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집중포화를 맞았다. 게임위는 ‘블루 아카이브’ 등급분류 상향 권고, P2E(Play to Earn) 게임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진땀을 빼는 모습을 보였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문체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지난 13일 국정감사에서 게임위를 향해 질타를 쏟아냈다. 게임위 김규철 위원장은 “꼭 게임을 개발해야 만이 전문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게임 이용자 의견이 의원실로 쇄도하고 있는데 이번 사안을 살펴본 바 모든 불만에는 공통점이 있다”며 “심의 기준부터 사후관리 등 게임위의 등급분류 과정을 이용자들이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임위는 최근 국내 앱 마켓에서 자체등급분류를 통해 전체 이용가에서 15세 이용가로 서비스 중이던 ‘블루 아카이브’, ‘페이트 그랜드 오더’, ‘소녀전선’ 등 모바일 게임을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으로 올리라고 권고했다. 이에 대다수의 게이머들은 게임위가 편파적 여론에 영향을 받아 불공정한 심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상향 철회와 함께 엄청난 양의 민원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민원 내용은 다양했지만, 모든 민원이 심사기준·사후 관리 방법 등 일련의 등급분류 과정에 납득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서는 같았다”며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체계적인 기준 및 공정하고 투명한 등급분류 절차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심의 과정에서 각 의원이 의견을 내는 사례보다 연구원의 검토를 그대로 수행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질타했다.
이상헌 의원실에서 게임위 회의록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게임위에 상정된 게임은 총 3828개다. 그러나 이 중 심의과정에서 위원 의견이 개진된 경우는 227건에 불과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꼭 게임을 개발해야만 전문가가 아니라고 보기 때문에 이에 대해선 문체부와 개선 방향을 함께 고민하겠다”며 “회의록은 절차에 따라 공개하고 있지만 부족하다면 다른 방법도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글로벌 게임플랫폼 스팀을 향해서는 “골칫거리”라면서 “수년째 한국 등급분류를 받으라고 권유하고 있지만 외국 사이트고, 외국에 서버를 두고 있어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스팀이 그래도 '이런 게임은 (한국에서 유통하기엔) 과하다'라고 하면 (상점에서) 내려 주는 경우도 있다”고 현황을 설명했다.
이날 국정감사에선 P2E 게임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현재 국내에서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게임 내 재화를 현금으로 환전하는 행위를 사행성을 이유로 금지하고 있어 P2E 게임 국내 출시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P2E 게임에 대해 전세계적으로 추세를 외면할 수가 없는데 우리는 사행성이라고 해서 언제까지 막을 것인가"라며 "미국과 베트남은 P2E 게임을 허용하고 있으며, 일본과 싱가포르는 제한적 허용을 하고 있다. 이런 방법을 찾아서 공간을 열어주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솔직히 저도 해주고 싶다”며 “현재 게임법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개정 때 정도와 방법의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