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를 보다 보면 “애인의 메신저 내용을 봤는데 다른 애인이 있는 것 같다” “상사가 나를 욕하는 메신저 대화를 봤다”는 등의 글이 올라올 때가 많습니다. 그만큼 카카오톡 등 메신저는 우리 사생활을 크게 담고 있으면서 쉽게 노출될 수 있는데요.
메신저 내용을 확인했다는 사람들은 “실수로 본 거다” 또는 “내 가족·애인·친구의 일인데 알아도 되지 않느냐”는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애인 또는 가족이라고 해서, 아니면 직장 동료라고 해서 그들의 메신저 내용을 봐도 되는 거냐며 반발하는 누리꾼도 있습니다. 사생활의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는 이 행위가 ‘비밀침해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장윤미 변호사는 10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남의 메신저를 몰래 봤다면 ‘비밀침해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의민 변호사 또한 “범죄는 특별히 과실범을 처벌하는 규정이 없으면 다 고의범으로만 처벌하게 돼 있다”며 “메신저 대화 내용 확인의 고의성 여부에 따라 비밀침해죄 해당 가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비밀침해죄는 봉함(封緘·봉투에 넣고 봉함) 기타 비밀장치를 한 편지·문서나 전자기록 등 기록을 개봉한 자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등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잠금장치가 있는 메신저를 풀어 볼 경우 의도가 있다고 인정돼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건데요.
우연히 켜진 메신저 대화 내용을 봤을 시 그 행위 자체가 비밀침해죄에 해당한다고 판단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장 변호사는 “옆 사람의 메신저가 켜져 있어 그걸 봤을 때도 오랫동안 봤다는 등 시간도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된다”며 “상황이나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