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안심버스·심리부스 철수…남은 상담 창구는

마음안심버스·심리부스 철수…남은 상담 창구는

기사승인 2022-11-05 06:01:01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광장 인근에서 이태원 통합심리지원단 마음안심버스가 운영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5일 이태원 사고 국가애도기간이 마무리되면서 정부에서 지원하던 현장 심리지원부스 및 진료소 운영이 종료된다. 일반 국민에게 대면으로 제공하던 심리 상담은 끝났지만, 전화를 통한 비대면 심리 지원 서비스는 지속 제공될 예정이다.

지난 10월29일 이태원 사고 발생 이후 정부 및 각종 기관에서는 2018년부터 재난 정신건강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국가트라우마센터를 비롯해 마음안심버스, 재난 심리지원 상담소, 지역구 심리지원서비스, 대한적십자사 심리지원 서비스, 간호협회 온라인 심리지원 등 심리지원 서비스 창구 확대에 나섰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정부는 10월30일부터 11월4일까지 유가족과 부상자 등에게 국가 트라우마 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 마음안심버스 등을 통해 심리상담 1203건, 정보 제공 1063건 등을 지원했다.

하지만 공식 국가애도기간 종료와 함께 대부분의 지원 서비스도 철수될 예정이다. 지자체 및 정신건강복지센터·긴급의료지원단이 연계해서 진행했던 심리지원부스, 진료소부스, 마음안심버스 등이 해당된다. 다만, 마음안심버스는 지자체에서 담당해 일부 기간 연장을 결정한 곳도 있다. 

마음안심버스는 서울시 합동분향소 인근인 서울광장과 서울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광장에서 첫 운영을 시작으로 1일부터 순차적으로 양산, 광주, 대전, 춘천 등 약 전국 45곳까지 확대 운영됐다. 버스 안에서는 스트레스 측정기와 우울 자가검진 도구 등을 이용해 검사를 진행한 후, 위험군으로 선별된 이용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장 심리지원 부스와 진료소도 마찬가지다. 심리지원 부스에서는 정신건강복지센터 심리지원팀 전문요원들의 상담을 무료로 받을 수 있으며, 필요한 경우 지역 정신건강센터로 연계해주는 등 지원도 받을 수 있다. 

이들 상담서비스의 특징은 이태원 사고와 직접적으로 연계되지 않아도 목격했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충격을 받은 사람들에 대한 대면 심리지원이 가능했다는 점이다. 해당 서비스 종료와 함께 트라우마 치료가 필요한 일반 국민들에게 대면 심리지원의 폭은 줄어들게 된다.

국가트라우마센터 관계자는 “잠을 잘 못 자거나 소화가 안 된다든지 무기력하다든지 기분이 우울하거나 불안하다든지 사고 장면이 계속 떠오른다든지 스트레스 반응이 있는 경우에는 혼자 참지 말고 상담을 받아보는 걸 추천한다”며 “트라우마는 한참 뒤에 나타날 수 있고, 한 달 이상 괴로움이 지속되면 외상성스트레스증후군(PTSD)이 올 수 있다. 정신건강위기상담전화 서비스는 애도기간이 끝난 이후에도 운영되고, 대면상담 가능한 기관과 연계도 가능하니 트라우마를 겪는 분들이라면 언제든 이용바란다”고 언급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마음안심버스 경우 수요조사를 실시 중이다. 수요가 높을 경우 운영 기간을 더 연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서울시와 밀양시는 찾아가는 마음안심버스로 운영을 전환하고 광주시는 6일까지 확대 운영한다. 

한편, 유가족·부상자 경우 국가애도기간이 끝나도 심리지원은 지속 운영된다. 정부는 유가족·부상자에게 희생자 장례, 부상자 치료, 구호금 지급, 심리치료·상담 등 각종 지원을 제공하는 ‘이태원 사고 원스톱 통합지원센터’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지원센터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본부장인 중대본 소속으로 만들어진다.

전화 상담 창구 多, 연계 통해 대면 상담 예약도 가능

국가트라우마센터 외에도 일반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심리상담 창구는 다양하다. 온라인 상담이 위주지만, 서울시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대면 상담 연계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대한적십자사는 합동분향소 인근에서 운영하던 일부 현장 상담소는 철수하고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및 전화 상담 접수를 이어간다. 또한 서울에서는 화요일부터 이태원역 인근에서 ‘마음 쉼, 카페’를 운영하며 이태원 사고로 마음이 힘든 분들은 물론 경찰관등 사고대응인력, 이태원 상인 들에 대한 현장 대면상담을 이어갈 예정이다. 네이버에서 레잇먼트 카페 검색 후 상담을 예약할 수 있다.

대한간호협회와 정신간호사회가 함께 진행하는 온라인 재난심리지원 상담서비스도 열려있다. 상담은 하루 24시간 서울시자살예방센터 마음이음상담(1577-0199)을 통해 진행된다.

한국심리학회도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심리상담을 무료로 제공한다. 매일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전화 상담(1670-5724)이 가능하고, 내년 1월31일까지 운영된다. 농인, 청각장애인을 위한 메타버스 상담도 진행한다.

서울시 225개소 정신전문의료기관은 11월3일부터 특별심리지원 서비스(우울, 불안검사)를 제공한다. 사전 예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참여 의료기관은 보건소 홈페이지 및 블루터치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트라우마가 우려되는 20대 청년에 대해서 ‘특별 심리지원’을 실시한다. 11월7일부터 자살예방센터에서 온라인 1대 1 채팅상담소를 운영(오후 6~9시)한다. 사전예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신청방법은 서울시 청년자살예방 플랫폼 ‘Y Run On’에 업로드된 정보에 접속해 온라인신청서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용산구와 성북구, 은평구에선 구청이 운영하는 청소년복지상담센터를 통해 10, 20대들이 심리적으로 안정될 수 있도록 상담과 지원을 진행한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지역 정신건강의학과의원 관계자는 “이태원사고 관련 트라우마로 인해 정신건강의학과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대부분 트라우마로 인한 상담을 원해서 오는데, 병원에서는 증상에 대한 진단과 약 처방이 주 역할”이라며 “직접 겪은 것이 아닌 현장 목격, SNS 등으로 인해 트라우마가 생겨 심리 불안을 겪는 경우 기관에서 지원해주는 심리 상담을 이용해보고, 증상이 지속되거나 심해지는 경우 병원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쿠키뉴스는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시민과 함께 슬퍼합니다.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언론이 해야 할 일을 하겠습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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