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통령 ‘시정연설’ 보이콧…헌정사상 최초

민주당, 대통령 ‘시정연설’ 보이콧…헌정사상 최초

이재명 “국민기대 져버린 것 엄중한 심판”
박홍근 “더 엄중한 항의 방식 채택”
오영환 “민주당 의원 전원 불참”

기사승인 2022-10-25 09:38:11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의원총회 후 본관 중앙계단에서 항의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임현범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시정연설’ 보이콧 방식으로 불참을 채택했다. 의원총회 결과에 따라 민주당 의원들은 불참 후 침묵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보이콧 방식으로 ‘불참’을 선택함에 따라 헌정역사 최초로 대통령 시정연설에 의원이 불참하게 된다. 이번 시정연설은 결국 반쪽짜리가 됐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5일 국회 본관 예결위회의장에서 “국정감사 마지막 날 중앙당사가 침탈당하는 일이 발생했다”며 “국회 권위를 부정하고 야당을 짓밟는 것을 넘어 말살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행위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서 반복돼서는 안된다”며 “국민과 당원 언론도 똑똑히 지켜봤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시정연설을 하루 앞두고 벌어진 이번 사태는 정상적인 정치를 거부하고 국민과 헌법 위에 군림하겠다는 선전포고다. 정치의 도의와 국민 기대를 저버린 것에 대해 엄중한 심판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치는 사라지고 폭력적인 지배만 남아서 정치검찰들의 검찰 독재와 공안통치가 판을 치고 있다”며 “야당을 말살하고 폭력적인 지배를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겠다면 이제는 맞서 싸울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대통령이 외교현장에서 국회를 이 XX로 표현했다. 대통령실도 야당을 향해 한 것이라고 인정했다”며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에 오기 전 그간의 막말과 정쟁에 대해 국민과 국회에 사과하길 바랐다”고 말했다.

또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 조건을 들어본 적 없다고 말했지만, 대통령이 외교현장에서 야당을 욕한 사례는 있었냐”며 “공식석상에서 주사파를 언급하면서 협치가 불가능하다 말한 건 군부 시절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정감사 기간에 제1야당 중앙당사를 압수수색한 유례도 없다”며 “5개월 전 국정 주요사안을 국회의원과 긴밀히 논의하겠다고 해놓고 뒤로는 막말과 민생 외면, 야당탄압, 입법부 부정을 했다. 이번 시정연설로 또 국회를 기만할 거냐”고 반발했다.

박 원내대표는 시정연설 대응방식을 언급하면서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의 행보를 지적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자유한국당으로 있던 지난 2017년 6월 문 대통령이 인수위도 없이 1달만에 국회 본회의장 방문했을 때 손 팻말과 무박수, 항의로 맞았다”고 말했다.

이어 “2017년 11월에는 2018년 예산안 시정연설에 검은 복장과 근조 리본, 대형현수막 3개, 고성 등으로 연설을 방해했다”며 “하지만 윤 대통령의 첫 시정연설 당시 민주당은 기립과 박수로 환영했고 국무총리 임명동의안도 선뜻 처리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오늘 국민의힘처럼 대통령 방해보다는 더 엄중한 방법으로 항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원총회 후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시정연설 보이콧 방침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민주당 전원은 입장하지 않는다”며 “윤 대통령 도착 전까지 규탄시위를 이어가고 입장할 때 침묵을 통해 대응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정연설 전 의장실에서 열리는 사전 차담회에는 민주당 원내대표는 참석하지 않는다”며 “본회의장에 입장하면 민주당 의원들은 예결위 회의장에서 비공개 의총을 진행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 퇴장 후에는 규탄을 이어간다”며 “시정연설 평가는 13시에 정책위의장이 진행한다”고 말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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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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