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 회계 등 부정 논란으로 방송 중단 기로에 놓인 MBN이 법원에 업무 정지 처분을 집행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MBN은 업무정지 취소 소송의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등법원 행정10부(성수제·양진수·하태한 부장판사)에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내린 업무 정지 처분에 대한 집행 정지를 신청했다.
법원은 원고가 행정청 처분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될 경우 처분 효력을 임시 중단할 수 있는 ‘집행 정지’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앞서 2020년 방통위는 과거 MBN이 종합편성채널 승인을 위해 자본금 556억원을 불법 충당하고 이를 감추기 위해 분식 회계 등을 저지른 혐의로 6개월 동안 방송 시간 전체에 대해 업무 정지 결정을 내렸다. 방송법 제18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를 위반했다는 이유다. 방통위는 징계와 함께 협력사 피해를 줄이기 위해 6개월 동안 처분을 유예한다고 덧붙였다.
MBN은 이에 불복해 행정 소송을 진행했으나, 1심 재판부는 업무 정지 처분 근거 중 과반수 이상이 유효한 만큼 방통위 처분이 합당하다고 판단했다. MBN 측은 지난 7일 1심 판결에 불복하는 항소심을 제기해 현재 심리가 진행 중이다.
MBN에게 남은 시간은 길지 않다. MBN은 1심에서 ‘1심 판결 후 30일 동안 방통위가 내린 처분의 효력을 정지한다’는 효력 정지 결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초까지 처분은 집행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이후 3개월이 지나면 MBN에 대한 업무 정지 처분이 실현된다. 처분 유예기를 고려하면 내년 4월부터는 방송 등 업무 전반이 멈춰 선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가 MBN이 이번에 신청한 집행 정지를 인용할 경우, 2심 재판이 끝날 때까지 방통위 처분 효력이 멈춰 정상 방송이 가능하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