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라면시장은 고물가 등의 영향으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매년 성장세를 달리던 여름철 비빔면 시장은 전년 대비 12% 감소했다. 여름철 장마와 폭우로 인해 판매량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5일 농심이 공개한 시장조사기관 닐슨아이큐(IQ)코리아 자료를 보면, 올해 1~8월 상위 라면 4사(농심·오뚜기·삼양식품·팔도) 판매량 기준 국내 라면시장은 1조2824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성장한 수치다.
회사별 시장 점유율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심이 55.7%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1%p 상승했다. 삼양식품은 11.2%로 0.4%p 올랐다. 오뚜기는 지난해 23.7%에서 올해 23.2%로 소폭 하락했으며 팔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9.9%를 기록했다.
브랜드별 매출 순위를 보면 농심 제품이 1~4위를 차지했다. 신라면이 1253억원으로 1위를 유지했다. 이어 짜파게티(836억원), 안성탕면(609억원)이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조사 결과가 예년과 달랐던 점은 비빔면 매출 규모다. 성수기인 여름철(6∼8월) 팔도비빔면, 배홍동비빔면, 진비빔면 등 주요 3개 제품의 매출은 총 301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약 12% 줄어든 수준이다. 6∼8월 비빔면 3개 품목의 매출을 비교하면 팔도비빔면이 18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농심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코로나19 확산 속 간편식인 라면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 라면시장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비빔면 매출 감소 이유에 대해서는 “여름 장마와 폭우 등 날씨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난해부터 고물가 기조에 따라 제품 가격 인상분이 전체 시장 규모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농심은 지난해 8월에 라면과 스낵 가격을 올린 데 이어 지난 3월에 또 인상하고 6개월 만에 다시 라면 제품을 11.3% 인상했다.
팔도도 최근 12개 라면 브랜드의 가격을 평균 9.8% 인상했다. 팔도비빔면의 경우 편의점 판매가격이 1000원에서 1100원으로 올랐다. 오뚜기는 오는 10일부터 라면 가격을 평균 11.0% 올린다. 진라면은 대형마트 판매가 기준 620원에서 716원으로 진비빔면은 970원에서 1070원으로 각각 오른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고물가 상황 속에서 지난해부터 라면 관련 업체들이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며 “가격 인상분이 전체 매출액 규모를 키우는 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