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 미뤄달라” 반성 없는 전주환, 스토킹 혐의 1심서 징역 9년  

“선고 미뤄달라” 반성 없는 전주환, 스토킹 혐의 1심서 징역 9년  

기사승인 2022-09-29 12:57:25
'신당역 역무원 스토킹 살인사건' 피의자 전주환(31)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서울 신당역에서 스토킹 살인을 저지른 전주환(31·구속)이 과거 피해자를 상대로 불법촬영과 스토킹을 한 혐의에 대해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안동범)는 29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및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전주환에게 징역9년을 선고했다. 80시간의 스토킹 치료와 40시간의 성범죄 치료 프로그램 수강도 명령했다.
 
애초 선고 기일은 지난 15일이었다. 그러나 전주환이 피해자를 찾아가 흉기로 살해해 선고가 2주 연기됐다. 

재판부는 “이 사건 피해자 유족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을 전한다”며 “스토킹 범죄 관련해 피해자가 사망하는 황망한 결과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가 진행됨에도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추가적으로 촬영을 강요, 스토킹 범죄로 나아갔다”며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은 수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고도 그와 상반되게 피해자를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구형한 징역 9년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통상적으로 검찰의 구형보다 낮은 형량이 선고되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달랐다. 

수의를 입고 피고인석에 앉은 전주환은 이날 손을 들고 “선고 기일을 최대한 뒤로 미뤄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는 “중앙지검에 (살인) 사건이 걸려있다”며 “사건을 병합하기 위함도 있고 국민들의 시선과 언론의 보도가 집중돼 있어 시간이 조금 지나면서 누그러지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전주환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스토킹 혐의에 대한 충분한 재판 과정이 있었고, 별도로 선고를 하는 게 의미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재판을 마친 후 피해자 측 변호인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고 감사드린다. 우리 법안에서 큰 처벌이 이뤄져 고인의 넋을 위로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피고인은 여전히 자기중심적 사고를 하고 있고 진정으로 반성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전주환은 지난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서울교통공사 입사 동기인 피해자 A씨에게 불법촬영물을 보내고 351회에 걸쳐 문자메시지와 카카오톡 등으로 연락하는 등 스토킹한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자가 전주환을 경찰에 신고하자 합의를 요구하며 21회 문자메시지를 보낸 혐의도 있다. 전주환은 선고 전날이었던 지난 14일 신당역에서 순찰 근무 중이던 피해자를 살해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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