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많은 청년들의 마음 건강 챙길 거에요” [청년 도전과 금융④]

“고민 많은 청년들의 마음 건강 챙길 거에요” [청년 도전과 금융④]

자아 탐구 플랫폼 ‘푸른망아지’를 운영하는 류승준 대표

기사승인 2022-11-21 06:00:01
류승준 푸른망아지 대표. 사진=임형택 기자

“우리는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받지 못하는 사회 인식과 교육에 노출돼 있어요. 다양성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창업을 선택했어요”


이용자들이 자신의 마음 상태를 알고,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일념으로 콘텐츠를 개발하는 청년이 있다. 자아 탐구 플랫폼 ‘푸른망아지’를 운영하는 류승준 대표(28)는 2020년 12월 서비스를 런칭한 후 180여 개의 심리검사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고민 많은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플랫폼

어렸을 때부터 공부를 싫어했던 류승준 대표는 23년 만에 진로를 찾았다. 류 대표는 “유학 준비를 하던 중 우연히 스타트업을 경험하게 됐어요. 적성에 너무 잘 맞더라고요. 이전의 시간은 모두 속은 것 같았어요. 적성에 맞지 않은 일들이었는데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자신을 속인 거죠”라며 지난날을 회상했다.

류 대표는 대부분 청년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부에만 집중돼있는 교육을 받다 보니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탐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저랑 비슷한 상황의 친구가 있다면 공부만이 전부가 아니라고 얘기해줄 거예요. 본인을 아는 게 가장 중요하죠. 푸른망아지는 이 생각에서 만들어졌어요. 우리 플랫폼은 사용자가 선택하는 자기 보고식 답변을 수집해 그 사람의 성향을 파악하거든요”라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직무 검사를 하는 플랫폼을 넘어 ‘마음 건강’을 챙기는 자아 탐구 플랫폼을 꿈꾼다. 류 대표는 “귀여운 캐릭터가 나와서 말을 걸거나 심리 상담사가 상담을 해주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어요. 운동을 통해 병을 예방하는 것처럼 심리테스트를 통해 마음의 상태를 알고, 예방할 수 있도록 상담해주는 거죠. 마음 건강이 중요한 시대가 반드시 올 거예요. 그때 푸망이 더 많은 사람에게 큰 효용을 줬으면 좋겠어요”라고 포부를 밝혔다.

푸른망아지 캡처

콘텐츠를 즐기면서 맞춤형 마케팅까지

푸망은 MBTI·혈액형·별자리·연애운 등 각종 심리테스트를 통해 MZ세대들이 즐겁게 참여하면서도 소비를 끌어낼 수 있는 ‘레이블링 마케팅’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류 대표는 “기업들이 관행적으로 해왔던 형식적인 배너 광고보다 심리테스트를 통해 직접적인 참여를 끌어내는 광고가 훨씬 효과적이에요. 이용자들에게는 즐거움을, 기업들에는 맞춤형 마케팅을 제공할 수 있죠”라고 말했다.

지난해 AK몰과 함께 한 ‘나만의 브랜드 찾기’ 테스트는 핵심성과지표(KPI)의 125%를 달성할 정도로 화제가 됐다. AK몰에서 명품 전문 쇼핑몰을 새롭게 론칭하면서 푸망과 협업을 기획한 것. 이용자들은 3~5분 동안의 테스트를 통해 샤넬, 아르마니, 바비브라운 등 나와 맞는 다양한 브랜드를 탐색한다. 이용자들은 심리테스트를 통해 AK몰 명품 전문 쇼핑몰에 입점한 브랜드들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인바디을 하면 지방, 근육량 등이 측정되는 것처럼 내면에도 척도라는 게 있다. 행복도와 번아웃, 외향성 등이다. 심리학계에서는 ‘어떤 지표가 높은 사람들이 이런 행동을 할 경향성이 높다’는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 성격 지표를 측정하는 데 가장 많이 활용되는 도구가 심리 검사라는 것이 류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마케팅 용도에서 더 나아가 이 데이터를 통해 보험료를 얼마만큼 청구할지에 대한 예측도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류 대표는 “기존 기업들은 종목이나 상품을 추천할 때 기업의 트랜잭션 데이터로 만들어요. 이전에 이 사람이 이런 행동을 했으니까 이걸 살 거라고 추측을 하는 게 대부분이죠. 사람들의 외향성이나 내향성 등에 대한 데이터는 안 쓰죠”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데이터를 써 추천 시스템을 더 고도화시키는 게 저희가 하려는 일이에요. 특히 보험사는 상품을 구매하면 끝이기 때문에 카드사와 비교해 데이터양이 적어요. 보험사의 경우 이용자들에게 심리 검사를 제공하고 성향을 파악한 후 보험료 산정 등 매출을 좀 더 극대화하는 마케팅을 만들어 보려고 시도했어요”라고 설명했다.

류승준 푸른망아지 대표. 사진=임형택 기자

“3개월만 도전해보면 확실히 알아요” 

푸른망아지는 지난 9월 KB금융그룹의 ‘KB스타터스’로 최종 선정됐다. 비즈니스 모델의 차별성 및 기술 역량, 협업 아이디어의 실현 가능성 및 향후 성장 가능성 등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푸망은 성격 데이터 기반의 초개인화 마케팅, 보험료 산출, 맞춤형 상품 추천 등을 통해 KB금융과의 다양한 금융서비스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류승준 대표는 “앞으로 KB인베스트먼트의 투자받을 의향도 있고 생명보험사 등 KB와 협업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있어 지원했어요. 민간 창업 지원 프로그램은 니즈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다 다르지만, 공공기관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은 전반적으로는 되게 잘되고 있는 것 같아요. 예산이 편성되고 어느 정도 집행이 되고 있죠. 거시적으로 봤을 때는 잘 쓰이고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류 대표가 창업 당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인간관계다. 그는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람하고 상품밖에 없어요. 내가 어떤 사람이랑 같이 일하느냐가 제일 중요해요. 좋은 사람이랑 같이 일해야 좋은 상품이 나오니까요. 그 다음 일은 자연스레 해결돼요”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창업을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무조건 해봐야 한다는 응원을 전했다. 류 대표는 “무조건 해봐야 해요. 머릿속에서 가장 잘 될 것 같은 거를 하나를 잡아서 해보세요. 이게 되면 운이 좋은 거고 안 되면 왜 안 됐는지 알면서 본인 로그가 쌓이죠. 딱 3개월만 해보면 잘 될지 확실히 알아요. 이 과정을 1, 2년 보내면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더 많은 지혜가 생겨요. 시간은 거짓말 안 하거든요. 창업은 무작정 실행하면서 경험을 쌓는 그 용기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라고 조언했다.

☞KB스타터스는?
KB금융이 지난 2015년부터 운영하는 금융권 최초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으로서, 매년 상/하반기로 나눠 혁신 스타트업들을 선발하고 성장단계별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KB스타터스로 선정된 스타트업들은 △KB금융 계열사와의 협업 △내·외부 전문가 경영컨설팅 △투자 유치 △글로벌 진출 △채용 지원 등 성장단계별 다양한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지원받게 되며 서울시 관악구에 있는 120평 규모의 스타트업 전용 공간에 입주할 수 있다.

KB금융은 지난 11월 ‘KB스타터스’와 KB계열사와의 1:1 현장 미팅과 투자유치를 위한 IR 발표가 동시에 진행되는 ‘피치데이’ 행사를 개최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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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hj122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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