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선뜻 결정하기에 어려운 부분도 많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전반적인 물가가 상승했고, 특히 비행기 티켓 가격도 상당히 올랐습니다. 여기에 달러와 유로화 등 주요 여행지의 환율도 올라 부담이 커진 상황이지요. 경로 선택부터 유명 관광지 검색까지 오랜만에 가게 될 해외여행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모처럼의 해외여행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게임을 통한 여행지 사전답사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우리가 좋아하는 게임 가운데는 특정 국가의 모습을 굉장히 디테일하게 담아낸 작품들이 있습니다. 비행기 표 가격이 조금 내려갈 때까지 자금을 모으고, 아쉬운 마음은 게임으로 즐기는 방구석 해외여행. 북미부터 유럽, 그리고 동아시아까지 기자가 만족했던 게임 속 해외여행 코스를 추천해볼까 합니다.
먼저 가까운 일본으로 떠나볼까요. 일본 지역의 모습을 담은 게임들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바로 세가의 대표작 ‘용과 같이’ 시리즈입니다. 용과 같이는 게임 속에 등장하는 동성회 야쿠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작품인데요. ‘키류 카즈마’, ‘마시마 고로’ 등 국내 게이머에게 친숙한 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이 게임에는 오사카 도톤보리, 도쿄 가부키초, 요코하마 칸나이역 등 실존 장소를 패러디한 거리가 등장합니다. 플레이어는 거리를 걸어 다니며 주먹과 무기를 이용한 호쾌한 싸움이 가능하며, 거리 곳곳에서 서브이벤트, 유흥업소 여성과의 데이트 등 각종 요소를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현실을 반영한 수많은 음식점과 잡화점같이 다양한 물품들을 판매하는 가게, 야구나 골프 센터, 오락실 등의 다양한 미니게임도 구현됐는데요.
특히 용과 같이는 일본의 밤거리를 매우 세밀하게 묘사한 작품입니다. 도톤보리를 패러디한 소텐보리를 걷다 보면 에자키 글리코와 기업 마스코트인 글리코맨 등 유명 명소도 손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게임 속 장소를 직접 방문해 사진을 찍는 유저도 제법 많다고 하네요. 코로나 이후 지금까지도 일본여행을 가려면 단체 패키지를 이용해야 하는 등 불편함이 많은데요. 무비자 입국이 허가되기 전에 사전 답사를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합니다.
두 번째로 가볼 국가는 미국입니다. 미국은 볼거리와 즐길 거리, 심지어 먹을거리도 가득해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기를 희망하는 국가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달러화 환율이 천정부지로 뛰어서 쉽게 엄두가 나지 않은 여행지이기도 하지요. 참고로 20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89.5원인데요. 최대한 빨리 환율이 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미국이 배경이 되는 게임은 정말로 많이 있습니다만, 이번에는 ‘GTA5’, ‘마블 스파이더맨’, ‘호라이즈 제로 던’을 통해 로스앤젤레스(LA), 뉴욕, 옐로스톤 국립공원으로 여행을 떠나보겠습니다.
락스타게임즈의 대표작 GTA는 무한에 가까운 자유도를 기반으로 오픈월드 장르에 한 획을 그은 게임으로 평가받습니다. 그중 2013년 출시된 GTA5는 ‘타임지가 선정한 2010년대 10대 비디오 게임’, ‘메타크리틱이 선정한 2010년대 최고의 비디오 게임 6위’를 기록한 불후의 명작입니다.
GTA5의 메인 배경은 LA를 모티브로 삼은 로스 산토스라는 이름의 가상 도시입니다. 해당 도시에는 LA의 대표 명소가 가득한데요. 산타모니카 산맥에 설치된 할리우드 사인, 아름다운 산타 모니카 해변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명칭이 바뀐 지역도 있는데요. 할리우드는 바인우드로, 73층 높이의 US 뱅크 빌딩은 메이즈 은행 타워로 바뀌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게임에 등장하는 ‘갈릴레오 천문대’ 역시 매우 인상 깊은 장소 중 하나인데요. 영화 ‘이유 없는 반항’과 ‘라라랜드’에서 등장한 그리피스 천문대를 모티브로 삼았습니다.
이제는 미국 동부의 거점 뉴욕으로 이동해볼까요. 2018년 출시된 ‘마블 스파이더맨’은 마천루 꼭대기를 날아다니며 뉴욕의 여러 명소를 볼 수 있는 재미가 가득한 게임입니다.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가 된 여러분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꼭대기에서 허드슨강 방향의 노을을 본다거나, 센트럴 파크를 뛰며 NPC와 사진을 찍을 수도 있습니다. ‘친절한 이웃 스파이더맨’이 돼 뉴욕 이곳저곳을 돌아다녀보는 색다른 경험, 꼭 한 번 체험해보길 추천합니다.
다음으로 떠날 곳은 기자가 살면서 꼭 한 번 가보는 것이 목표인 옐로스톤 국립공원입니다. 그랜드 프리스매틱 온천, 올드 페이스풀 간헐천 등 이국적인 자연경관 등이 매력적인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전 세계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 곳이고 합니다. 2017년 출시된 ‘호라이즌 제로 던’의 DLC 버전 ‘더 프로즌 와일드’에는 설원으로 변한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모습이 등장하는데요. 눈과 용암이 뒤섞인 장엄한 풍경은 많은 게이머들에게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제 방구석 해외여행의 종착지인 유럽으로 떠나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소개된 게임들이 각 도시의 현재 모습을 선보였다면, 이번에는 과거의 장소가 목적지입니다. 유비소프트의 대표작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의 스토리는 실제 벌어진 사건을 뒤튼 픽션 형태로 진행되는데요. 이 작품은 다양한 자료를 통해 과거의 유적과 명소를 사실적으로 고증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때문에 이 게임은 역사 교육을 위한 시청각 자료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프랑스 대혁명 당시를 다루고 있는 ‘어쌔씬 크리드 유니티’에서는 화재로 소실된 노트르담 대성당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실제로 이 게임은 건물 복원을 위한 중요한 자료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에지오 아디토레를 주인공으로 삼은 ‘어쌔신 크리드2·브라더후드·레벨레이션’을 굉장히 재밌게 플레이했는데요. 밀라노, 로마, 베네치아 등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도시의 풍경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특히 어쌔신 크리드2에서 피렌체를 돌아다니다 두오모 성당을 보고 꼭 한 번 실제로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죠.
2년여의 코로나 팬데믹 기간 우리는 꽉 막힌 일상에서 벗어나 해외로 떠날 수 있는 시간이 오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오랫동안 기다려 온 만큼 완벽한 여행을 위해서는 철저히 사전준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게임을 통한 여행지 사전답사, 여러분도 꼭 한 번 해보시길 바랍니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