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여왕 서거, 영국도 세계도 애도 물결

엘리자베스 여왕 서거, 영국도 세계도 애도 물결

기사승인 2022-09-09 09:59:44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8일(현지시간) 서거했다.   AP 연합뉴스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96세로 서거했다. 세계도 깊은 슬픔에 빠졌다. 에펠탑에 불이 꺼지고 백악관은 조기를 게양하는 등 애도 물결에 동참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영국 왕실은 여왕이 이날 오후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1952년부터 70년 4개월 동안 지속됐던 엘리자베스 시대가 막을 내렸다.
여왕의 서거 소식을 듣고 버킹엄 궁전에 몰려든 런던 시민들.   로이터 연합뉴스

여왕은 국가에 헌신하고 개인적 감정은 뒤로하는 모습으로 영국인들의 정신적 지주로 자리 잡고 대영제국 해체 이후 영연방을 묶는 구심점 역할을 했다. 정치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으나 국가 통합의 상징으로서 특히 나라가 어려울 때 국민의 단결을 끌어내는 데 기여하며 국민의 존경을 받았다. 올해 6월 치러진 즉위 70주년 기념 행사에선 군주제에 반대하는 이들조차도 축하를 보냈다.

여왕이 세상을 떠나자, 영국은 깊은 슬픔에 빠졌다. 소식을 접한 런던 시민들은 버킹엄 궁전으로 향했다. 가져온 꽃들을 펜스에 매달았고, 저마다 촛불을 들고 여왕을 애도했다. 시민들은 가수 퀸의 노래 “God Save The Queen(여왕 폐하 만세)”을 부르기도 했다. 
피카딜리 서커스 앞 대형 전광판의 애도 메시지.   AP 연합뉴스

런던 시내의 화려한 광고들도 사라졌다. 시내 중심지인 피카딜리 서커스 앞 대형 전광판에 있던 코카콜라 등의 글로벌 기업 광고들이 내려가고, 여왕의 활짝 웃는 얼굴과 함께 그녀의 재위 기간이 적힌 글귀가 떠올랐다. 영국인들과 관광객들은 그 사진을 찍으며 애도의 뜻을 내비쳤다.

골프를 비롯한 다양한 스포츠 종목은 경기를 취소했다. 당장 잉글랜드 서리에서 열리고 있는 DP 월드 투어(옛 유러피언투어) BMW PGA 챔피언십 골프 대회가 중단됐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2∼4부 리그를 운영하는 잉글리시풋볼리그(EFL)는 9일로 예정된 번리와 노리치시티 경기 등을 취소했고 10일과 11일 주말 경기 개최 여부는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전 세계도 애도 물결에 동참했다. 

미국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악관과 모든 공공장소, 군부대에 조기를 게양하도록 지시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역시 의회에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 파리에선 에펠탑 조명이 꺼졌다. 독일 연방하원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 소식이 전해지자 내년 예산안 관련 본회의 토론을 중단하고, 의원 전원이 기립해 여왕을 기리며 묵념했다. 브라질은 사흘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을 국왕이자 국가 원수로 받드는 호주와 뉴질랜드도 깊은 슬픔에 빠졌다. 호주는 2주간 국회를 중단하기로 했으며 뉴질랜드도 국가 공식 애도 기간에 접어들었다.

세계 지도자들은 성명을 내고 여왕의 업적을 기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여왕이 아낌없는 봉사의 삶을 살았다며 “의무에 헌신한 본보기이자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의 확고한 증인”이라고 경의를 표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왕위를 이어받은 찰스 3세 국왕에게 조의를 표하며 보낸 서한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세계 무대에서 권위와 함께 정당한 사랑과 존경을 누렸다”며 “나는 당신이 이 어렵고 회복할 수 없는 상실 앞에서 용기로 이겨내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미국 워싱턴 영국 영사관 앞에서도 애도 물결이 이어졌다.   AP 연합뉴스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미국과 영국의 동맹을 강화한 누구와도 비할 수 없는 위엄과 불변의 정치인”이라며 “군주를 넘어 시대를 정의했다. 여왕의 유산이 영국 역사와 전 세계사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는 서거 이후 열흘간 국장으로 치러진다. 서거 닷새 후인 13일부터는 닷새간 여왕의 유해가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하루 23시간 동안 일반에 공개된다. 여왕의 유해는 윈저성 내 성조지 교회 지하에서 영면에 든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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