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병원장 “필수의료 확충 위해선 국립대 의대 정원 늘려야”

제주대병원장 “필수의료 확충 위해선 국립대 의대 정원 늘려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
권은희 “필수의료 전공의 미달률 심각… 공공임상교수제도 실효성 없어”
필수의료 확충 해법으로 필수의료 수가 재검토 등 제시

기사승인 2022-10-12 12:54:36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사진=박효상 기자

필수의료 인력 확충을 위해선 국립대학교의 의과대학 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국립대병원은 지역 필수의료의 중심이라는 역할이 지속적으로 요구돼 왔다”며 “그런데 전남대·전북대·제주대병원은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분야의 전공의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라도와 제주도의 필수의료 전공의 미달률은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제주대병원엔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1명도 없는 실정이다. 권 의원에 따르면 소아청소년과의 정원 대비 현원 현황은 △전남대병원 16명 중 6명 △전북대병원 15명 중 5명 △제주대병원 △4명 중 0명이다. 

이러한 탓에 필수의료 과목 의사들은 이비인후과에 비해 1명당 1.3배~2.5배 더 많은 환자를 감당하는 상황이다. 권 의원에 따르면 내과의 의사 1명당 환자 수는 △전남대병원 7.7명 △전북대병원 9.3명 △제주대병원 8.7명이다. 이비인후과의 경우 각각 3.1명, 4.6명, 4.3명이었다. 필수의료과 의사의 업무 부담이 높고 환자로서도 의료서비스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고 권 의원은 비판했다.

이러한 의사 부족 현상은 현장에선 ‘진료보조인력(PA)’로 메꿔지고 있다. PA는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 의사가 하는 진료·치료 행위 일부를 대신하는 병원 내 보조 인력을 말한다. 

권 의원은 “PA는 업무 범위가 모호하고 운영·관리체계가 미비하다는 논란을 낳고 있는 제도”라며 “현장에선 의료인력이 부족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PA를 채용하고 있는데, PA 비율이 20~30%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정책적 대안으로 제시된 ‘공공임상교수제’마저 충원율이 미비하다. 공공임상교수제는 국립대병원에 소속된 정년보장 정규 의사로, 소속 병원과 지방의료원 등에서 필수의료와 수련교육을 담당하도록 설계됐다. 

세 병원은 모두 15명의 공공임상교수 모집 공고를 냈으나, 전남대병원은 지원자가 없었고 전북대병원은 신경과·외과·내과 각 1명, 제주대병원은 아무도 채용하지 않았다. 

권 의원은 “공공임상교수제 채용 지원 결과를 보면 전혀 실효성이 없는 대책”이라며 “필수의료 부족, 수도권 전원률 높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겠나”라고 물었다.

세 병원은 모두 필수의료 붕괴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선 지방 국립대병원의 의료인력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병철 제주대병원장은 “필수의료 인력을 늘릴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는 지방국립대 정원을 늘리는 것”이라며 “지방에 있는 국립대병원의 정원이 적다. 전체 정원을 늘리지 않더라도 배분을 통해 증원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유희철 전북대병원장은 “지방국립병원의 인턴, 전공의의 정원 증원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지역에서 의료인력을 확충하고 싶어도 인력배정 자체가 적기 때문에 수도권에 비해 의료인력의 양성·유지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안영근 전남대병원장은 필수의료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했다. 안 병원장은 “전공의 때부터 필수의료를 담당할 경우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전문인력 양성을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분쟁 특례법 제정 등으로 법정분쟁 부담 해소, 필수의료 수가 재검토 등도 해법으로 제시했다. 안 병원장은 “많은 의료진은 필수의료 과목을 선택함으로써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어려운 시술을 하게 되면 의료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특례법이 제정돼 적극적인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흉부외과, 외과 등의 필수의료의 수가를 강력하게 재검토해야 한다”며 “어려운 일을 하고 있는 의료진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것은 당연한 책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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