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지율이 연이은 당내 갈등으로 30%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도 30%대를 유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각에서는 여야의 행보가 국민으로부터 심판을 받는다고 평가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는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17~19일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응답률은 4.1%,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오차범위 ± 3.1%p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민주당 지지율보다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37.6%이었고 민주당 지지율 31.2%과는 6.4%p 차이였다.
최근 두 달간 한길리서치의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여야 모두 지지율이 ‘30% 박스권’에 갇혔다.
국민의힘은 지난 대통령 선거 이후 두 달 동안 40% 초중반의 지지율을 얻고 있었지만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당 윤리위원회 징계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내부총질’ 문자 등으로 내홍을 겪은 뒤 8월부터 지금까지 지지율 3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민주당도 최근 두 달간 30% 초반의 지지율을 유지 중이다. 양당이 지지율 박스권에 갇힌 동안 무당층의 비율은 지난 8월 6~8일 조사(21.6%)보다 이번 조사(24.5%) 때 늘어났다.
‘각자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도 양당 모두 과반을 넘겼고, 국민의힘은 민주당보다 부정평가가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의힘이 ‘여당으로서의 역할을 못 한다’고 답한 비율은 71.4%였다. ‘잘함’은 26.3%의 응답률을 보였다. 야당으로서 민주당의 역할은 65.3%가 ‘잘못함’으로 평가(‘잘함’ 31.9%)했다. 특히 부정평가 중 ‘아주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국민의힘에서 51.9%가 나왔는데 이는 같은 조사에서 민주당 39.0%보다 12.9%p 높은 결과다.
전문가는 국민의힘 지지율과 부정평가가 모두 높은 이유로 국민의 상대적 시선을 꼽았다. 지지 정당을 고를 때는 ‘차악’을 고르고 부정적 평가를 할 때는 ‘여당’이라는 역할에 대한 무게에 중점을 뒀다는 설명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21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국민의힘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지지하는 분도 있지만 민주당이 싫어서 지지하는 사람도 있다”며 “최악을 피하기 위해 차악을 선택하는 게 이익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다. 지난 정부 때 민주당에 실망한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 소장은 “무당층도 늘어나고 있는데 이를 중점으로 봐야 한다”며 “정치에 대해 실망한 사람이 늘면서 차악을 선택하는 이들이 생겨 이러한 결과를 보였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역할에 대한 부정평가가 높은 것에 대해서는 “형제가 같은 잘못을 해도 형이 더 욕먹는 것과 같은 것”이라며 “여당은 여당답게 더 잘해야 한다는 (국민의) 요구가 있는데 내홍이 드러나고 야당과 싸우는 모습만 보여주니 국민이 야단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여야 모두 국민의 심판을 받고 있다”며 “여당도 문제가 있고 야당도 지엽적인 정치적 공세만 펼치니 국민이 피곤하다. 민생을 챙겨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ARS 여론조사(무선 88.4%)와 전화면접(유선 11.6%)으로 진행했다. 표본 추출은 유무선 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 방식이며 통계보정은 2022년 6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길리서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