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뚝’ 청약… 이자율 높이면 달라질까

인기 ‘뚝’ 청약… 이자율 높이면 달라질까

기사승인 2022-09-08 06:00:14
서울 마포구 노을공원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사진=임형택 기자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내 집 마련 수요 하락, 낮은 청약저축 이자율 등이 주요인을 꼽힌다. 이러한 상황에서 ‘청약통장 이자율 현실화’ 법안이 부진한 청약 시장에 활기를 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청약통장 이자율 높인다고?…관련 법률안 발의 눈길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일 청약저축 해지 이자율이 변화하는 우리나라 기준금리에 맞춰 조정될 수 있도록 하는 ‘주택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국토교통부 장관이 고지하는 청약저축 해지 이자율에 기준금리가 주기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명시했다. 

최근 네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상으로 현행 예·적금 이자는 연 3~4%대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청약저축 기본 이자율은 1.8%로 지난 2016년 기준금리가 1.25%로 인하된 이후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다. 과거 기준 금리가 2.5%였을 때 주택청약저축 해지 시 이자율은 4.0%를 기록한 바 있다. 

이에 낮은 주택청약저축 이자율이 최근 청약자수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서울과 5대 지방 광역시(대전·대구·울산·부산·광주)의 가입자 수가 두 달 연속 감소했고 7월에는 인천·경기의 가입자 수도 줄었다. 청약 인기지역인 수도권과 5대 광역시의 가입자 감소로 ‘통장 해지수요’가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누리꾼은 부동산 관련 카페에 “기준금리가 올라가고 대출 이자율도 올라간다. 은행이 이자장사로 이득을 봤다는 소식은 들려도 주택청약 예금 금리 올린다는 뉴스는 왜 없는가”라며 “어디에 문의하면 되나”고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정일영 의원은 “기준 금리가 솟구치면서 각종 예·적금 이자가 오르고 있지만 주택청약저축 이자는 6년째 같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제도는 결국 국민들의 외면을 받는 만큼 조속히 개선해야한다”고 꼬집었다. 

‘이자율 현실화’, 얼어붙은 청약시장 되돌릴 수 있을까

다만 ‘이자율 현실화’가 청약통장 수요자들의 발길을 되돌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청약통장 인기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이 아파트 가격 하락 등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청약통장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8월 5주(29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은 0.15% 하락했다. 수도권은 0.20%, 서울은 0.13% 내렸다. 서울과 수도권의 하락은 각각 9, 10년만에 가장 큰 폭을 기록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청약통장 이자율은 부수적인 것이다. 주된 유인책은 청약을 통한 내집마련”이라며 “시장 침체로 주택 청약을 받고난 후 자산 증식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시장에서 급매나 초급매가 거래되고 매물도 누적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청약가점제 개편’ 필요성도 제기된다. 최근 1인가구가 증가하고 있고 청년주거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부양가족수가 적은 가구에 청약 가점제가 불리하게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2022년 국정감사 이슈분석을 통해 “가점제도 항목을 다양화하거나 부양가족 수 항목의 배점 하향 조정 등을 통해 가점제도에서 부양가족 수 항목이 미치는 영향력을 낮추되 부양가족 수에 대한 고려는 특별공급 등의 제도를 통해서 보완하도록 설계하는 방안 등을 논의해 볼 수 있다”고 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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