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리스크·국정조사 난항…고장 난 국회, 우려 목소리

사법 리스크·국정조사 난항…고장 난 국회, 우려 목소리

국회, 의무 제대로 이행 안 한다는 비판
與 당권 경쟁에 민주당 ‘사법 리스크’, 예결위 대립까지
장성철 “서로 역할 혼돈해 어려운 상황 발생”

기사승인 2022-11-22 06:00:25
국회 본청 본회의장.   사진=쿠키뉴스 DB

여야 간 대립으로 정국이 얼어붙으면서 민생을 책임져야 할 국회가 제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2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여야는 각각 당 내홍과 외부 요인 등으로 혼란에 빠진 상태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당 윤리위원회 징계 건 탓에 정권 초부터 불안한 상황을 지속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현재 차기 지도부 구성을 위한 당권 경쟁에 몰입하고 있다. 일찌감치 당권 도전을 언급한 김기현 의원, 최근 활동의 보폭을 넓히고 있는 안철수 의원 등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어서 당의 의견이 한곳으로 모이기 쉽지 않아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또한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했다는 반응이다. 최근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이 구속된 데에 따른 것이다.

안민석·김용민·유정주 의원 등 7명의 민주당 의원들은 이에 반발해 지난 19일 서울시청 인근에서 열린 정권 퇴진 집회에 참석해 야당을 향한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 또한 21일 검찰 수사의 본질이 ‘이재명 죽이기’라고 발언하며 사법 리스크를 방어하는 데 힘썼다.

이에 대한 여권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논평에서 “이들의 행태는 범죄의 진실을 은폐하기 위한 꼼수이자 조작”이라며 “그들에게 민생경제는 안중에도 없다. 오로지 진영방어가 목표이며 방해가 되는 세력들은 그들에게 모두 적폐일 뿐”이라고 질타했다.

게다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야당이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이 계속해서 불참 의사를 밝히고 있어 상황 타개가 어렵다. 야당 3당(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은 21일 이태원 참사의 진상규명과 원인 파악을 위한 국정조사계획안을 제출했지만 국민의힘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국정조사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의결했다.

여야 대결이 본격화하며 국회 일정도 아슬아슬하게 진행되고 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예산소위)는 지난 17~18일 이틀간 과학방송통신·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보건복지·국방·문화체육·여성가족 등 7개 상임위원회 소관 예산안에 대한 감액 심사를 했지만 쟁점 예산 상당수가 보류됐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예산소위는 22일 감액 심사를 마무리하고 23일부터 증액 심사에 들어가야 했지만 여야 대립이 지속돼 계획이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감액 심사에 착수하지 않은 상임위들은 예비심사도 끝내지 못한 경우가 있는데 여기에는 대통령실 이전 관련 예산 등이 포함돼 또 한 번 여야의 강력한 대립이 예상된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21일 쿠키뉴스에 “민생과 대한민국의 1년을 책임질 이번 예산을 각 당의 자존심을 지키는 정쟁의 수단으로 이용해선 안 된다”며 “입법부 본연의 임무에 온갖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힌 만큼 당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전문가는 여야가 서로 역할을 잘못 찾아 ‘대혼돈’의 시기가 왔다고 지적했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는 21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국회 의석수는 야당이 더 많고 여당은 하고 싶은 게 많은데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며 “대혼돈의 시간이다. 제가 봤을 땐 여야 모두 서로의 역할을 잘못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민주당은 5년간 여당이었다가 야당이 됐으니 헷갈리는 게 있을 거고 여당은 정권교체를 이뤄냈는데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으니 걸리기만 하면 윤리위에 제소하고 자극적인 말을 하며 혼란을 겪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에서도 야당을 야당답게 대우해주지 않는 게 있는데 이 때문에 대화가 없다. 야당과 소통하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다”며 “여야 역할이 바뀐 것에 대한 혼돈을 인지하고 대화하며 협치하는 게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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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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