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망설이는 ‘당대표 출마’ 그 이유는?…‘윤심·당내지지 불안’

유승민, 망설이는 ‘당대표 출마’ 그 이유는?…‘윤심·당내지지 불안’

국민의힘 관계자 “일대일 불리…다자구도 유리”
신율 “윤심 들어가면 여론조사와 다를 수 있어”

기사승인 2022-10-20 06:10:02
유승민 전 의원.   사진=박효상 기자

유승민 전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 대표 지지도 1위를 기록하면서 유력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당협 개편과 당내 견제, 이미지 등의 이유로 여론조사와 달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20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유 전 의원이 조금씩 정치적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그는 지난달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논란’ 영상을 게시하고 “윤 대통령님 정신 차려라”라며 “부끄러움은 국민의 몫이냐”라고 글을 올렸다.

이어 같은 달 29일에는 대구 경북대학교 특강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에서 “온 국민을 청력테스트 하고 있다”며 “먹고 살기도 힘든데 국민이 얼마나 기가 막히겠느냐. 국민을 개돼지로 취급하는 코미디 같은 일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당대표 선출을 앞두고 국민의힘은 당협을 전면 개편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비대위는 당협 총 235곳을 당무 감사하기로 했다. 이 중 68곳이 사고 당협으로 당협위원장이 공석이다.  당협이 대규모 개편되면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일각에서는 ‘친이준석계’와 ‘친유승민계’를 솎아내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당대표 선거의 비율인 당원 70%, 일반국민 30%에서 역선택 방지를 위해 당원 100%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유 전 의원은 중도와 진보에서 과반 이상의 지지를 받고 있고 보수에서도 오차범위 내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데이터리서치가 지난달 26일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당대표 지지율’을 묻자 유승민 전 의원이 34.3%로 가장 높게 나왔다. 뒤이어 나경원 전 의원 14.2%, 이준석 전 대표 14.0%, 안철수 의원 12.3%, 김기현 의원 5.4%, 정진석 비대위원장 2.6%, 장제원 의원 2.5%, 권성동 의원 1.6% 순이다. 잘모름과 무응답은 13.1%로 집계됐다.

정치성향별로는 보수 지지층에서는 나경원 24.8%로 유승민 23.5%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으며 중도층에서는 유승민이 34.0%, 나경원 13.7%로 격차를 벌렸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유 전 의원을 도울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지만 성상납 혐의를 인정했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이 역시 어려워졌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13일 가로세로연구소를 상대로 ‘성상납 의혹’이 허위라고 고발한 이 전 대표를 무고혐의로 송치했다.

또 ‘배신자’ 프레임도 발목을 잡는다. 유 전 의원은 2015년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정부의 세금 부족과 창조경제의 문제점을 지적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갈등이 커졌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이 유 전 의원을 배신자라고 언급하면서 해당 프레임이 굳어졌다.

결국 유 전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의 탄핵 당시 찬성표를 던지면서 보수 지지층 사이에서 배신자 이미지로 남게 됐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19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일대일 구도로 진입하면 유 전 의원이 이기기 어려워진다. 당협 개편과 전당대회 규칙 변경 등도 악영향이 될 수 있다”며 “이 전 대표도 연일 사법 공방을 이어가고 있어 지원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다자구도가 되면 유 전 의원이 이길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보수 지지층에서 지지를 끌어내야 하는 만큼 당대표 출마 의지가 있다면 배신자 프레임을 벗어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도 일대일과 다자구도 간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역선택 방지안이 들어가면 현재 여론조사와 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당대표 선거에서 역선택 방지안이 들어가면 달라지는 방향이 생긴다”며 “여론조사는 모두 다 조사하지만, 당원들은 윤심이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이 여당에 영향력이 생기고 이런 것들이 작용하면 지금은 압도적이지만 실제로 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일대 일과 다자구도는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출마 고심의 이유에는 전략적 모호성도 있다”며 “미리 출마선언을 하면 정리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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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hb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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