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류가 달린 슈퍼매치, 간절한 만큼 처절했다 [K리그]

잔류가 달린 슈퍼매치, 간절한 만큼 처절했다 [K리그]

기사승인 2022-10-09 17:26:37
경쟁하는 이종성(왼쪽)과 기성용.   한국프로축구연맹

처절한 한 판이었다.

수원 삼성과 FC서울은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2’ 35라운드 맞대결에서 0대 0으로 비겼다.

두 팀은 올해 시즌 마지막 ‘슈퍼 매치’를 파이널B에서 치렀다. 파이널B에서 슈퍼 매치가 치러진 것은 2020년 이후 2번째다.

다소 낮은 곳에서 펼쳐진 ‘슈퍼 매치’지만, 두 팀의 각오는 그 어느 때보다 비장했다. 이날 경기 전 서울은 리그 8위(승점 41점)지만,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10위에 4점차로 앞서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위치였다. 10위였던 수원(승점 37)도 승리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안익수 서울 감독은 경기 전 “FC서울이라는 브랜드에 어울리지 않는 위치에 있다. 저희 구성원들과 팬들의 자존감이 많이 실추됐다. 그 안에서라도 명예를 챙기기 위해 준비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은 모두가 하고 있다”고 필승을 다짐했다. 이병근 수원 감독 역시 “우리가 생존해야 하는 상황에 있기 때문에 승점 3점을 반드시 가져와야 한다. 쉽지는 않겠지만 하나로 모인다면 더 큰 힘을 발휘하고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팀의 잔류를 간절히 원하는 양 팀의 팬도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 별칭)’에 집결했다. 이날 공식 관중수는 1만818명으로 집계됐다. 많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에서도 1만 명이 넘는 관중이 모여 팀을 열렬히 응원했다.

선수들은 몸싸움을 불사하고 치열한 경기를 펼쳤다. 이날 경기에서 발생한 파울은 23개(서울 14개, 수원 9개)에 달했다. 옐로카드도 6장(수원 4번, 서울 2번)이 나올 정도였고, 퇴장도 1차례 발생했다. 심판이 심한 몸싸움이 아니면 파울을 선언하지 않으면서, 양 팀의 경쟁은 더욱 격렬해졌다.

선수들은 과열된 몸싸움에 한껏 예민해져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후반 20분에는 휘슬이 울린 상황에서 공중볼을 다투던 서울 공격수 일류첸코가 수원 수비수 이기제를 밀었다. 이기제는 곧장 일류첸코에 달려들었다. 다행히 양 팀 선수단이 중재하면서 큰 충돌까지 어이지지 않았다. 주심은 두 선수에게 경고를 줬다.

유혈 사태도 있었다. 서울의 수비수 이상민은 전반 30분경 상대의 공을 뺏으려다 동료와 충돌해 이마에서 출혈이 일었다. 이상민은 의료진의 지혈을 받고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상민은 경기가 끝나고 곧장 병원으로 후송됐는데, 서울 관계자에 따르면 왼쪽 눈 위에 약 20~30바늘을 꿰매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치 ‘전쟁’과 같은 경기였지만, 결과는 무승부로 돌아가면서 양 팀 모두 고배를 삼켜야했다. 중원에서는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지만, 마무리까지 제대로 이어지지 못했다. 양 팀 모두 이날 유효 슈팅이 3개에 불과했다.

파이널B의 다른 네 개 팀이 아직 35라운드를 마치지 않은 가운데 승점 1점을 더한 서울은 8위(승점 42점)를 유지했고, 수원은 일단 10위(승점 38점)에 머물렀다. 11위 김천 상무(승점 35점)와 12위 성남FC(승점 25점)전 결과에 따라 수원의 순위는 달라질 수 있다.

수원=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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