 부분은 선방할 것 같다. 다만 PF(부동산 금융) 등 모두 신규 딜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해외투자도 상황이 좋지 않다”면서 “특히 증권사들은 채권 풀을 무조건 가지고 있어야 하지만 공격적인 운용이 어려워 갖고 있어도 손해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시장 금리가 어느 정도 안정되면서 2분기보다는 실적이 좋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거래대금이 늘긴 했지만 실적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적어 극적인 반등은 어려울 것을 보인다”고 말했다.

2분기 대비 회복...극적인 상승은 어려워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이 3분기부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지난해 수준의 점프업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은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라면서도 “지난 몇 년간 사업다각화를 추진해오면서 그만큼 이익의 안정성이 과거의 위탁매매 의존도가 높았던 천수답 시기에 비해 높아진 만큼 우려보다 탄탄한 실적 시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3분기 증권업을 둘러싼 환경은 나아졌지만, 이익의 극적인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라며 “다만 2분기 어닝쇼크와 함께 실적은 저점을 지났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강승권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2분기 대규모 채권평가손실의 기저를 고려할 때 3분기 이익이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감은 있지만, 그 수준은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거래대금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2020년 이전 수준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매매 비중이 하락했다는 점에서 브로커리지 관련 모멘텀이 부각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증권업종 주가와 업황이 추세적인 반등이 전망되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증권사별 모멘텀이 제한적으로 전체적으로 주가는 지수 흐름과 유사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종은 채권 매매평가 손실 축소 등으로 3분기 실적은 2분기 대비 개선될 전망”이라면서도 “다만 여전히 매파(금리인상 선호)적 스탠스가 지속 확인되고 IB(투자금융) 부문 성장 둔화와 보유자산 손실 인식 가능성이 큰 점을 감안했을 때 단기 실적 개선을 유의미한 업황 변화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14조3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7.1% 올랐다. 예탁금은 전월 대비 2.2% 감소했는데 이는 정기 예금 금리 상승 등에 따른 브로커리지 둔화 탓으로 보인다. 이 연구원은 “둔화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시중금리도 7월 말 대비 상승해 트레이딩 손익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채권평가손실 영향도 상존한다”고 짚었다.

특히 시중금리는 7월 말과 비교해 상승하며 트레이딩 손익 불확실성이 지속됐다. 지난달 말 국고채 금리는 전월과 비교해 1년물 37bp, 3년물 68bp, 5년물 72bp, 10년물 59bp 오르며 7월 하락 폭 이상을 되돌렸다. 다만 2분기와 비교해 금리 변동성은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분기 말 대비 상승하며 채권평가손실 영향이 남아 있었다.

이 연구원은 “주가는 오랜 기간 초과 하락이 지속한 데다 업황이 바닥에 가까워지고 있는 점을 감안했을 때 현시점에서 비중을 추가로 축소할 정도는 아니다”라면서 “업황을 결정짓는 긴축에 대한 방향성 전환이 명확히 확인될 때까지 중립 이상의 포지션을 추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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