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익은 가을' 예천의 가을 풍경

'농익은 가을' 예천의 가을 풍경

기사승인 2022-10-21 05:00:02
예천(醴泉)의 금당실전통마을은 지난 2006년 ‘생활문화체험마을’로 선정돼 고택의 보강공사를 진행했다. 함양 박씨 3인을 모신 금곡서원, 함양박씨 입향조 박종린을 숭모하여 재향을 올리는 추원재, 원주 변씨 변응녕을 기리는 사괴당 고택, 양주대감 이유인의 99칸 고택터, 조선 숙종 때 도승지 김빈을 추모하는 반송재 고택 등은 원형대로 보존됐다.

-풍요 내려앉은 예천 금당실 마을…
-천하 십승지 중 하나, 아름다운 풍광
-하늘에서 본 풍요로운 가을들녘

금당실전통마을에 가을이 익어가고 있다. 따스한 추양(秋陽)에 장독대 위 호박들호박고지로 익어가고, 촌부는 참깨 수확에 가을볕이 짧다. 감나무마다 주렁주렁 달린 감들이 익어가고 가을 햇살 속 곶감이 달콤함을 더해간다. 처마 밑 한견에선 종자로 쓸 옥수수와 고추가 풍요롭다. 황금벌판 한 가운데 자리한 부부 소나무 한 쌍 뒤로 흐르는 뭉게구름은 가을이 깊어감을 전한다.
금당실전통마을의 주변 다랭이 논과 정리된 농지가 적당히 조화를 이루며 한 폭의 가을화를 그려냈다.

경상북도 예천군에서 북서쪽 5.6 km 금당실은 산지가 잘 발달되어 있고, 마을 옆으로는 금곡천이 흐른다. 비옥한 농경지가 잘 형성되어 있어 예로부터 마을을 형성하기 알맞은 지역이라고 알려졌다. 천연기념물인 울창한 소나무 숲(송림)과 황금벌판을 이룬 마을 앞 문전옥답과 기하학적 모양으로 풍요를 이야기하는 다락논이 가을의 정경을 연출한다.

물맛이 좋아 ‘단샘’이라는 뜻으로 지어진 이름 ‘예천(醴泉)’군 용문면에 소재한 금당실전통마을은 ‘물에 떠있는 연꽃’을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기도 하다. 마을산인 오미봉 정상으로 드론을 띄어 내려다보면 북쪽의 매봉, 서쪽의 국사봉, 동쪽의 옥녀봉, 남쪽의 백마산으로 둘러싸인 마을의 풍광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조선 명종 때의 풍수지리학자 남사고(南師古:1509~1571)는 정감록(鄭鑑錄)에서 금당실을 십승지지 가운데 한 곳으로 꼽으며 ‘금당과 맛질을 합하면 서울과 흡사하나 큰 냇물이 없어 아쉽다’고 했다. ‘병화가 들지 못한다’는 지형 때문인지 임진왜란 때도 피해를 보지 않았다. 힐링하기 좋은 반서울 십승지의 땅 용문은 용이 뛰어노는 여유로운 마을로서 풍류와 멋을 마음껏 느낄 수 있다.

금당실 마을에는 양주대감 이유인의 99칸 저택 터를 비롯하여, 초간 권문해의 유적인 종택과 초간정, 용문사, 금곡서원, 추원재, 사괴당 고택, 조선 숙종 때 도승지인 김빈을 추모하는 반송재 고택 등의 문화 유적이 많이 남아 있고, 고택 사이를 미로처럼 이어주는 돌담길이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이곳을 찾는 탐방객들을 반긴다.

안준식 금당실정보화마을 운영위원장은 “북동쪽으로는 소백준령이 감싸고 서남쪽으로는 금곡천과 동쪽으로는 선동천이 흐르는 전형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의 형을 갖춘 명당으로서 연꽃이 피어있는 모습이라 하여 연화부수형(蓮花浮水形)”이라면서,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금당실전통마을은 이순신을 구하신 약포 정탁대감과, 우리나라 최초의 백과사전(대동운부군옥)을 편찬하신 초간 권문해 선생 등 많은 인물을 배출한 인재의 고장”이라고 설명한다.


 





 

 


금당실전통마을 전경

 예천=글·사진 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

곽경근 기자
kkkwak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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