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더불어민주당 당사 내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을 재시도하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커진다는 분석이다. 이로써 그간 이 대표를 중심으로 결집했던 민주당이 흔들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4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는 민주연구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하려 검사와 수사팀을 해당 장소에 보냈다. 이날 오후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측 변호인이 민주연구원에 도착하자 검찰은 압수수색을 시작했다.
민주당은 진행되던 국정감사마저 중단한 뒤 방어에 힘썼다. 민주당은 오전 10시에 긴급의원총회를 개최했다. 긴급의총이 끝난 후 이재명 대표는 이날 민주당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울먹거리며 자신의 심경을 표했다. 이 대표는 “비통한 심정”이라며 “침탈의 현장을 기억해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오전 11시 30분 용산 대통령실 앞으로 이동해 검찰 독재 등에 항의하는 규탄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9일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체포한 뒤 민주연구원에 대한 첫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의 강력한 반발에 물러났다.
이 대표는 20일 긴급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당대표 취임 후 55일 만의 첫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회견에서 불법 대선자금 수수 의혹,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등을 전면 부인하고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특검을 추진할 것을 정부와 여당에 공식적으로 제안해 맞섰다.
하지만 점점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리스크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 내부에는 불안한 기운이 엄습하는 모습이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지난 17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이 대표가 방위 산업체 주식을 보유했다가 매각한 것과 관련해 “실망스럽다”고 심경을 드러낸 바 있다.
설훈 민주당 의원도 지난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런 사태(사법리스크)를 예견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20대 국회에서 당을 향해 쓴소리를 내뱉던 김해영 전 민주당 의원도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를 향해 “그만하면 됐다”며 “이제 역사의 무대에서 내려와 달라”고 공개 퇴진을 요구했다.
김 전 의원은 24일 한 번 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의 단일대오(정치 분야 용어, 한때 합치는 것을 의미)가 그 지향하는 바를 달성하기 위한 게 아니라 특정인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면 그러한 단일대오에는 저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용 부원장이 8억원 대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것에 대한 이 대표 책임론을 주장한 것이다.
전문가는 아직은 비명계의 목소리가 무르익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기소가 임박한 상황까지 가야 당내에서 이 대표를 향한 책임론이 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24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아직은 측근 수사까지 진행된 것”이라며 “이 대표가 소환되는 상황이 오거나 기소에 임박하는 정도까지 간다면 당내에서도 부정적인 반응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평론가는 “지금은 몇몇 사람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수준”이라며 “(압수수색을 통한) 증거나 진술이 나와야 (비명계 등장이 본격화) 되는 거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재 검찰 조사를 받는 사람들이 이 대표에게 직접 돈을 전달했다거나 대선 캠프에 썼다거나 하는 증거가 나와야 하는데 아직은 없어서 (비명계의) 때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