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과 비교하면 예전에는 정말 열약했죠.”
박배종은 2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2’ 34라운드 김천 상무와 맞대결에서 골키퍼로 선발 출전했다. 비록 2골을 허용했지만, 박배종의 선방에 수원FC는 패배할 수도 있는 경기를 2대 2 무승부를 거뒀다.
경기 후 박배종은 “오늘이 소속팀에서 200경기를 치르는 경기여서 무조건 이기고 싶었는데, 내가 2골을 내줘 아쉽게 비겼다”고 짧막한 경기 소감을 밝혔다.
박배종은 이날 선발로 출전해 수원FC의 골문을 지켰다. 비록 2번의 실점을 허용했지만, 몸을 아끼지 않는 선방으로 팬들의 박수 갈채를 이끌어냈다. 후반 26분 권창훈의 낮게 깔은 왼발슛은 박배종의 선방에 가로막혔다. 김지현의 슈팅도 박배종을 넘지 못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이날 박배종의 골키퍼선방율은 무려 42.9%에 달한다. 상대 골키퍼인 황인재(25.0%) 보다 약 1.5배 높은 수치다.
박배종은 수원FC 역사의 산증인 같은 선수다. 수원FC가 수원 시청 시절인 2012년에 입단해 군 복무 시절인 2016~2017시즌을 제외하고 수원FC에서만 뛴 ‘원 클럽맨’이다. 팀이 실업 구단인 시절부터 프로가 된 지금까지 수원FC의 골문을 지키고 있다.
그는 “나는 어릴 때부터 수원에서 살았다. 이곳이 논밭일 때부터 도시가 성장하는 걸 지켜봤다”라면서 “수원이라는 도시가 정말 좋았고, 나에게 입단 기회를 준 이 팀에 정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팀이 점점 성장해지는 걸 보면서 더 좋아졌다. 이 팀은 제게 많은 기회를 줬다. 그래서 늘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를 회상하며 “팀에 바뀐 점이 있다면 라커룸이 가장 많이 기억난다. 예전에는 통로에서 유니폼을 갈아입을 정도로 열약했다”라면서 “지금은 정말 많이 좋아졌다. 우리 팀은 계속해서 좋아지고 있다”고 웃음을 지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처음 승격한 순간(2019년)이 기억에 남는다”라고 답하면서 “지금은 잔류하는 게 목적이다. 매 경기 잔류할 수 있도록 승부를 준비하겠다”고 언급했다.
박배종은 올 시즌 초반에는 팀의 3번째 골키퍼로 시즌을 시작했다. 팀의 넘버원 골키퍼인 유현이 부상을 당했고, 세컨드 골키퍼였던 이범영도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면서 박배종에게 기회가 돌아왔다. 지난 6월부터 본격적으로 주전으로 나선 박배종은 여전히 골문을 지키고 있다.
박배종은 “주전이던, 후보던 나는 항상 경쟁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라면서 “어린 시절 한 선배가 ‘항상 경기 준비를 해야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말을 해줬는데, 그 말을 항상 가슴에 새겨두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도균 수원FC 감독도 “중반부터 나와서 잘해주고 있고, 자신감도 붙은 것 같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봤을 때 더 기대된다”고 박배종의 활약을 칭찬했다.
끝으로 그는 “실점을 줄이고 싶다. 현재 우리 팀은 최다 실점을 내주고 있다. 기분 좋게 잔류를 확정해서 빨리 편하게 쉬고 싶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수원=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