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안전대책회의 3일만에 ‘탈선’…무궁화호 교체는 ‘요원’

철도안전대책회의 3일만에 ‘탈선’…무궁화호 교체는 ‘요원’

기사승인 2022-11-07 12:38:38
연합뉴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철도운영사 대표들을 소집한지 3일 만에 발생한 무궁화호 열차 탈선사고로 철도 운영사들의‘안전 불감증이 생각보다 심각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원 장관은 지난 3일 철도안전 비상대책 회의까지 열고 철도 안전 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지시했지만, 5일 경기도 의왕시 오봉역 코레일 직원 사망사고에 이어 6일 영등포역에서 익산행 무궁화호 열차 탈선사고가 발생해 34명이 경상을 입는 등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7일 현재 오후 1시까지 총 125대의 열차가 운행 조정되는 등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출장 중인 원 장관은 무궁화호 이탈 사고에 대해 "사고가 끊이지 않는 코레일은 이제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며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했지만, 잇따른 사고에 철도 안전대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원 장관은 지난 3일 회의에서도 코레일·SR·신분당선·공항철도 사장과 철도공단 이사장 등을 모아놓고 "책임회피적인 태도 대신 우리 스스로가 국민 안전을 최종적으로 책임진다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어떤 공기업이나 기관이 자기 보호에만 진심이고 안전사고에 남 탓을 한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명심해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에 나희승 코레일 사장은 "두 번의 탈선 사고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 중"이라며 "앞으로 유사한 사고가 절대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고 밝혔지만 코레일의 다짐은 3일을 넘기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잇따르는 철도 안전사고의 가장 큰 문제로 시설의 노후화를 꼽고 있다.

코레일은 무궁화호를 대체할 EMU-150 열차(전기 동차)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제작사인 다원시스의 납품지연으로 무궁화호 운행이 5년 더 연장된 상태다.

다원시스의 1차 계약 납품일인 2021년 12월까지 공정률은 45.3%, 2차 계약 납품예정일을 앞둔 지난 8월 공정률은 6.3%에 그쳤다.

국정감사에서 품질 부적합 등이 지적되면서 발주처인 코레일과 납품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다원시스는 대한상사중재원에 납품 일정 관련 중재도 신청한 상황이다.

특히 이 업체는 지난 5월 인천도시철도가 발주한 '검단·청라연장선 전기동차 제작 구매' 사업까지 낙찰받아 최종납품예정일을 지킬 수 있을지 미지수인데다, 공정률이 저조한 원인도 용접 불량과 부품 설계변경, 수급 지연 등이어서 새 열차의 안전성에도 논란이 일고 있다.

국토부는 철도안전정책관, 철도안전감독관, 철도경찰과 사고조사반을 현장에 투입하고 철도재난상황반을 구성해 사고 수습에 나서고 있지만, 노후화된 무궁화호를 5년 더 이용해야 하는 국민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순영 기자 binia96@kukinews.com
정순영 기자
binia96@kukinews.com
정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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