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도 정책 모른다”…자립 지원 사각지대 [보호종료아동, 그 후 ②]

“공무원도 정책 모른다”…자립 지원 사각지대 [보호종료아동, 그 후 ②]

신선 “정착금, 지역별 차등 지원…소극적이다”
강선우 “국회에서 해야 할 일 생각해야”

기사승인 2022-09-08 06:00:36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캠페인 ‘열여덟 어른’의 신선 캠페이너.   사진=안소현 기자

만 18세가 되면 자립 준비가 되지 않아도 보호시설에서 나와 혼자 살아가야 하는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에 대한 지원에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캠페인 ‘열여덟 어른’의 신선 캠페이너는 7일 쿠키뉴스와 만나 보호종료아동에 대한 국가의 경제적 지원에 부실한 부분이 있다고 소리 높였다.

신 캠페이너는 ‘자립정착금’이 지역별로 다르게 지급돼 보호종료아동의 자립 출발점이 다르다고 전했다. 현재 자립정착금은 경기 1500만원, 서울 1000만원, 강원 800만원 등으로 상이하다. 지원 최소 금액은 지난해 500만원에서 올해 800만원으로 상향됐지만 이마저도 ‘권고’ 수준에 그친다.

그는 “보호종료아동들이 시설에 들어갈 때 보호받는 지역 등을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역 때문에 시작부터 차이가 발생하는 것에 불공평함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보호종료아동이 시설에서 퇴소한 후 5년간 받는 ‘자립수당’ 신청에 대해서는 청년들이 심리적으로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신 캠페이너는 “수당을 신청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동사무소에 가는 일 자체가 쉽지 않다”며 “동사무소 직원이 ‘자립수당이 뭐냐’고 물어보는 때도 있고, 어떤 공무원은 저희에게 ‘어디서 주는 거냐’고 짜증을 낸 적도 있다”고 일화를 전했다.

이어 “자신이 보육원에 산다는 걸 타인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점과 누군가의 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청년 스스로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원 과정에서의 심리적 사각지대를 설명했다.

허진이 캠페이너 또한 이날 쿠키뉴스에 자립전담요원이 해당 지원을 상세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정보 격차에 대해 말했다.

허 캠페이너는 “신청 과정 자체에 어려움은 없다”면서도 “다만 정부에서 지원하는 자립 지원을 시설 교사가 폭넓게 알지 못하면 지원이 아동에게 닿지 않는 경우도 생긴다”고 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쿠키뉴스 DB

정치권은 자립 지원의 운영 방식이 지자체별로 달라서 문제가 발생한다고 봤다. 국회가 연관 기관과 지원 현황을 자세히 살펴 입법 활동을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자립정착금 사업이 지방 이양 사업이어서 지자체 재정 여건이나 지자체장 관심도에 따라 지원금 규모가 다르다”며 “따라서 어느 지역에서 보호가 종료되느냐에 따라 지원 금액이 3배 정도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앞서 강 의원은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립준비청년의 삶을 담은 책인 ‘숨김없는 말들’을 소개하며 국회에서 해야 할 일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아동복지법 개정안’ 발의를 준비 중”이라며 “이 법이 국회 본회를 통과하면 아이가 사는 지역이 어디든 같은 수준의 자립정착금을 받을 수 있게 돼 자립 수준을 향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보호종료아동 지원의 사각지대를 해결하는 것에 대해서는 “지자체별 기관이 설치되지 않은 곳도 있고 자립지원전담요원 수도 부족해 청년들이 지원 제도를 안내받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기관 설치와 운영, 지원 요원 확충 등의 예산을 확대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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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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