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 영화에서 흘러나올 법한 빅밴드의 재즈 연주, 서늘하게 키득대는 웃음소리와 몽환적인 트랩 비트, 쿨한 팝 멜로디…. 그룹 엔믹스가 19일 오후 6시 공개하는 두 번째 싱글 타이틀곡 ‘다이스’(DICE)에선 여러 음악 장르가 뒤섞였다. 데뷔곡 ‘O.O’에서 처음 시도한 일명 ‘믹스 팝’이다. 기상천외, 변화무쌍한 음악을 따라가다 보면 3분여의 러닝타임이 훌쩍 지나간다.
“딱 다섯 번만 들어보세요, 중독될 테니까”
이날 서울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에서 만난 엔믹스 멤버들은 믹스팝의 매력으로 중독성을 꼽았다. 설윤은 “엔믹스 음악을 한 번도 듣지 못한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들은 사람은 없다고 할 만큼 믹스팝의 중독성이 강하다”면서 “여러 장르가 섞인 음악이 처음엔 어렵게 느껴져도 다섯 번만 들으면 중독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원은 “처음 듣자마자 화려한 사운드가 마음을 사로잡았다. 대중에게도 그렇게 다가가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장르가 숨 가쁘게 변하는데다 음역대도 높지만 멤버들은 라이브도 자신있다고 했다.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 결과다. 릴리는 “최고의 모습으로 팬들 앞에 서려다 보니 7개월이 걸렸다”면서 “춤과 노래를 동시에 소화하는 라이브 연습을 많이 했다. 신곡 무대에서도 우리 라이브 실력을 기대해 달라”고 했다.
“무정형의 이상향 ‘믹스토피아’를 향해”
‘다이스’가 실린 싱글 제목은 ‘엔트워프’(ENTWURF). 실존주의의 기초 개념인 기투를 뜻하는 단어로 ‘현실을 초월해 미래로 자신을 던진다’는 의미다. 데뷔 싱글 ‘애드 마레’(AD MARE·바다를 향해)로 세계관의 막을 연 엔믹스는 새 싱글에서 어떤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이상향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해원은 “적대자의 방해에 맞서 ‘믹스토피아’를 향해 모험하는 이야기를 담은 싱글”이라며 “어떤 상황이 닥쳐도 직접 운명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엔믹스 세계관 속 믹스토피아는 뭐든 원하고 상상한대로 이뤄지는 무정형의 공간이다. 릴리는 “사람마다 원하는 것, 상상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믹스토피아의 모습도 저마다 다를 것”이라고 세계관을 귀띔했다.
“신인 걸그룹 경쟁, 더 열심히 노력하는 원동력이죠”
지난 2월 데뷔한 엔믹스는 일찍부터 4세대 아이돌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선미·닉쿤·지효·쯔위 등을 발굴한 이지영 JYP엔터테인먼트 이사가 주축이 돼 제작한 팀이라서다. 독특한 음악과 뛰어난 라이브 실력 덕에 엔믹스를 향한 관심은 인기로 이어졌다. SM엔터테인먼트 출신 민희진 대표이사가 발굴한 뉴진스, 발표하는 노래마다 음원 차트 1위를 휩쓰는 아이브 등 신인 걸그룹 간 경쟁이 치열하지만, 엔믹스는 개의치 않는 듯했다. 해원은 “멋지고 대단한 분들과 비슷한 시기에 활동할 수 있어 기쁘다. 우리가 더 열심히 노력할 원동력이 됐다”며 “우리만의 개성과 매력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힘찬 퍼포먼스가 돋보인 데뷔 싱글과 달리, ‘엔트워프’엔 우리 음색과 서정적인 분위기가 돋보이는 발라드곡 ‘쿨’(COOL)이 담겼다. 엔믹스의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