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코로나 이후 주요국 전기차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전기차 수출액은 70억 달러로 독일(288억 달러), 미국(101억 달러), 중국(100억 달러)에 이어 세계 4위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할 때 112.2% 증가했다. 전체 자동차 수출 중 전기차 비중도 지난해 15.8%에 달해 2019년(8.1%)에 비해 2배 가까이로 커졌다.
특히 최대 자동차 시장 중에 하나인 미국에서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는 테슬라에 이어 현대차가 2위를 차지했다. 점유율에 있어서 1위(70%)와 2위(9%) 간의 격차가 크지만 업계는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또 2·3위 수출국인 독일과 영국에서도 올해 상반기 시장 점유율이 4위와 3위를 기록하는 등 순위가 계속 오르고 있다. 전기차 수입액은 독일이 177억 달러로 수출과 마찬가지로 1위를 차지했고 이어 미국(91억 달러), 영국(89억 달러), 프랑스(73억 달러) 등의 순이었다. 중국의 경우 수출액이 2019년 10억 달러로 11위였으나, 지난해에는 3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에서 생산하고 조립된 전기차만 세액혜택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함에 따라 국내 자동차 회사들이 비상이 걸렸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미국에서 아이오닉5, 코나EV, 제네시스 GV60, EV6, 니로EV 등 5개 전기차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이 모델들은 모두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기 때문에 미국에서 전기차 보조금 7500달러(약 1000만원)를 받지 못하게 된다. 미국에서 보조금을 받지 못하면 그만큼 가격이 오르는 효과가 있어 미국산 전기차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김꽃별 무협 수석연구원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각국의 차별적 보조금 혜택과 관련해서는 민·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더 높여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