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RNG전 2세트, 희비 가른 ‘미드 차이’ [롤드컵]

T1-RNG전 2세트, 희비 가른 ‘미드 차이’ [롤드컵]

'페이커' 이상혁, RNG와 8강서 숨은 수훈 선수
2세트 상대 갱킹 흘리며 시간 벌어
전문가 "미드 차이로 결정이 난 시리즈"

기사승인 2022-10-22 11:55:43
T1의 '페이커' 이상혁.   라이엇 게임즈

시리즈의 향방을 결정지을 수도 있었던 2세트. 희비는 미드에서 갈렸다.

T1은 2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2022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중국 로열 네버 기브업(RNG)과의 8강전에서 3대 0 완승을 거두고 4강에 진출했다.

분수령은 2세트였다. 1세트를 선취한 T1은 2세트 초반 탑에서 사고가 터지며 사실상 쓰러졌다. 그러나 ‘구마유시’ 이민형(자야)을 성장시키며 버텼고, 끝내 41분 만에 대역전승을 일궈냈다.

노데스로 딜을 욱여넣은 이민형이 가장 빛났지만, 숨은 수훈 선수도 있다. 미드라이너 ‘페이커’ 이상혁이다. 

2세트 ‘아칼리’를 플레이 한 이상혁은 RNG의 노림수를 수차례 흘려내며 T1에게 시간을 벌어다줬다. 4분53초쯤 적에게 쫓기는 ‘비에고(오너)’를 구출한 뒤, 플래시를 이용해 상대 포위망을 빠져나오더니 10분43초쯤엔 서포터(노틸러스)를 대동한 RNG의 노림수를 재차 흘려냈다. 12분44초엔 ‘웨이(세주아니)’의 갱킹을 또 한 번 회피하며 생존에 성공했다. 

좀처럼 미드가 무너지지 않자, 마음이 급해진 RNG는 들고 있던 전령을 미드에 풀었다. 이로 인해 내리 3데스를 기록한 ‘제우스’ 최우제(제이스)의 숨통이 다소 트였다. 이민형도 바텀에서 보다 안정적으로 성장할 시간을 벌었다. 이상혁은 15분쯤에도 갱킹을 회피, 턴을 빼내며 상대 소모값을 늘렸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클템’ 이현우 해설위원은 이러한 이상혁의 플레이를 짚으면서 “아니 페이커, 몇 번을 드리블 하는 것이냐”며 “저런 것 한 번 한 번이 정말 엄청 큰 거다”라며 감탄했다. ‘리라’ 남태유 위원 역시 “(페이커가) 정글을 한 번 찾아주면 바텀이 타워를 세 대, 네 대 계속 친다”며 이상혁의 플레이를 주목했다.

이상혁은 교전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이어갔다. 특히 역전의 시발점이 된 37분 장로 드래곤 전투에서 상대 진영의 허리를 가르며 딜로스를 유발했다. 뒤이어 상대 주요 딜러인 ‘카이사’를 암살해 아이템 ‘수호천사’를 소모시켰고, 곁에 있던 ‘노틸러스’까지 잡아냈다. 잔여 병력을 쓸어낸 T1이 내셔 남작 버프까지 차지하며 역전에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개인장비를 챙겨 경기장을 떠나는 '샤오후'.   라이엇 게임즈

시리즈 내내 맹활약을 펼친 이상혁과 달리, RNG의 미드라이너 ‘샤오후’는 사이드 푸쉬 과정에서 킬을 손쉽게 헌납하거나 다소 집중력을 잃은 모습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롤드컵에서 유독 약해지는 ‘가을 잔혹사’를 이번에도 되풀이했다.

‘강퀴’ 강승현 해설 위원은 경기 종료 후 자신의 개인 방송에서 “2세트 구마유시가 잘했지만 미드 차이가 엄청나게 났다. 시간을 다 벌어줬고, 상대 미드와의 격차가 엄청 컸다”며 “정확하게는 미드 차이로 결정이 난 시리즈”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상혁과 T1은 롤드컵 7회 연속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상혁은 올해까지 총 7번의 롤드컵에서 단 한 번도 4강 이하의 성적을 기록한 적이 없다. 그간의 기록과 행적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음을 다시 한 번 스스로 증명했다.

T1의 다음 상대는 중국의 징동 게이밍 인텔이다. 그룹스테이지 B조를 1위로 통과하고, 8강에선 로그(유럽)를 3대 0으로 완파하는 등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점쳐진다. 이상혁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LCK(한국)와 LPL(중국)의 라이벌 관계에 대해 “지역은 중요하지 않다”면서 “지금 우리팀은 누구든 이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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