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불매운동 확산에…최근 어떤 사례 있었나

SPC 불매운동 확산에…최근 어떤 사례 있었나

유니클로·남양유업·신세계·서울우유 등
업계 “사고 터졌을 때 적확한 대응 보여야”

기사승인 2022-10-21 06:00:10
지난 17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SPC 계열 SPL 제빵공장에서 지난 15일 소스 교반기계에 끼여 숨진 근로자 A씨에 대한 추모제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은 한 기업을 무너뜨릴 만큼 큰 힘을 가지고 있다. 최근 SPC그룹 계열의 경기 평택 소재 공장에서 20대 근로자가 기계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SPC그룹 계열 브랜드를 대상으로 불매운동 움직임이 조금씩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불매운동 효과가 있겠냐는 식의 비판이 있지만 실제 이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던 기업 사례를 모아봤다.

불매운동 효과 없다고? 과연 그럴까

업계에 따르면 역대 불매운동의 대상은 대부분 유통기업이었다. 이들은 국제 정치, 대리점 갑질, 소비자 호도, 오너 리스크, 여성혐오 광고 등의 행위로 소비자들의 비판을 샀다. 남양유업은 지난 2013년도부터 소비자의 불매운동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기업이다. 남양유업은 지난 2013년 ‘대리점 갑질 사태’로 한 차례 불매운동을 겪었다. 지난해에는 남양유업의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를 저감하는 효과를 낸다고 주장했지만 해당 연구가 임상시험이나 동물시험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또다시 불매운동의 타깃이 됐다. 한 때 1조원을 넘겼던 남양유업 매출액은 지난 2년 연속 9000억원대에 머물렀다. 200억원을 전후하는 영업적자도 매 분기 이어지고 있다.

유니클로는 지난 2019년 일본 제품을 불매하겠다는 ‘노 재팬’ 운동의 집중 타격을 받았다. 2018년 일본의 수출 규제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당시 유니클로의 모기업의 한 임원이 “한국의 불매운동이 장기적으로 계속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하면서 불매운동이 확산됐다. 당시 유니클로 국내 법인은 2020년9월~2021년8월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7.5% 줄어들었다. 또한 매출이 급감하며 190개가 넘었던 국내 유니클로 매장은 130여개까지 감소하기도 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인 ‘NO재팬’을 본뜬 ‘NO정용진’ 운동.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앞서 우유업계가 여성을 젖소에 비유했다는 여성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서울우유의 유기농 우유 광고 영상(왼쪽)과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홍보 웹툰에 등장하는 캐릭터. 사진=서울우유 유튜브,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사이트 캡처

오너 리스크로 인한 불매운동 사례도 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에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멸공 발언’이 있었다. 멸공 논란이 확산된 것은 지난 1월6일 정 부회장이 SNS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이 들어간 기사와 함께 ‘멸공’ 등 해시태그를 달면서부터다. 당시 온라인상에서는 스타벅스를 비롯해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SSG닷컴 등이 불매운동 표적으로 떠올랐다. 당시 국내 유명 커뮤니티에서는 “G마켓, 옥션도 이마트 것, 불매하자” “기업 총수면 몇 만 명의 직원 밥줄을 쥐고 있는 것 아닌가” 등의 비판 글들이 올라왔다. 주가는 급락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전국 이마트 노조는 비판 성명을 냈고, 이에 정 부회장은 “멸공 관련 언급은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사태가 마무리됐다.

서울우유도 지난해 말 여성혐오 광고 논란으로 소비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광고는 카메라를 든 한 남성이 강원의 한 청정 지역에서 흰 옷을 입은 8명의 남녀를 발견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남성은 이들을 몰래 촬영하려 한다. 이때 인기척을 느낀 남녀가 모두 젖소로 바뀐다. 서울우유 측은 영상 속 8명 중 2명만 여성이라고 했지만 광고에서 주로 클로즈업된 사람은 여성이었다. 당시 소비자들은 해당 광고가 여성을 젖소에 비유했고, 여성을 ‘도촬’하는 내용까지 담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네티즌들은 “불쾌하다” “앞으로 서울우유 불매다”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일자 서울우유 측은 해당 광고를 공식 채널에서 삭제하고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겠다”며 사과했다.

온라인상에서 퍼지고 있는 SPC그룹 계열사 브랜드 목록. 사진=트위터 캡쳐

“사고 났을 때 적확한 대응 보여야”

현재 SPC그룹의 계열사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SPC그룹 계열의 경기 평택 소재 제빵공장에서 20대 근로자가 기계에 끼여 숨진 사고가 도화선이 되면서 기존 노동환경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서다. 앞서 SPC 노동자들은 SPC그룹 및 계열사에 열악한 노동환경 문제 개선을 지속적으로 촉구해 왔다. SPC 그룹은 지난 2017년 불법파견 문제, 2021년 사회적 합의 불이행 및 노조 파괴 문제로 사회적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번 사고에 대한 SPC의 대응은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에 더욱 기름을 끼얹었다. SPC는 이번 사고 이후 고용노동부 조치에 따라 현장을 차례로 폐쇄했지만 가맹점 피해가 우려돼 생산을 멈출 수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사고 바로 다음날 SPC는 런던 매장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는 보도자료를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허영인 회장의 사과문은 사고 발생 이틀이 지나서야 나왔다. 이후 SPC는 “사고 당시 목격한 직원들은 즉시 업무를 중단 시켰다. 인근 생산라인도 현재 모두 중단한 후 150여명의 직원들은 유급 휴가를 제공했다”고 해명했지만 한 번 돌아선 소비자들의 마음은 쉽게 돌아오지 않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사회적 논란이 된 사안에 대해서 기업들이 신중하고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나쁜 기업’ 이미지가 생길 경우 이를 회복하는 데에는 상당한 비용과 긴 시간이 소요되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나쁜 기업‘ 이미지가 생기면 이를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특히 요즘과 같은 SNS, 커뮤니티가 활성화된 시대라면 그 확산과 이미지 고착화는 더욱 빠르게 이뤄질 수밖에 없다”며 “회사에서는 이같은 리스크 관리 팀을 마련해놓고 어떤 사안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적확하게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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