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에 대한 경례’가 ‘섬뜩한 전체주의’?…이준석 발언 논란

‘국기에 대한 경례’가 ‘섬뜩한 전체주의’?…이준석 발언 논란

지난달 이준석 기자회견 발언 중 일부 논란
김소연 “경례 미개인 취급, ‘만세 삼창’은 괜찮나”

기사승인 2022-09-15 13:05:04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지난 6월 2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AR과 VR로 만나는 문화예술 전시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전 대표는 국기에 대한 경례를 두고 ‘섬뜩한 전체주의’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의 성 상납 의혹을 제기한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의 변호를 맡은 김소연 변호사는 해당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태극기를 보면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국민과 당원을 미개인 취급하는 이준석”이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과 송영길 전 민주당 의원, 김정숙 여사와 함께 양손을 번쩍 들어 태극기를 흔드는 만세 삼창은 괜찮으냐”고 반문했다.

이 전 대표의 발언을 본 누리꾼들은 “정상적인 국가관을 가진 보수라고 생각할 분이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며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례에서 민족을 위해 무조건 충성한다는 섬뜩한 전체주의적 사고를 입으로 읊는 건 부적절했다”며 “그래서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충성한다’는 문구로 수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당의 지지층은 크게 둘로 나뉜다”며 “태극기를 보면 자동으로 왼쪽 가슴에 손이 올라가는 국가중심의 고전적 가치를 중시하는 당원과 지지자가 있다면 자유와 정의, 인권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는 당원과 지지자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사진=임형택 기자

‘국기에 대한 경례’는 국민의례의 한 부분이다. 경례는 어떠한 대상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사용하는 동작인데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도 ‘충성의 맹세’ 등으로 나라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낸다. 손을 펴지 않고 주먹을 쥐느냐 등 방식의 차이일 뿐 국기에 경례하는 것은 싱가포르, 베트남 등 여러 나라에 존재한다.

태극기는 대한민국의 국기로 일제강점기 동안 독립운동의 상징으로 활용됐고, 광복 이후 자유롭게 게양할 수 있게 됐다. 국기는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해당 국가의 전통과 이상을 드러낸다.

우리나라 국기법 제1조에는 “국기에 대한 인식의 제고와 존엄성의 수호를 통해 애국정신을 고양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국기를 모독하면 ‘국기국장모독죄’나 ‘국기국장비방죄’ 등으로 처벌받게 된다. 그만큼 국기에 대해 경의를 표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전문가는 이 전 대표의 발언이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경례를 하고 안 하는 것으로 지지층을 또다시 갈라치기 했다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5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 자체를 모독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면서도 “지지층 결집을 해야 하는데 그런 발언을 하면 정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신 교수는 “이 전 대표 처지에서는 여성과 남성을 가르는 식의 전략을 구사해 득표에 상당히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지지층이 경례를 하는 쪽과 그렇지 않은 쪽으로 나뉘어 있다는 말을 함으로써 또 한 번 ‘갈라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본인 문제에 대해 또 한 번 (지지층을) 갈라치는 것은 건강하지 못하다”며 “그런 식으로 계속 (행보를) 보이면 결집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
안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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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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