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 딛고 돌아온 르세라핌 “더 강해졌어요” [들어봤더니]

시련 딛고 돌아온 르세라핌 “더 강해졌어요” [들어봤더니]

기사승인 2022-10-17 14:40:21
미니 2집으로 돌아온 그룹 르세라핌. 하이브

어느날 갑자기 지구에 운석이 떨어진다면. 그룹 르세라핌이 17일 자정 공개한 신곡 ‘안티프래자일’(ANTIFRAGILE) 뮤직비디오는 이런 상상에서 출발한다. 패닉에 빠져 도망치는 사람들 사이에서 르세라핌 다섯 멤버들은 가소롭다는 듯 미소 짓는다. 시련이 자신을 때려도 “더 높이 가줄게, 내가 바랐던 세계 제일 위에”(안티프래자일 가사 중)라고 노래하는 르세라핌을 이날 서울 신촌동 연세대학교 백주년콘서트홀에서 만났다.

“언제나 꽃길만 걸을 순 없어도…”

‘안티프래자일’은 ‘깨지기 쉬운’이란 뜻을 가진 영어단어 ‘프래자일’(fragile)의 반대 의미로 미국 경제학자 나심 탈레브가 만든 신조어다. 르세라핌은 이 단어에 “어떤 어려움이 오더라도 실력과 노력으로 극복하며 우리만의 길을 개척하겠다는 결심”(김채원)을 담았다. 멤버들이 직접 가사를 쓰진 않았지만, “우리 이야기”라고 자부할 정도로 자전적이다. 일본 그룹 HKT48와 한일 합작 그룹 아이즈원을 거쳐 르세라핌으로 세 번째 데뷔를 한 사쿠라는 “나와 김채원은 재데뷔에 따른 부담이 컸다”고 털어놨다. 다른 멤버들도 곡절을 겪었다. 카즈하는 르세라핌으로 데뷔하기 위해 15년간 해온 발레를 그만뒀고, 허윤진은 연습생 생활 중 꿈을 포기할까 고민했다고 한다. 홍은채는 가장 늦게 팀에 합류해 고군분투했다. 김채원은 “언제나 꽃길만 걸을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는가가 중요하다. 우린 어떤 어려움도 헤쳐 나가겠다는 각오가 확고하다. ‘안티프래자일’에 이런 이야기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르세라핌. 하이브

“‘피어리스’보다 최소 2배는 힘들어”

‘두렵지 않다’며 여유를 강조한 ‘피어리스’와 달리, ‘안티프래자일’은 빠른 박자로 활기찬 분위기를 전한다. 안무도 훨씬 어려워졌다. 사쿠라는 “‘피어리스’보다 ‘안티프래자일’ 퍼포먼스가 최소 2배는 힘들다. 이제 ‘피어리스’는 발라드로 느껴질 정도”라며 웃었다. 홍은채는 “안무를 연습하다가 팔에 근육이 생겼다”고 했다. 이들은 컴백에 앞서 데뷔 전부터 촬영한 다큐멘터리를 유튜브에 깜짝 공개하기도 했다. 다큐멘터리엔 음악방송에서 1위 트로피를 받는 등 영광스러운 순간보다는 깨지고 무너지며 눈물 흘리는 장면이 더 많다. 허윤진은 “팀이 결성되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 솔직하게 보여주고 싶었다”며 “멋진 모습만 담을 수도 있었지만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자는 마음이 더 컸다. 그렇기에 보는 사람들도 더 공감하셨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데뷔 음반과 신보 똑같이 열심히 준비”

신곡 제목 ‘안티프래자일’은 르세라핌이 지난 몇 달 간 겪은 일을 생각하면 더욱 의미심장하다. 이들은 지난 5월 6인조로 데뷔했지만, 멤버 김가람이 학창 시절 학교폭력 가해자였다는 의혹이 나와 고초를 겪었다. 의혹을 부인하던 김가람은 지난 7월 결국 팀을 떠났다. 다만 ‘안티프래자일’에 등장하는 시련이 멤버 탈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멤버들은 “데뷔 전부터 준비한 노래라서 ‘피어리스’ 활동을 끝내자마자 녹음과 연습을 시작했다”며 “데뷔 음반과 이번 신보 모두 똑같이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허윤진은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는 분들이 우리 음악을 들으며 조금이나마 위안과 힘을 얻는다면 우리도 행복할 것 같다”고 소망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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