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남’·‘지구오락실’·‘조씨 고아’ [추석연휴 뭐 볼까②]

‘수리남’·‘지구오락실’·‘조씨 고아’ [추석연휴 뭐 볼까②]

기사승인 2022-09-10 06:00:09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추석. 휴가 갈 결심을 하지 못해 ‘집콕’ 신세가 되어버린 당신. 나흘 간 이어지는 명절연휴, 무엇을 하며 보낼지 고민 중이라면 주목하시라. 당신의 시간을 순간 삭제시켜줄 볼거리를 준비했다. 흥행 불패 신화를 이룬 윤종빈 감독과 배우 하정우의 첫 TV 시리즈인 넷플릭스 ‘수리남’, MZ세대 네 여자가 나영석 PD를 쥐락펴락하는 tvN ‘뿅뿅 지구오락실’, 예매 전쟁 없이 안방 1열에서 감상하는 국립극단의 온라인 공연 ‘조씨 고아, 복수의 씨앗’을 쿠키뉴스 기자들이 소개한다.
넷플릭스 ‘수리남’ 속 배우 하정우(왼쪽), 황정민. 넷플릭스

몰아 봐도 후회하지 않을, 넷플릭스 ‘수리남’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이 처음 공개된 건 지난해 추석 연휴였다. 수많은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중 하나였던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에서 모르는 사람 없는 인기를 누리고, 에미상에서 수상할 줄 누가 알았을까. 올해 추석 연휴가 시작하는 9일 공개하는 넷플릭스 ‘수리남’이 범상치 않아 보이는 이유 중 하나다. ‘수리남’은 올해 공개된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작품 중 가장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배우 하정우와 황정민부터 조우진, 유연석, 장첸 등 연기 구멍이 없다. 넷플릭스 작품에 다수 출연하며 신뢰를 쌓은 박해수의 존재감도 신뢰를 준다.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부터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 ‘공작’ 등 영화에 전념한 윤종빈 감독의 첫 시리즈라는 점도 눈에 띈다. 한편의 영화처럼 6부작이 촘촘히 이어진다. 윤종빈 감독이 데뷔작부터 언제나 좋은 호흡을 보여준 하정우와 ‘군도:민란의 시대’ 이후 8년 만에 만난 작품이기도 하다. 수리남에서 대규모 마약상으로 활동한 조봉행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한 점도 흥미롭다. 올해 추석 연휴에 선택할 수 있는 콘텐츠 중 가장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지 않을까. 오는 9일 공개. 청소년 관람불가.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tvN ‘뿅뿅 지구오락실’의 이영지, 이은지, 아이브 안유진, 오마이걸 미미(왼쪽부터). tvN

뛰는 제작진 위에 나는 MZ 세대, tvN ‘뿅뿅 지구오락실’

나영석표 예능이 MZ 세대와 만나 새로운 재미를 전한다. tvN ‘뿅뿅 지구오락실’은 나 PD가 기존에 보여주던 멤버십 버라이어티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나 PD 사단’으로 불리던 예능인들이 아닌 가수 이영지와 코미디언 이은지, 그룹 오마이걸 미미와 아이브 안유진과 새로운 시너지를 냈다. 이들은 제작진보다 한 수 위다. 기존 예능에서 악랄한 제작진으로서 출연진을 쥐락펴락하던 나 PD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노쇠한 제작진은 MZ 세대의 맹공에 속수무책이다. 멤버들은 갑작스러운 낙오에도 당황하지 않고, 제작진의 예상을 깨부순다. 제작진과 출연진의 관계가 뒤집히니 새로운 재미가 터져 나온다. 나 PD는 “내가 기대한 그림은 이게 아니”라고 절규하면서도 출연진이 노는 모습을 ‘아빠 미소’와 함께 바라본다. “영석이 형, 우리를 너무 얕보면 안 돼”, “그 시절이랑 다르잖아요”라고 말하는 출연진은 짜릿한 즐거움을 안긴다. K팝에 진심인 멤버들의 흥 넘치는 모습도 재미 중 하나다. 음악 퀴즈 중에도 춤추기에 열중하고, 아이돌 프로그램에서나 볼 수 있던 랜덤 플레이 댄스를 완벽하게 해낸다. 이들이 즐기는 태국 여행기에 대리 만족하는 건 덤이다. 추석 연휴 동안 tvN SHOW 채널에서 전편 재방송. 티빙에서 시청 가능.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연극 ‘조씨 고아, 복수의 씨앗’ 스틸. 국립극단

안방 1열에서 만나는 명작 ‘조씨 고아, 복수의 씨앗’

관객이 뽑은 ‘국립극단에서 가장 보고 싶은 연극’. 원나라 극작가 기군상의 고전 희곡 ‘조씨 고아’를 각색한 창작극 ‘조씨 고아, 복수의 씨앗’은 2015년 초연 당시 내로라하는 연극상에서 수상하며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진나라를 배경으로 시골 의사 정영이 멸족당한 조씨 가문의 마지막 핏줄 조씨 고아를 복수의 씨앗으로 길러내는 이야기다. 정영은 처자식마저 희생시켜가며 조씨 고아를 지킨다. 하지만 20여년에 걸친 복수가 완성되는 순간, 그는 어딘가 허탈해 보인다. “이 세상은 꼭두각시의 무대. (중략) 금방이구나 인생은, 그저 좋게만 사시다 가시기를”이라는 묵자의 마지막 대사가 긴 여운을 남긴다. 작품을 각색한 고선웅 연출은 5·18 광주 민주화항쟁을 다룬 연극 ‘푸르른 날에’ 때문에 박근혜 정권 당시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에 올랐으나, ‘조씨 고아, 복수의 씨앗’을 인상 깊게 본 문체부 차관 건의로 블랙리스트에서 제외됐다. 국립극단 온라인 극장에서 볼 수 있어 귀성객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웨이브가 다음 달 7일까지 무료로 공개하는 ‘명색이 아프레걸’, ‘소리극 옥이’, ‘귀토: 토끼의 팔란’ 등 공연 실황도 알차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김예슬 기자, 이준범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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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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